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 2003-09-19
괴테와 베토벤? 1812년, 베토벤은 며칠간 테플리츠에 여행을 왔으며, 거기서 처음으로 괴테를 만났다. 그들은 함께 산책을 했다. 그들이 어느 오솔길을 따라 걷고 있을때, 갑자기 그들 앞에 가족과 궁정인을 대동한 황녀가 나타났다. 그 행렬을 보자 괴테는 베토벤의 이야기를 듣는것을 중단하고 걸음을 멈추었으며 모자를 벗어든 채 한쪽 옆으로 비켰다. 그러나 베토벤은 모자를 더욱 깊이 눌러쓰고서 눈썹을 앞으로 몇 센티미터나 더 튀어나오도록 잔뜩 찌푸린 채 발걸음을 늦추지 않고 귀족들쪽으로 곧장 걸어나갔다. 발걸음을 멈추고 그가 지나가도록 길을 비켜 주며 그에게 인사를 한 것은 바로 그들이었다. 뒤이어 베토벤이 몸을 돌려 세운 건 다만 괴테를 기다리기 위해서였다. 그때 그는 괴테에게 그의 굴욕적인 행동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말해주었다. 마치 코흘리개 어린이를 꾸짖듯이 그를 힐난했다는 것이다.
-밀란 쿤데라 "불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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