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세니예프의 생
이반 알렉세예비치 부닌 지음, 이희원 옮김 / 작가정신 / 2006년 6월
평점 :
품절


읽는 것이 결코 쉬운 책은 아니었다. 남자의 고뇌와 방황은 함부로 건들 것이 아니었다. 책의 부피를 떠나서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부터가 나를 힘겹게 했다. 힘겨워서 도망가 버릴까 하는 생각을 여러 번했다. 그래도 도망가지 못했던 것은 역시 한 가지 이유다. 이 감수성 짙은 남자가 싫지 않았기 때문이다. 친해지고 싶었다. 가서 안아주고 싶었다. 당신, 힘내, 라는 말을 해주고도 싶었다. 소설 속 남자에게 나는 그런 생각을 품고 말았다.

이런 남자를 창조한 사람이 누군지 봤다. 이반 알렉세예비치 부닌이라...... 모르는 사람이다. 고국에서 쫓겨났다고 한다. 러시아 최초 노벨문학상을 받기도 했다는데 그러면 뭐하나.... 불쌍한 사람! 고국에서 쫓겨났다니!

얼마 전에 윤이상에 대한 소식을 들었다. 그와 비슷한 처지일까? 가슴이 아파온다. 그는 소설을 어떤 마음으로 썼을까? 고국을 원망했을까? 그리워했을까? ‘아르세니예프의 생’은 자전적 소설 같다.

이 소설을 추천한다. 이유는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 그래도 추천한다. 나도 모르게 그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