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시골의사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
프란츠 카프카 지음, 전영애 옮김 / 민음사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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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관: 어서오십시요. 자. 거기 앉으시고. 음. 면접주제는 들으셨죠? 프란츠 카프카의 소설중 다시금 반추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는 작품을 하나 선정하시면 저희가 물음을 던지는 것으로 유인물에 나갔으리라 믿습니다. 그렇죠? 네. 그럼 시작해 볼까요? 작품은 <변신>으로 하셨군요. 일단 거기서 얻은 큰 테두리부터 들어 볼까요?

수험생: 네. 변신을 보고있자면 역시나 우리의 현사회. 자본주의 사회를 떠올리 수 밖에 없습니다. 칸트는 `인간을 수단으로 대하지 말고 목적으로써 대하라`라고 목청껏 주장했지만 현 시대는 인간을 수단으로 밖에는 보질 않죠. 여기서 이 변신의 의미가 있습니다. 자본주의의 톱니바퀴에 잘 맞물려 돌아가던 한 인간이 그 톱니바퀴에서 일탈을 해버렸을때의 사회의 반응. 그리고 그 일탈된 개인이 겪어야 하는 심리적 갈등감. 이런 내적 심리와 외적 상황을 그리며 현 시대의 메마르고 수단론적 가치관에 일침을 가했다고 봅니다.

면접관: 잘들었습니다. 자본주의 사회로써의 일탈이라.. 구체적 예하나 들어도 될까요?

수험생: 우리나라에 그 예로써 좋은것이 있죠. 바로 IMF입니다. 비록 그 IMF사태가 오기까지의 책임과 사태를 떠나서 그 위기에 당면한 개인들을 봄으로써 카프카의 `변신`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합니다. IMF이후 엄청난 구조조정과 그로 인한 실직들. 그런 실직들이 의미하는것은 가정에서의 가장의 권위 실추와 더불어 더이상의 수단적 존재의미가 사라지게 되는것이죠.

그 예로, 실직가장에 대한 불신으로 엄청나게 많은 우리시대의 가장들이 부인에게 이혼을 당한것으로 드러 났다고 봅니다. 비록 다른 개인적 부부간의 문제가 있기도 하겠지만, 잠깐의 위기속에 자기 반려자의 능력상실에 이른바 퇴짜를 놓는다는 것은 그 동안 남편을 돈을 벌어오는 수단으로써의 가치밖에 주지 않았다고 볼수 있지 않을까요? 물론 논리적 비약이 있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면접관: 좋습니다. 비록 큰 사회로의 예는 아니지만, 가족도 일종의 소규모의 사회라고 보는 입장에 서면, 적절한 예라고 보여지는군요. 자, 그리고 여기 `변신`에서는 주인공이 결국 가족과의 갈등에 내면적 용서, 화해를 하며 쓸쓸히 죽어가는 것으로 그려집니다. 그럼 현 상황에 직면한 현대인에게는 어떤 해결책, 방도를 제시해야 할까요?

수험생: 유동적 자세, 유동적 가치관, 유동적 능력을 지닐 수 밖에 없습니다. 이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맞물리는 톱니바퀴속에 한 개개인이 일탈을 해 버린다면, 결국 사회는 혼란에 빠지게 될것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바로 변신을 꾀하되 유동적으로 하는것입니다. 나의 이 톱니바퀴에 변화를 가하여 기존에 물리고 있던 어떤존재와는 다른 톱니바퀴와의 접촉을 시도하는 것입니다. 유동적 변신이죠.

비록 인간을 수단으로 보는 사회 또한 이런 인간을 원함에 따라, 체제 순응적 인물이 아니냐고 할 수 있지만, 사회가 이제 그런 인물을 요하고 있다는 것은 이 자본주의 사회 또한 위기의식으로 변화를 꾀하기 위해서라고 해석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바로 그 변화로써 `몰락으로의 변화`가 아닌 `지향으로의 변화`를 이루어야 할 것입니다.

면접관: 네, 수고하셨습니다.

수험생: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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