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인문씨, 영화양을 만나다 - 한국영화 명대사, 그 미학과 철학
윤중목 지음 / 미다스북스 / 2007년 6월
평점 :
품절
‘인문씨, 영화양을 만나다’는 제목만 보고도 상당히 기대했던 책이다. ‘인문’과 ‘영화’가 만나다니, 그럴 듯 하지 않은가. 뭔가 신비로운 뽕짝 음악이 쿵쿵 울리고 술 마시고 다음날 먹는 해장국처럼 카타르시스가 크아악 올라오는 것이 아닐까 하는 그런 생각을 하며 허겁지겁 첫장을 펼쳤다.
윤중목은 상당히 독특한 방법으로 책을 썼다. 명대사. 영화의 명대사를 가지고 인문을 말하는 것이다. 철학, 문화 기타 등등 모두 끄집어내서 명대사를 갖고 그것이 의미하는 파장을 짚어보겠다는 것이다. 이것이 성공한다면 달마가 남쪽으로 갔다는 말보다 더 놀라운 소식이 될 것 같았다. 성공했느냐? 변죽만 둥둥. 미안하다. 솔직히 성공한 것 같지 않다.
‘인문씨, 영화양을 만나다’는 색다른 소재를 갖고 접근했고 내용도 색다르다. 그런데 제목과는 맞지 않는 것 같다. 원래 책을 쓴 의도도 그런 것 같다. 아무리 봐도 그건 과대포장된 것 같다. 차라리 ‘인상적인 명대사 모음집’이 더 맞는 것 같다. 물론 이렇게 하면 누가 이 책 보려고 하겠는가 싶지만 그래도 읽어본 내 마음은 그렇다.
말이 길었는데 각설하자면 책은 좋은데, 제목은 과대 포장된 감이 없지 않고 글도 글을 쓴 의도와는 많이 다르다. 그래도 나쁜 책은 아니다. 명대사 보면서 옛날에 그 영화 보던 기억을 떠올릴 수 있었다. 추억은 어찌나 타성적인 것인지. 누가 두드려줘야 나 여기 있소, 하고 떠오르는데 이 책은 그런 역할을 많이 했다. 그것이 마음에 들지만, 한 가지 밝혀야 할 것은 그것은 그것일 뿐이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