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의 신간코너에서 이 책을 봤다. 박찬욱 감독과 ‘박쥐’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다. 이거였구나. 나는 문득 박찬욱 감독이 인터뷰했던 것을 떠올렸다. 그는 ‘박쥐’를 만들면서 에밀 졸라의 소설이 중요했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의 인터뷰에서 나는 어떤 진심 어린 것을 느꼈다. 그리고 호기심을 가졌지만, 이내 놓아뒀던 것을.. 이제야 알게 됐다. 에밀 졸라와 박찬욱의 만남은 어떤 것이었을까. ‘테레즈 라캥’의 내용은 좀 충격적이다. 인간의 악한 감성에 대한 것을 적나라하게 묘사하는 모습이 소름끼친다. 그럼에도 어떤 마력적인 힘 때문인지 눈을 뗄 수가 없다. 박찬욱이 왜 반했는지 알 법 하다. 박찬욱이 에밀 졸라를 질투한 이유도 알 수 있다. 고전이 다시금 부각되는 것일까.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도 그렇듯, 시네마 덕분에 과거의 책들이 다시금 부활한다는 생각이 든다. 반가운 일이다. 이참에 에밀 졸라의 소설이 빛을 좀 봤으면 좋겠다. ‘테레즈 라캥’은 그냥 두기에 아까운 소설임에 분명하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