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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 꽃잎보다 붉던
박범신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10월
평점 :
품절
당신, 이라는 이름은 어째 이리도 아픈 것일까.
그리고 왜 이렇게 가슴을 애태우는 것일까.
박범신의 ‘당신’은 평생에 걸쳐 한 여자를 사랑한 남자의 이야기다. 그 남자를 여자는 얼마나 외면했던가. 그럼에도 남자는 여자의 주변을 맴돌고 그녀를 돕고 또한 보호한다. 그녀가 다른 남자를 사랑하는 순간에도 말이다.
남자는 치매에 걸렸다. 여자는 그때서야 남자의 진심을 깨닫게 된다. 그때, 눈물이 났다. 가슴이 왈칵 하는 이 감정은 무엇일까.
"당신 가슴속을 좀 들여다보구려. 평생에 걸쳐, 거기, 당신 가슴속에 내가 집 하나를 지었소. 고대광실로다가. 죽은 다음에도 들어가 살 집. 당신 가슴속인데 당신 허락을 받지 않고 몰래 지어서 미안해요. 미웠던 적은 있었지만, 당신과 헤어지고 싶었던 순간은 한 번도 없었소. 그런 점에서 나는 성공한 사람이에요. 그리고 참, 아무것도 후회하진 말아요. 후회하면 당신 가슴속에 지은 내 집이 무거워질 거요. 아이고, 그 집이 무거워지면 당신, 무슨 수로 걷고 춤출 수 있겠소. 당신은 춤출 때가 가장 아름다운데."
밤에 읽었다. 가슴이 먹먹했다.
좋은 소설이다. 이 소설에 완전히 마음을 뺐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