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 2003-09-19  

괴테와 베토벤?
1812년,
베토벤은 며칠간 테플리츠에 여행을 왔으며, 거기서 처음으로 괴테를 만났다.
그들은 함께 산책을 했다.
그들이 어느 오솔길을 따라 걷고 있을때,
갑자기 그들 앞에 가족과 궁정인을 대동한 황녀가 나타났다.
그 행렬을 보자 괴테는 베토벤의 이야기를 듣는것을 중단하고
걸음을 멈추었으며 모자를 벗어든 채 한쪽 옆으로 비켰다.
그러나 베토벤은 모자를 더욱 깊이 눌러쓰고서 눈썹을 앞으로
몇 센티미터나 더 튀어나오도록 잔뜩 찌푸린 채 발걸음을 늦추지 않고
귀족들쪽으로 곧장 걸어나갔다.
발걸음을 멈추고 그가 지나가도록 길을 비켜 주며 그에게 인사를 한 것은
바로 그들이었다.
뒤이어 베토벤이 몸을 돌려 세운 건 다만 괴테를 기다리기 위해서였다.
그때 그는 괴테에게 그의 굴욕적인 행동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말해주었다.
마치 코흘리개 어린이를 꾸짖듯이 그를 힐난했다는 것이다.

-밀란 쿤데라 "불멸"중에서-
 
 
습관 2003-09-19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실인지 아니면, 괴테를 힐난하기 위해 베티나가 꾸며낸 이야기인지
그 정확한 내용을 알 수 없는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괴테와 베토벤 사이에는 이런 에피소드가 있다고 하네요.

베티나는 이런 얘기를 유포시킴으로서,
불멸하는 괴테의 이미지에 깊은 흠을 하나 새겨 놨구요.
그 이유는 괴테의 불멸에 동참하고 싶어하는 베티나를 괴테가 받아들여주지 않았던데 있다고 쿤데라는 그렇게 해석하네요.
요즘 밀란 쿤데라의 '불멸'을 읽고 있는 중이거든요.
문득 님이 올리신 '괴테와 베토벤'에 관한 리뷰를 읽다가 생각나서 한 번 올려 보는 거예요.

_ 2003-09-20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베티나와 괴테의 아네 크리스티아네가 싸운뒤로 괴테가 베티나를 멀리 했고, 그 기간동안에 잠시 베티나도 반감을 품었다고 하지만 괴테 사후 베티나의 괴테 기념비 설립계획은 모든이의 존경심을 받았고 베티나 자신도 '괴테는 오로지 독일 민중 사이에서만 기념될 수 있다며' 괴테에 대한 마음을 저버리지 않은것 같더군요.

확실히 아는 내용이 아닌 순전히 괴테와 베토벤의 내용을 참고한 것이기에 사실의 여부는 잘 모르겠네요 ^^;;

밀란 쿤데라 좋아하시나요? 흑, 전 참을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 타격 먹고 쿤데라를 읽지 않고 있는데 흑흑..

습관 2003-09-20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그렇군요.
그건 베토벤의 편지에 쓰인 내용이었군요?
전 베티나가 유포시킨 에피소드인줄로 알고 있었어요.

어쨋건 '괴테와 베토벤'에 관한 책은 읽어보지 않았지만,
밀란 쿤데라 같은 경우에는
베티나의 행동들(괴테에게 접근하고, 베토벤과 친분을 나누고 등등....)이
불멸을 향한 욕망의 몸짓이라고 지칭하고 있어요.

그래서 기념비 건립에 관한 것도,
괴테를 적으로 삼다가
괴테 죽음이 목전에 다가오자..
그의 불멸의 한자락에 자신도 포함되기를 바라며,
화해의 제스춰를 한게 아닌가??하는 추론을 하더군요.

궁긍적인 진심 여부는 아마도 본인들이 판가름할 수 있는 거겠죠?

_ 2003-09-21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베토벤이 쓴 글인지는 모르겠어요. 베토벤 괴테 사후, 베티나가 공개한 편지중에 한개라고 하던데, 그 당시에 보낸 편지가 2개 있는데 한개는 베티나가 왕자에게, 한개는 베토벤이 그녀에게 보낸건데, 내용이 똑같데요 >_<; 해서 논란이 많은 부분중의 하난데 저도 거기 까지는 잘...;;

역시 습관님의 3권 책읽기에 절실동감 중이에요;;
근데 문제는 계획은 항상 '그래, 여기에 대해서 읽어보는거야'해놓고 행동은 또 아무책이나 집고 있죠..;;

전 참을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갓 책읽을 때, 책에 아직 흥미가 생기지 못할때 봐서, 참을수 없는 존재의 지루함의 충격이 있었답니다. >_<;;

_ 2003-09-20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위에 이야기는 거의 정설로 받아 드려지는 것 같더군요. 베티나가 편지를 개작, 수정을 하지 않았더라면 모르지만 하도 그녀의 뜻대로 개작이 되다 보니..
마지막에 그가 괴테에게 말해준 자신의 생각은
'저는 선생님(괴테)을 높이사고 존경하기 때문에 선생님을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선생님은 저 사람들을 지나치게 존경하시는군요.'
란 말이라고 하더군요.
이런 상황과 정황은 괴테가 그의 친구 첼터에게 보낸 편지에서 완곡히 언급되어 있어 아마 사실이라 받아들여 지나봐요.


습관 2003-09-20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권의 책읽기'라는 타이틀이 생각 나네요.
어떤 인터넷 사이트에 있었던 항목인데,
책을 읽을 경우는
한 주제에 관해 세 권 이상의 책을 읽어야 객관적으로 자신의 견해를
가질 수 있지 않겠느냐며,
한 주제에 관해 세권을 책을 추천하던 항목이었어요.

하긴 사람들의 견해는 가지각지니까요.

님의 글들을 보면서..
그 '괴테와 베토벤'이란 책과 밀란 쿤데라의 '불멸" 을 함께 읽어도 상당히 흥미로울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거기다 그것들과는 또 다른 견해를 가진 사람의 글을 읽는 것도 좋을텐데..
그 책은...???

습관 2003-09-20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밀란 쿤데라를 좋아하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근데, 영향은 많이 받은것 같죠??

한 몇년 쿤데라 책은 읽은 적이 없는데,
추석때 집에 갔다가 오래전에 읽은 적이 있는 불멸을 다시 읽기 시작한 거예요.

어쨋건 쿤데라의 책은 글이 잘 읽히거든요. 지루하거나 힘든 느낌없이.
이런걸 재밌다고 표현하나요??

어쨋건.
근데, 전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너무 오래전에 읽어서
내용이 생각이 전혀 안 나요??
그게 왜 님에가 타격을 줬을까요??
궁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