선인장 2003-09-20
아, 쾌청한 하늘....... 잡으러 오지 말라고 당부하셨지만, 그러기엔 Bird나무 세계의 끝이 너무 가깝네요. 원래도 많은 사람 오가는 풍성한 곳이었지만, 며칠 사이 더욱 붐비는 것 같아서 잔치 집 주인장 바라보는 심정으로 먼 발치에 서 있었는데, 토요일 오전은 너무 한가하거든요. (이런 날은 출근하지 말라고 하는 근사한 사장님 밑에서 일하고 싶어라^^) 그제 내렸던 비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좋은 날씨네요. 뜻밖의 이벤트가 생기는 좋은 주말되길 바래요...
P.S 지금부터 한 참 전, 겨우 몸 하나 누일 공간이 다인 제 방에서 동생과 나란히 누워 성석제의 <스승들>을 읽었어요. 책을 살 돈이 없었는지, 어쨌는지 제법 긴 분량의 중편 소설을 어디선가 다운 받아서 A4지로요. 제가 읽는 속도가 느려지면 동생이 옆에서 계속 재촉을 했지요. 한 장을 읽을 때마다 나와 동생은 번갈아가면서 방바닥을 굴러다녔는데,(사실 굴러다닐 수 있는 공간은 없었지만), 그러다 어느 순간 문득문득 코끝이 찡해오기도 했지요. 아, 기억 속의 그 날도 이렇게 청명했었는지 생각이 나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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