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 2003-10-01
돌아오며 나에게 지껄인 소리의 알갱이들...주섬주섬 일주일 중 며칠은 밤에 과외를 합니다... 그런데 저의 실력이 예전만 못하다는데에서 너무나 큰 안타까움이 느껴지는군요.. 그래도 나름대로 학생때는 시험기간에 몇몇 아이들 풀이도 도와주고 그 풀이를 잘 알아들어주곤 하면 기쁘고 했는데..
요즘은 그때의 설명력의 80%라도 발휘가 되었음 정말 좋겠다는 생각에 정말 윗속 깊은 곳에서 치밀어 오르는 안타까움을 금할길이 없네요.. (지금 먹은게 소화가 안되는 갑갑한 체증상황입니다.ㅜ_ㅠ)
물론, 100% 다 발휘되어도 허접스런 실력이지만, 그나마 그 허접스런 실력에 자기만족은 가졌었는데 요즘은 과외를 마치고 나면 과연 내가 잘했는가란 질문을 끊임없이 되새김질 하느라 착잡하기 그지없네요.
이번에 가르치는 애는 나름대로 진짜 잘 가르쳐 주었음 좋겠는데.. 저로 인해 웃는 모습이 되었음 좋겠는데.. 안타까워요.
가끔씩 얘(이 애의 준말이래요;;)가 한숨을 쉬면, 물론 자기가 문제 풀다가 틀려 한숨쉬는거지만 정말 가식은 저 멀리 차버리고 저의 가슴 깊은 곳에서 몇번의 큰 한숨이 뭉개져 올라옵니다. 안타까움에 가슴이 무너진다는 표현을 이럴때 써도 욕먹지는 않을까요... 왜, 왜 좀더 제대로 명확히 머리에 박히게 전달해 줄수 없을까..
남이 어떻게 느끼건 오늘 수업은 마음속으로는 최악이였습니다. 노파심에 오늘 수업 뭐 한건지 모르겠지라고 질문도 던져 보았죠..
과외를 마치고 돌아오는길, 쌀쌀한게 꼭 저의 마음과도 같군요. 이 애만큼은 적어도 저로인해 자신을 가질수 있는.. 그런 계기의 발판으로 제가 사용되었으면 하는데... 너무 큰 바람일까요..
이런게 가르치는 분들의 마음의 1% 공감일까요.. 이런게 남이 잘 되길 기원해 보는 마음의 1% 진심일까요.. 이런게 실력없는 사람의 큰 바람 속 비애일까요...
ps. 사실 요즘 이 생각때문에 착잡할때도 많고 괴로울때도 많아요.. '혼자라도 이 세상만큼은 행복하며 살수 있을 만한 곳이다' 라고 저의 마음속에서 부유하며 저를 위로하던 글이 요즘은 이 괴로움의 침묵속에 푹 파묻혀 버리는 군요.
ps in ps. 기분전환겸 냉장고 속에 은거하던 로얄 에프인가 뭔가하는 놈과 물아일체를 이루었는데, 뒷 맛에서 오래된 책에서 나는 텁텁한 매캐한 맛이 나군요....다다익광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