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S. Bach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을 연주한 첼리스트

 

J.S.BACH, The 6 Cello Suites
Label: MonoPoly GI-2000
Release Date : 01 / 1999
ADD / Mono

 

 

 

 

 

다소 묵직해 보이고 연주하는 폼도 다리 사이에 끼워서 불편한 자세에서 연주해야 하는 이 악기는 다소 둔탁한 저음 탓에 다른 종류의 악기의 도움이나 오케스트라의 한 구성이 아니고서는 편성될 수 없는 듯 보인다. 실제로 18세기 이전까지는 별로 주목받지 못한 악기였다. 

 

바하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은 그런 시절에 첼로의 역할을 돋보이게 한 곡이었다. 이 곡과 함께 연상되는 인물이 바로 첼로의 대가로 알려진 파블로 카잘스다. 음반 쟈켓에 자욱한 담배 연기와 벗겨진 머리를 한 중년의 노인이 첼로를 안고 있는 모습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카잘스는 파리의 헌책방에서 우연히 바하의 무반주첼로 모음곡을 발견하고 평생 이 곡과 함께 해 왔다고 한다. 이후에도 수 많은 첼로 연주가들이 바하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을 연주했지만 카잘스 만큼 이 곡을 잘 이해하고 연주한 인물도 없는 듯 하다. 실제로 CD가 보편화 되기 이전 파블로 카잘스의 LP는 시중에서 구하기 힘든 명판이었다. 나도 실제 어느 조그만 레코드점에서 소장하고 있는 LP만을 구경했을 뿐이다. 그 당시 쉽게 구할 수 있었던 LP는 요요마가 연주한 3장의 LP였다. 나 역시 이 LP를 2장을 구매해서 들었지만 늘 파블로 카잘스의 LP를 흠모했었다. 그러다 97년 쯤인가? 모 레코드사에서 파블로 카잘스의 복원CD를 시중에 저렴한 가격에 내놓았고 나도 그 CD를 살 수 있었다.

 

첼리스트의 대가 카잘스가 인정한 로스트로포비치도 바하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을 10대에 모두 연주한바 있다. 그는 카잘스를 이은 가장 재능있는 첼리스트였으며, 카잘스 만큼이나 바하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에 대한 애착이 있었던 것 같다. 요요마가 82년 20대의 젊은 나이에 과감하게 무반주 첼로 모음곡을 연주해 발표했던 것과 달리 로스트로포비치는 90년에 들어서 전 곡을 녹음했다. 그는 바하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에 대해 이렇게 해석했다. "제1번은 가볍다. 제2번은 슬픔과 열정이다. 제3번은 빛난다. 제4번은 위엄과 애매함이다. 제5번은 어두움. 제6번은 햇빛이다." 그의 이러한 해석은 카잘스와 그 맥을 같이 하지만 훨씬 개방적이고 자유롭다. 물론 요요마의 연주는 이 두사람의 연주보다 훨씬 템포가 있어 다소 경박하게 까지 들린다. 하지만 젊은 연주자의 경쾌함은 바하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과 첼로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을 깨뜨리기에 충분하다. 이외에도 유명한 첼리스트는 많이 있다. 그들 대부분이 바하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을 연주했지만 아마 위 세 사람의 음반이 시중에서 가장 찾기 쉬울 것이다.

 

바하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은 슬플 때, 외로울 때 그리고 비가 부슬부슬 내리며 창가를 두드릴 때 방안의 불을 끄고 들으면 깊은 무아지경에 빠질 수 있는 연주 음악이다. 아마도 에반겔리온의 주인공 신지가 이 음악을 연주했던 것도 그의 심리적 갈등을 표현하기에 가장 적절했기 때문에 선택된 것이 아니었을까?

 

 

* 첼로에 대한 궁금한 것은? http://www.mycello.net

* 파블로 카잘스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http://happychron.com/casals/index.s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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