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고 싶은 소설이다. 이 모든 것들을. 영화는 섬뜩했다. 소설은 섬뜩하되 애틋한 면이 있다. 영화는 주인공들에 초점을 맞추었다. 소설은 그것을 중시하되 주변부의 이야기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다. 덕분에 영화를 보면서 궁금했던 몇 가지가 풀리기도 했다. 영화는 싸늘하다. 소설은 싸늘하지만 뜨겁다. 천사가 날아오르기 때문이다. 이 여름에 ‘렛미인’을 만났다는 건, 꽤 즐거운 일이었다. 시원하기도 했고 가슴이 뭉클하기도 했다. 마지막, 손가락으로 톡톡 치는 장면이 있다. 가방 안에 들어간 그녀에게 안심하라는 듯, 인사한다. 빛이 사라지면, 다시 만나겠지. 그러면 더 행복해지겠지? 그것만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지면서 뿌듯해지는 것 같다. 사랑하고 싶은 소설이다. 이 모든 것들을, 아주 오랫동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