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란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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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란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들이 있다. 그녀의 소설을 다 읽은 건 아니지만 워낙에 그녀의 고집 같은 것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 그런데 ‘혀’는 참... 혀가 빙글빙글 돌아가 버리네.

변신. 나는 그것을 생각했다. 요리사 여자의 무지막지한 이야기 실타래가 퍼져나가는 걸 보면서 오밀조밀한 글을 쓰던 조경란의 모습을 찾기 어려웠고 자극적인 변주곡을 울려대는 그 모습에 확실히 변했다는 것을, 아니 ‘변했다’가 아니라 ‘변신’했다고 판단했다. 그 변신... 어설픈 변신이면 고개를 돌리고 싶었을 텐데, 그렇지가 않다. 이 변신은 내 마음을 살랑살랑 흔들어댄다. 그 변신이 버림받은 여인의 사연에서 태어난 것이라 그런 것 같기도.

버림받은 여인. 여인은 요리에 몰두하다. 몰두하는 요리. 참으로 다양한 요리 이야기를 보면서 즐거웠는데 어디서부턴가 심상치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리하는 행위 이면에 담긴 뭔가가 있다는 에네르기가 느껴졌다. 그리고 그것은 역시, 분명한 정체가 있었다.

조경란의 소설이다. 조경란의 소설이라 낯익을 거라 생각했는데 예상 밖이다. 놀랍다. 놀라운데 그것이 나쁘지 않다. 괜찮다. 즐겁게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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