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연의 - 상 - 강은 흐를수록 깊어진다
정인생 지음, 장순용 옮김 / 들녘 / 2000년 12월
평점 :
절판


공자. 동양 사람이라면 아마 이 공자란 사람을 모르는 이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막상 `공자가 누구요?`하고 질문을 던지면 또한 당황하지 않을 이가 거의 없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처럼 공자란 분은 널리 알려져 있고 세상에 많은 가르침을 설파한 분이지만 미처 그를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찾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바로 공자에 대해 알기란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공자에 관련된 서적은 많지만 과연 그것을 정독하며 공자를 알아가리라 다짐하는 사람은 찾기 힘들 것이다. 그만큼 힘들고 엄청난 노력을 요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나 역시 '형. 공자가 누구야?' `음. 공자. 훌륭한 분이지. 암.암.` 이정도로써 공자에 대한 인식의 테잎을 끊을려고 하는 부류였는데 문득 `공자연의`라는 책을 보게 되었다.

산뜻한 표지 디자인부터 나의 눈길을 끌게 되었다. (아무리 책의 내용이 뛰어나야 한다지만 디자인에 눈길이 먼저 가는것은 역시 어쩔수 없나 보다) 그리고 뒤이어 나타나는 매력적인 제목. `공자연의`. 연의라고는 삼국지연의밖에는 모르지만 그 하나 밖에 모르는 삼국지연의를 너무나 열열히 사모하는 입장으로써는 또 다른 연의가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커다란 설레임이다. 더군다고 `멀리할 수는 없고 가까이 하기에는 힘든 그대` 공자에 대해 연의형식으로 했다니 이 어찌 반가운 일이 아니겠는가?

요즘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란 말이 공공연히 있어왔다.공자사상의 고리타분함과 부패적현실유착성 등등 공자사상은 이제 없어져야할, 뿌리뽑아야 할 사상으로 치부되어 왔다. 아니, 그렇게 왔다기 보다는 그렇게 보려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는 말이 옳겠다.

물론 공자사상이 현실과 너무나 큰 괴리를 보이며 그 융퉁성없는 모습을 나타내곤 한다. 책에도 있듯 공자 역시 그 당시 큰 융퉁성없이 너무 원칙중시를 한 모습이 보인다. 가령, 문지기가 공자에게 대피할 곳을 가르쳐 주자 그 급박한 상황에서도 `군자는 문으로만 통해 가오.`하는 자칫 멍청해 보이는 태도뿐 아니라 자상백자가 일부러 의관을 갖추지 않고 공자를 접해 공자의 원칙중시성을 풍자하려고 한데에 있어 공자의 옹고집 또한 볼 수 있다. 이런 태도는 바쁘게 팽팽 돌아가는 현실의 팽이속에서는 도저히 접할 수 없다. 그 뻣뻣함은 되려 팽이를 멈추게 할 뿐이다.

하지만 이것은 소탐대실이라 명명하고 싶다. 흔히 서양에서는 동양을 동방예의지국이라며 그 공자사상의 고매함에 경의를 표하고 있다. 그래서 서양에서 굳이 동양의 그 우수한 사상을 배워 기업에 적용하며 온갖 노력에 힘을 쏟고 있는 실정이다. 다만 국내에서는 오히려 이제 그것을 멸하려 하며 서양의 합리적 사고만을 받아들이려 하고 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모든것은 그 밑바탕이 중요한 법이다. 서양의 밑바탕은 개인주의, 합리주의지만 동양의 바탕은 어디까지나 삼강오륜 등등을 위시한 유학이었다. 이제 그 바탕을, 자기 근본을 뿌리째 버리고 새로운 것만 추구하다보면 반드시 어느때에는 구토가 나게 마련이다. 그때서 다시 근본을 찾자고 또 소리칠 것인가?

새삼 온고지신을 들먹일 필요는 없을 것이다. 비록 공자사상을 버린다 할 지라도 먼저 자기자신을 알 필요는 있을 것이다. 자기사상의 근본을 이루고 있는 그 뿌리정도는 알아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 어렵디 어려운 작업. 조금 쉽게나마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 `공자연의`일 것이다.현재 중국에서 공자를 강의할때 기초자료로 이 공자연의를 사용한다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 이지만 공자의 깊은 사상을 열거한 책이 아닌 그의 태어난 배경, 행동, 주변 상황등을 알 수 있게 해 주는데 있어서 이 책을 입문서로 꼽는데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다만, 공자의 사상을 직접적으로 풀이하고 있지않고 간접적인 행동, 말, 상황등으로 제시하는 만큼 깊이 알기에는 큰 어려움이 많은 책이다. 고로 입문서가 가장 적당하리라 싶다.

지금 현 자신을 이루고 있는 그 사상의 바탕, 그 끝뿌리를 알고자 노력하는 모든분들께 그 출발점을 여기 이 <공자연의>부터라고 권해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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