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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 관한 짧은 이야기
토미 바이어 지음, 박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가끔씩 어떤 문자를 받고 나면 기분이 좋아진다. 그때 드는 생각이 있는데, 그것은 행복이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구나, 이렇게 가까이 있구나,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그 사실을 정말 잘 까먹는다. 아무리 망각의 동물이라고 하지만, 그렇다.
‘행복에 관한 짧은 이야기’는 그렇게 망각한 나에게 중요한 것을 다시 일깨워준 소설이다. 소설의 끝에서 나는 생각했다. 이 소설은 바탕사탕을 먹은 것처럼 상큼하기도 하고 초콜릿처럼 달콤하기도 한데, 어쨌거나 이런 것들은 내 몸에, 아니 내 정신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주인공이 로또에 당첨된다. 무지 기쁜 그 상황에서 주인공은 아내에게 그 사실을 알리려고 하는데 아내는 화가 나서 사라졌다. 중요한 약속을 어겼기 때문이다. 참으로 설상가상인 것은 그 와중에 주인공이 아내의 ‘바람’을 알아버렸다는 것이다. 주인공은 이제 어찌해야 하는 걸까? 돈이 많아졌지만, 그 기쁨을 나눌 곳이 없다. 돈이 많으면 된다는, 무작정 상상했던 그런 기쁨은 만져보지도 못하고 초라할 뿐이다.
‘행복에 관한 짧은 이야기’가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그래서 이 소설은 짧은 이야기임에도 그 감동이 야릇하면서도 파릇파릇하게 자라나 내 가슴을 휘젓고 있다. 문득 나는 생각한다. 행복이란 이런 것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