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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 공주와 기사 올리버 ㅣ 사계절 1318 문고 58
김수경 지음 / 사계절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망고 공주와 기사 올리버 」는 대단히 낯선 소설이었다. 이야기하는 규모, 이른바 스케일이 남달랐다. 이곳이 아니라 저 먼 곳을 아우르는 소설이기 때문이다. 배경만 하더라도 남아프리카공화국이다. 소설을 이끄는 내용들도 청소년의 고민을 넘어 인종 문제까지 다루고 있다. 소설의 첫 장면을 읽을 때, 쉽게 만나기 어려운 책이라는 걸 예감하는 건 당연한 일인지도 몰랐다.
「망고 공주와 기사 올리버 」는 서로 다른 피부색을 지닌 세 명이 이끌어가고 있다. 첫 번째 인물은 올리버다. 백인 소년인 올리버는 어린 시절에 다쳤다. 흑인들 때문에 다쳐서 정신지체 현상이 있다. 그렇기에 할머니에게 들은 거인 이야기 등을 그대로 믿는다. 그래서 올리버는 자신이 기사라고 믿는다. 거인에게 붙잡힌 공주를 구해야 하는 기사라고 믿는데, 어느 날 공주가 거인이 있다는 교회 지하실로 가는 걸 목격한다. 올리버는 무서웠지만, 기사답게 공주를 구하러 지하실로 간다. 그래서 수현을 만난다.
소설을 이끌어가는 두 번째 인물인 수현은 어머니가 죽자 아버지와 함께 산다. 아버지는 매정한 사람이었다. 어머니가 죽을 때도 옆에 없던 아버지는 수현을 키워줄 뿐, 별다른 애정을 보여주지 않았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아는 사람 없이 살던 수현은 교회 지하실로 간다. 그곳에 있으면 다른 사람 눈치 안보고 혼자 있을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 그런데 그곳에 올리버가 온다. 올리버는 동양인인 수현을 망고 공주라고 부르기 시작한다.
소설을 이끌어가는 마지막 인물은 타보다. 예전에 인종차별 폐지를 주장하던 흑인 운동가였지만 이제는 고주망태 노숙자인 타보는 편안히 쉬려고 교회 지하실에 온다. 그리고 올리버와 수현을 만난다. 어색한 만남이었고 그 후에도 그들의 관계는 어색했지만 몇 가지 시련을 겪으면서 친해지게 된다. 그냥 친해지는 정도가 아니라 나중에는 모험을 함께하기까지 한다. 자신들의 문제에 도전하는 모험이다. 혼자서는 할 수 없지만, 친구와 함께하는 할 수 있는 모험인데 그들이 결국 그것을 해낸다. 국경과 인종 그리고 나이를 초월한 우정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망고 공주와 기사 올리버 」가 다루는 내용은 어려운 것이다. 하지만 글이 쉽기도 하고 그들의 우정과 모험담이 흥미로워서 그런지 소설은 하나도 어렵지 않았다. 오히려 새로운 느낌의 소설을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 읽고 나서 잔잔한 웃음이 나온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인 것 같다.
소설의 모든 것이 마음에 든 건 아니다. 반복되는 문장이나 다소 억지스러운 전개 등이 아쉬웠다. 그래도 이런 모험담이라면 다 용서할 수 있다. 나아가 칭찬할 수도 있다. 「망고 공주와 기사 올리버 」는 칭찬받을 만한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