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이 눕는다 - 김사과 장편소설
김사과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소설 속의 ‘그녀’는 아파하고 있다. 세상은 그녀에게 참 많은 것을 바라고 있었지만, 그녀는 그것을 따를 수 없었고, 그래서 아팠다. 마치 이 세상의 많은 사람들처럼 말이다.

그녀가 대학에 들어와서 한 일이라고는 소설을 쓴 것뿐.
하지만 소설은 세상을 변화시키지 못한다. 그것일 뿐.

그녀는 걷는다. 걷는다는 것은 그녀에게 가장 중요한 일이며 또한 유일하게 열중하는 것이기도 했다. 그녀는 걸으면서 ‘풀’을 만난다. 풀은 화가이며, 멋진 남자였고, 또한 예술가였다. ‘그녀’처럼 예술을 사랑하는 그런 사람이었다.

그녀와 풀의 사랑은 그렇게 시작됐다. 또한 젊은 예술가들의 이야기도, 격렬한 사랑 이야기도, 세상에 대한 강렬한 외침도 여기에서 시작됐다. 나는 그것에 왜 이리 빠져들었던 걸까. 나는 계속 읽었고 감탄했고 인정했다. 젊은 예술가의 내면을 마주했던 것 같은 이 시간에, 많은 생각을 하게 했던 이 만남에, 내 가슴은 충만했다.

바람이 불면 날아갈 것처럼 아슬아슬하지만,
그만큼 사랑스럽기도 한 소설…
좋은 친구를 만난 이 느낌이 나는 그저 고마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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