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의 학교
이윤기 지음, 북디자인 정병규, 정재규 그림 / 민음사 / 199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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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50여권의 책을 빌려 읽으면서 처음으로 돈 주고 산 책이다.
그것도 인터넷 서점에서 품절이라 서점에 발품팔아서 직접 샀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얼마나 무지한지, 단순한 일상속에서 배우고 깨달을 수 있는 꺼리가 얼마나 많은지를 느낄 수 있었다.

`우리 사는 데가 다 학교이며 모든 사람에게서 다 배울 바가 있습니다`란 선생의 말씀.

요즘 읽은 책들을 떠올려보면서 막연하게 그들이 말하고자 하는 진리와 내가 추구해야 할 삶의 어렴풋한 모양새가 내 머릿속에 그려진다. 자꾸 되새김질하며 내 것으로 만들고 싶은 산문들이다

'무엇이 너를 괴롭히느냐. 그것으로부터 자유로와지거라… 그런 연후에는 그 자유로부터도 자유로워지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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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의 기술 - 머리보다 손이 먼저 움직이는 (양장본)
사카토 켄지 지음, 고은진 옮김 / 해바라기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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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알라딘 신간소개에서 이 책을 발견하고 무척 기뻤다. 귀차니스트로서 메모하는 습관은 없지만 나름대로 읽은 책과 봤던 영화를 기록해두는 수첩이 따로 있고 알라딘 나의 서재에 자주 들락거리며 이것저것 링크시켜 두는 것도 손으로 하는 메모와 별반 다를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도서관에 이 책을 신청하고 서점에 갈때마다 뒤적여 보았다. 왠지 뭔가 엄청난 비법이 숨어있을 것 같아서...

기대가 너무 큰 탓일까? 나에겐 별 도움이 안되었다.설레는 마음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을때 수첩을 펴놓고 메모하려고 펜을 만지작거렸으나 책을 덮을 때까지 메모할 만한 내용은 끝내 나오질 않았다.

단지 '메모란 무엇인가? 왜 필요한가?' 그 정의만 있을뿐 기술은 어디에도 없다. 더군다나 '언제 어디서고 메모할 준비를 철저히 하자!'라고 강조하는 글이 계속나온다. 나같이 (일이든 감정에)구속당하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은 이 책을 읽는 내내 '식사하면서도 잠자리에서도 목욕하면서도 메모하는 한 사람'의 이미지를 떠올려야하니 조금은 공포스러울 정도.

물론 이 책은 현장에서 치열하게 하루를 보내는 비지니스맨들을 위해 쓰여진 지침서이니 나같이 널널한 백수에게 맞을리기 없긴 하지만...

나처럼 뭐 대단한 걸 기대한 사람이라면 빌려서 가볍게 읽기를 권한다. 기대를 충족시켜주지는 못해도 간단한 아이디어들은 얻을 수 있을 수 있으므로. (예를 들어 꿈에 관한 메모장이라든지, 메모시 필요한 기호나 암호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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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악마가 내 안으로 들어왔다
무라카미 류 지음, 양억관 옮김 / 작가정신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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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 무라카미 류. 일본문학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그들의 이름이 익숙할 것이고 적어도 한 두 작품은 읽어봤을 것이다. 대학교 3학년 땐가 문학서클에서 함께 책을 읽던 친구가 노란표지의 책을 안고 다녔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하루키란 이름과 '노르웨이 숲'이란 제목은 친구의 은은한 미소와 함께 깊이 각인되었다. 이 후로도 일각수의 꿈이나 태엽감는 새등의 작품들을 추천받았지만 그 당시만 해도 일본에 대한 거부감이 상당해서 '다음에 읽어보지 뭐..'라며 미루기만 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에서 하루키의 열혈팬을 만났다. 상실의 시대만 30번 넘게 읽었다는 그녀에게 자극 받아 <상실의 시대>와 <지금은 없는 공주를 위하여>를 시작으로 하루키의 작품들을 접하게 되었다. 관심은 있지만 열렬한 편은 아니라 짧은 단편이나 에세이집 위주로 읽고 있던 도중 일본통인 친구에게 '요즘 하루키를 읽는데 말야..'라고 말을 꺼냈더니 자기는 류가 더 좋단다. 무라카미 류라...

지인들의 설명을 종합해 보면 류의 작품들은 자극적이고 변태스럽고 엄청난 여성편력을 과시하는 남성적 이미지였다. 첫 작품을 잘 못 고르면 류를 혐오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충고에 한참을 미루다 이제서야 용기를 내어(?) 그의 글을 만났다. 소설인지, 푸드에세이집인지, 여성편력담인지 애매모호한 이 책은 얼마전에 읽은 <내 가방 속의 샐러드>를 떠올리게 했다. 두 작품다 주변사람에 관한 이야기와 외국풍경들, 맛있는 음식들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물론 알맹이와 느낌은 판이하게 다르지만...

1인칭 시점 때문에 책의 절반을 읽을 때 까지 이 책의 내용들은 류의 개인적인 대단한 모험담처럼 다가왔다. 외국을 돌아다니며 미식을 즐기고 음식과 관련된 연애담들을 줄줄 쏟아내는 카사노바. 그의 글들은 환상과 현실의 모호한 경계선에 있다. 이 점은 이전에 읽었던 하루키나 바나나와도 유사하지만 멋스러운 하루키와 순정만화같은 바나나에 비해 류는 적나라하고 거침없어 보인다.

난 아직 류가 어떤 사람인지, 그의 작품의 진짜 매력이 무엇인지를 모른다. 단지 이 책은 류 입문서로서 나에게 은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첫 작품으로서의 임무는 완수한 셈. 다음엔 뭘 읽을까? 고민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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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통 2004-12-31 1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다음 류의 글은 무얼 읽었어요? 궁금해요.
 
그리운 메이 아줌마 - 사계절 1318 문고 13 사계절 1318 교양문고 13
신시아 라일런트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사계절 / 199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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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씨 좋은 메이 아줌마, 오브 아저씨와 가난하지만 행복하게 살던 서머는 갑자스러운 아줌마의 죽음으로 일상의 평화를 잃어버리게 된다.너무나 아내를 사랑했던 오브 아저씨는 무엇에도 집중할 수 없을 정도로 넋이 나갔고 서머또한 내색할 수 없는 두려움과 공허함, 상실감으로 힘든 시간들을 겨우 이겨내고 있었다. 조금은 엉뚱한 소년, 클리스터의 출현과 소년의 제안으로 떠나게 된 여행에서 벌어진 해프닝 때문에 두 사람은 '메이 아줌마가 없는' 삶을 이어갈 용기와 희망을 가지게 된다는 내용이다.

죽음이란 걸 겪어본 사람은 누구나 서머의 고통에 공감할 것이다. 시간이 약이란 좋은 격언이 있긴 하지만 누구도 그 시간을 수월하게 흘려보내기가 참으로 힘들기 때문이다. 마침 어젯밤에 봤던 TV만화 빨강머리 앤은 '하늘의 부르심(매튜아저씨의 죽음)'편이었다. '이건 다이아나조차도 위로해 줄 수 없는 우리 두 사람만의 고통이고 슬픔이예요.'라고 말하며 마릴라 아주머니에게 안겨 울던 앤의 모습에서 자꾸 서머가 떠올랐다.

앤도 서머도 불우한 고아였지만 세상에 둘도 없을 좋은 아줌마, 아저씨를 만났고 그들에게서 받은 사랑으로 따뜻한 성품을 잃지 않고 잘 자랐다. 비록 그 분들이 이 세상에 없더라도 그 추억들을 떠올리는 것 만으로도 삶은 풍요로울 것이다. 죽음에 대해 그리운 사람에 대해 일상적이지만 섬세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간 작가의 솜씨가 인상적이었고 1318문고이니만큼 청소년들이 꼭 읽고 삶이란 것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보길 바란다. (멋진 미남과의 1회용 연애담보다는 황량한 들판에서 돌아가는 바람개비를 바라보며 행복해하는 서머, 오브아저씨, 메이아줌마의 행복한 미소의 여운이 더 오래남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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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도시의 생활체험, 프랑스식 감성교육법
이다도시 지음 / 에이치인포메이션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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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도시를 처음 봤던 건 EBS불어강좌를 통해서였다. '참 귀여운 아가씨네'라고 생각했었는데 잠시 한국을 떠나있는 동안 그녀는 대한민국 국민들이 다 알아보는 유명인 '울랄라 프랑스 아줌마 이다도시'가 되어있었다. 서창수라는 한국남자와 결혼하고 유진이엄마가 되면서 그녀가 느낀 문화적 차이와 프랑스식 육아법에 대해 재미있게 이야기하고 있는 에세이류의 책. 특히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아이로 인해 부부의 공간이 침해받아서는 안되며 모든 것이 아이위주로 돌아가야 하다는 일반적인 사고방식을 뒤집는 글이었다.

그리고 요즘 엄마들의 '내 자식이 최고'라는 비뚤어진 이기심에 질려있던 나로서는 이다도시의 검소하고 합리적인 교육관에 찬성하며 부러움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똑똑하기만 한 아이보다는 자기 일은 스스로하려고 노력하는 생활습관을 가르쳐 주고 남들을 배려할 줄 아는 예의바른 아이로 키우는 것이 더 멋진 일이 아닐까? 물론 항상 현명한 엄마가 되기는 정말 어려운 일이지만 말이다. 초보엄마들은 이 책을 꼭 한 번 읽어보고 마음에 드는 것들은 꼭 생활에 실천해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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