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그레이브 디거’를 보면서 나는 그랬다. 그냥 소설 하나 보는 것뿐인데 뭐 이렇게 마음이 초조해지는지 모르겠다. 다음에는 어떻게 되는 걸까, 하는 궁금증에 후다닥 책장을 넘겼다. 그러면서 이 작가가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이건 뭐 완전히 내 마음을 갖고 놀고 있으니 무리도 아니다. 정말 빠져들었다. 소설은 좀 독특하다. 생긴 게 조폭스타일이라서 만날 범죄자 취급 받는 남자가 있다. 그는 외모가 그래서 그런지 하는 짓도 범죄자다. 그런데 이 남자가 갑자기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착한 일 한번 하려고 한다. 바로 골수를 기증하기로 한 것! 이 남자가 태어나서 평생 처음으로 남을 돕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기구한 일이 생긴다. 골수를 기증해서 아이를 살리기로 약속했고 수술날짜까지 잡았는데, 그 전날에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이 남자가 엮인다는 것이다. 남자가 저지른 죄가 아니지만 생긴 것도 있고 경력 때문에 쫓기게 된다. 아, 불쌍한 인생이여! 경찰도 쫓고 웬일인지 야쿠자 같은 사람들도 이 남자를 쫓는다. 어디로 도망가야 할지 도대체가 알 수 없는 상황이고 골수 이식 수술 시간은 다가온다. 남자는 어떻게든지 병원으로 도망쳐서 수술을 하려고 하는데, 방해물이 계속해서 등장하고… 정말 피를 말린다. 이 소설 사람 혼을 쏙 빼놓는다. 굉장한 소설이다. 일단 그 말이 하고 싶다. 그리고 멋진 소설이다. 그 말도 하고 싶다. 휴머니즘적인 어떤 요소가 쫓고 쫓기는 추격전 속에서 빛을 발한다. 이 정도면 제법 괜찮다는 칭찬을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