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사수궐기대회-흥행하고 싶냐?

영화에는 흥행하는 공식이 있다. 그러나 공식에 충실했다고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요즘 텔레비전에서 하는 영화소개 프로그램은 영화를 성공하기 위한 것인가? 아니면 말아먹기 위한 것인가? 소위 예고편만 봐도 충분한 영화가 많은 탓에 고깟 결말의 반전을 보기 위해 극장에 돈 내러 가야 하는 불상사가 많은 것 같다. 예고편이 전부라면 아예 보여주질 말아야지.

'첫사랑'은 그동안 적당한 코믹연기로 성공한 차태현, 유동근을 전면에 내세우고 청순가련형의 이쁜 여주인공 손예진을 내세웠다. 게다가 영화 '친구' 이후에 유행처럼 되어 버린 사투리를 구수하게 덮어씌운 것도 좀 그렇다. 전반부에는 전형적인 코믹물을 공식에 따라 진행되다가 갑자기 감독이 바뀐 양 멜로물로 획~하고 방향전향을 한다. 바로 그 부분이 예고편이 끝나는 부분이다. 아쉽게도 그 이후 부터는 보는 이들에겐 너무나 지겹고 힘겹다. 게다가 경상도 사투리의 그 수다스러움은 오히려 부산스러운 느낌까지 안겨준다. 처량하고 애틋한 감정보다 소란스럽고 과장스럽다. 아니라고 얘기할 부산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솔직히 부산 사람들의 감정 표현은 원래 좀 그렇다. 사실이라도 영화와는 너무 안 울린다는게 문제다. 전반부에 가장 잘 어울렸던 그 사투리가 후반부에 그토록 큰 장애가 될 줄이야……

좋은 영화다. 꼭 보려가라고 얘기하지는 않겠다. 더욱이 한국영화다 보러갑시다 라고도 말하지 않겠다. 그러나 첫사랑의 아련한 기억을 위해 보러가지는 말지어다.

덧붙여………부산이라고 열심히 봤는데 영도다리, 자갈치, 광안대교, 경남여고는 알겠던데 손예진이 사는 집으로 가는 길은 어딘지 모르겠다. 태종대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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