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도엔 인어공주가 산다.

부모가 성장의 잣대인 경우도 있다. 반면 부모처럼 되길 결코 원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나영은 엄마의 억척스러움과 답답한 아버지의 부부생활에 염증을 느낀다. 부모가 정말 사랑해서 결혼했던 것인지 왜 그렇게 살아갈 수 밖에 없는지......

모두에게 첫사랑의 기억은 달콤하다. 단지 세월에 밀려, 현실에 휩쓸려 잊혀졌을 뿐이다. 그 감정을 그대로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은 그 시대로 돌아가는 것 뿐이다. 감독은 그런 연유로 환타지라는 장르를 끌어들였다. 백투더퓨처~! 사진첩 한 권을 펼쳐봤다고나 할까? 그 속에서 상상의 나래를 펼친 그런 기분이다. 사진은 나쁜 기억보다 좋은 기억만을 남겨놓는다. 습관적으로 침을 뱉고 욕지거리를 하는 어머니도 사진 속에서는 순박한 모습의 시골처녀였다. 그런 어머니의 기억속에 사진 속 남편의 모습이 웃고 있었던지, 왜 웃었던지를 오직 어머니만이 알 수 있을 뿐이다.

'접속' 이후 그다지 전도연 표 영화를 개인적으로 선호하지 않는다. '해피 엔드'에서 최민식의 연기에 매료되었고,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에선 설경구라는 배우를 찾았을 뿐이다. 이 영화 속에선 '내 마음의 풍금'이 다소 연상되었다. 전도연의 비슷한 연기와 느낌이 그대로 전해졌다. 청룡영화제 후보작 시사회로 초대되어 봤을 뿐이다. 의외로 기분좋게 이 영화를 재밌게 봤던 것은 장소 탓이었던 것 같다.

시사회 장소는 새로 문을 연 용산CGV의 골드클래스였다. '파리의 연인'에서 박신양과 김정은이 영화를 봤던 그 곳도 상암동의 CGV 골드클래스였다. 관람 전에 라운지에서 대기하고 있으면 안내원이 지정된 좌석으로 안내해 준다. 좌석도 푹신할 뿐만 아니라 다른 관람객과의 간격도 무척 넓은 편이다. 이런 장소인데다 이미 개봉된 영화였고 평일 정오시간이라 극장 안에 겨우 나를 포함해 3명 뿐이었다. 극장안에 혼자였다는 기분이었다. 집안에 그런 홈시어터를 두고 있다면 하루종일 영화만 보고 있었을게다.

우도에 인어공주가 없을지라도 우도에 다시 한 번 가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