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거 게임 헝거 게임 시리즈 1
수잔 콜린스 지음, 이원열 옮김 / 북폴리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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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재밌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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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18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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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누군지 몰라도 상관없다. 일본 독자들에게 어떤 평을 받았는지도 상관없다. 그 ‘상’을 받았다면, 나는 무조건 보고, 무조건 만족할 것을 확신한다. 일본의 서점대상을, 나는 그렇게 믿고 있다. 

그동안 서점대상의 수상작들을 보면, 의심할 필요가 없다.
‘고백’을 읽기로 한 건, 그 때문이다. 나는 책을 펼쳤고, 계속 읽었다.
하루만에 다 읽었는데, 읽고 난 후의 내 기분은 만족감, 그 자체였다.

이 책은 미스터리 형식이다. “내 딸을 죽인 사람은 바로 우리 반에 있습니다”라는 여선생의 고백을 시작으로 몇몇 인물들이 돌아가면서 그 사건에 대한 고백을 하고 있는데 그것들은 서로 맞물리면서 반전에 반전을 거듭 낳아낸다.

 소설은 재밌고, 또한 상식의 선을 넘어선다. 기발하면서도 대단히 흥미진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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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이 눕는다 - 김사과 장편소설
김사과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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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속의 ‘그녀’는 아파하고 있다. 세상은 그녀에게 참 많은 것을 바라고 있었지만, 그녀는 그것을 따를 수 없었고, 그래서 아팠다. 마치 이 세상의 많은 사람들처럼 말이다.

그녀가 대학에 들어와서 한 일이라고는 소설을 쓴 것뿐.
하지만 소설은 세상을 변화시키지 못한다. 그것일 뿐.

그녀는 걷는다. 걷는다는 것은 그녀에게 가장 중요한 일이며 또한 유일하게 열중하는 것이기도 했다. 그녀는 걸으면서 ‘풀’을 만난다. 풀은 화가이며, 멋진 남자였고, 또한 예술가였다. ‘그녀’처럼 예술을 사랑하는 그런 사람이었다.

그녀와 풀의 사랑은 그렇게 시작됐다. 또한 젊은 예술가들의 이야기도, 격렬한 사랑 이야기도, 세상에 대한 강렬한 외침도 여기에서 시작됐다. 나는 그것에 왜 이리 빠져들었던 걸까. 나는 계속 읽었고 감탄했고 인정했다. 젊은 예술가의 내면을 마주했던 것 같은 이 시간에, 많은 생각을 하게 했던 이 만남에, 내 가슴은 충만했다.

바람이 불면 날아갈 것처럼 아슬아슬하지만,
그만큼 사랑스럽기도 한 소설…
좋은 친구를 만난 이 느낌이 나는 그저 고마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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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를 생각한다 - 도시 걷기의 인문학 정수복의 파리 연작 1
정수복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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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여행책을 보면서 싫증을 내고 있던 중이었다. 여행책들이 그린 풍경은 너무나 천편일률적이었고 또한 두루뭉술했다. 그곳에 가면 무슨 깨달음을 얻을 것처럼 말하는 그 모습도, 나는 싫었다. 그래서 유럽을 다녀와서 쓴 여행책이라면 아예 치를 떨었다. 그럼에도 유럽의 여행책을 기웃거리는 건 무슨 심리일까. 언젠가 그곳에 갈 순간을 그려보기 위한 것일까? 어느새 나는 다시 유럽의 여행책들을 검색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만난 책이 이 책이다. '파리'를 이야기하지만, 보통의 여행책과는 거리가 먼, 달라도 아주 다른, 정수복의 「파리를 생각한다」가 내 손에 들어왔다.

「파리를 생각한다」를 택한 것은 정수복이 파리에서 약 14년을 살았고, 또한 그가 의식 있는 인문학자라는 점이었다. 이것이 왜 중요한가 하면 요즘에는 연예인이나 글 좀 쓴다는 사람들이 잠깐 다녀와서 정체불명의 여행책을 써내곤 하기에, 그래서 많은 실망을 주기 때문이다. 그곳에 '거주자'처럼 지낸 사람의 진지한 글이 보고 싶었던 것이고 그런 면에서 정수복의 글은 내 입맛을 돋우고 있었다. 나는 황급하게 책을 펼쳤다. 내 예감이 적중했다는 걸 깨닫는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정수복의 글은 내 정신을 만족시키고 있었다.

「파리를 생각한다」는 달랐다. 파리를 말하지만, 여행책들이 말하는 그런 파리의 풍경이 아니라, 파리의 주변부까지 샅샅이 언급하기 있었다. 주목할 것은 언급하는 방법론적이었다. 정수복이 말하는 방법은 '걷기'다. 이 책은 파리를 걸으면서 파리를 살펴보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왜 그래야 하는가. 파리를 만드는 역사와 철학, 문학과 예술, 삶의 환희와 비애가 길에 있기 때문이다. 그 중요한 것들은 걷지 않으면 볼 수 없고 걷지 않으면 느낄 수 없다는 것이 정수복이 말이다. 그래서 정수복은 자신이 직접 걸으면서 보고 듣고 생각한 것들을 말하며 그 중요성을 두 번 세 번 강조하고 있다.

그러한 강조로 인해 「파리를 생각한다」는 인문학적인 책이 된다. '플라느리', 즉 "서두르지 않고 순간순간 눈앞에 나타나는 풍경과 구경거리들에 정신을 팔며 걷는 행위"를 알려주는 정수복의 글은, 플라느리를 만끽하는 산보객 '플라뇌르'가 되라고 말하는 순간부터 인간의 바라봐야 할 지점을 알려주는데 그 모습은 천상 인문학을 닮았다. 물론 그것이 나쁜 건 아니다. 반감은 전혀 없다. 오히려 새로운 세계를, 새롭게, 즐겁게 바라보는 기회가 된다. 그래서 「파리를 생각한다」는 요즘의 여행책과 다르게, 만족감을 준다. 상상만 해도 짜릿하게 만드는, 정신적인 영역까지 충만하게 만드는 그런 힘을 발휘한 것이다.

누가 이 책을 봐야 할까? 당장 파리를 여행가는 사람도 좋고 나처럼 언젠가 파리에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도 좋다. 파리가 아니더라도 좋다. 해외의 어느 도시에 갈 사람이라도 마찬가지다. 이 책은 궁극적으로, '여행의 기술'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그 기술적인 측면을 보건데 알랭 드 보통의 것보다 더 유용하니 누구라도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읽자. 어디어디가 멋지다는 정보를 찾는 것보다, 명소를 빠르게 돌아보는 최단거리를 알아보는 것보다, 여행을 풍요롭게 만드는데 더 큰 도움이 되니 읽자. 여행을 간다면, 부디 「파리를 생각한다」를 필독서로 삼아주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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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 태양의 요리사 - 박찬일의 이딸리아 맛보기
박찬일 지음 / 창비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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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 기자로 일하다가 요리사가 된 남자 박찬일. 「지중해 태양의 요리사」는 그가 이탈리아의 시골 시칠리아에서 요리 배우던 유학시절을 담아낸 에세이다. 이탈리아에서 요리를 배운 것인 만큼 내용이 뭔가 좀 세련됐을 것 같았는데, 아뿔싸! 커피 한잔 마시며 책을 보다가 커피를 뿜어냈다. 너무 웃긴다. 해외에서 좌충우돌하는 그의 모습은 세련과는 거리가 먼, 콩국수처럼 시원하고 된장국처럼 진한 맛이 있는데, 한편으로는 코믹 그 자체였다.

에세이가 재밌는 건, 그가 일부러 그렇게 써서 그런 건 아니다. 사실 일부러 그렇게 쓰면 웃긴 것도 안 웃기다. 「지중해 태양의 요리사」가 웃긴 건 왜일까. 문화 차이에서 비롯된 사고들이나 최고의 요리사를 꿈꾸는 남자들의 이야기가 흥미롭기 때문이다. 문화 차이야 그렇다 하더라도 요리사를 꿈꾸는 남자들의 이야기가 뭐 그리 재미있겠냐, 싶겠지만, 재밌다. “내 요리가 맘에 안 들면 오지 말란 말이야. 집에 가서 네 마누라가 만들어주는 미트볼 스빠게띠나 먹으라고!”라고 외칠 만큼 엄청난 자부심을 지녔으면서도 옆의 사람 요리 방해하는 그런 모습들까지 연출하고 있으니 웃길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지중해 태양의 요리사」가 웃기기만 한 건 아니다. 인간적인 ‘정’이 가득 담겼다. 고된 유학 생활하는 박찬일 달래주는 그곳 사람들의 이야기는 가슴을 훈훈하게 채워준다. 기분이 좋기도 하고 행복하게 해주는 그런 것이다.

또한 음식을 통해 ‘나’와 ‘너’의 차이를 바로 보게 해주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 책이 간접경험을 하게 해준다고 하는데 「지중해 태양의 요리사」는 그것을 거의 완벽에 가깝게 느끼게 해준다. 덕분에 가보지 않았음에도, 이탈리아 시칠리아의 어느 레스트랑의 풍경이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보이는 것 같다. 거친 요리사들이 있는, 바쁘게 밥을 먹는, 그러면서도 행복해하는 손님들이 있는 그곳. 음식 냄새가 폴폴 풍겨 나오고 있겠지. 상상만 해도, 즐겁다. 이 책이 또 다시, 내 얼굴에 빙그레 미소를 만들어준다.

몸과 마음을 즐겁게 해주는 「지중해 태양의 요리사」, 정말 괜찮은 에세이라고 말하는데 고민하는 시간이 2초도 걸리지 않는다. 이 책, 정말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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