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은 고요하지 않다 - 식물, 동물, 그리고 미생물 경이로운 생명의 노래
마들렌 치게 지음, 배명자 옮김, 최재천 감수 / 흐름출판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 <숲은 고요하지 않다> 제목을 보면서, 숲에 갔을 때의 느낌이 떠올랐다. 울창한 나무와 그 나무 틈새로 비치는 태양빛. 그리고 갑자기 부는 바람과 바람에 일렁이는 나무, 꽃, 풀. 그리고 지저귀는 새소리들. 숲을 떠올리면 바람소리와 새소리가 전부였는데 저자는 내가 듣지 못하는 어떤 소리를 듣고 있을까. 


책 초입에 저자는 자신이 행동동물학자로 동물들의 커뮤니케이션에 관심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런 관심은 바이오 커뮤니케이션이라고 부르는 것으로까지 연결되는데 이 책은 그런 관심, 연구에 대한 일종의 결과물인듯 싶었다. 


책은 바이오와 커뮤니케이션이라는 단어를 한 시를 통해 설명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1부 ‘어떻게’ 정보가 교환되는가. 숲은 고요하지 않다는 것은 곧 생물들이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해 내는 신호들이 다양하다는 것에 대한 반증인듯 싶었다. 시각과 청각과 후각을 사용하여 외부 세계를 탐지하는 다양한 동식물세포등의 이야기가 이어지는데 주변에 있지만 알지 못했던 바이오 커뮤니케이션 이야기에 홀딱 반하게 되었다. 애네들이 도대체 어떻게 의사소통하고 왜 그런 반응을 보이는지, 얘네는 세상을 어떻게 보는지 저자의 이야기 하나하나가 흥미로웠다.


이 책은 어렵지 않아 술술 읽혔고 재미있게 읽었다. 이제 숲에 가면, 아니 숲에 가지 않더라도 내 주변의 동식물, 곤충과 미생물에 이르기까지 이들이 내는 소리를 계속 의식하지 않을까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라틴어 격언집 - 잘난 척 인문학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시리즈
김대웅.임경민 지음 / 노마드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 <라틴어 격언집>은 로마에 관심이 많은 나에게, 로마가 쓰던 언어이기 때문인지 아니면 유럽에서 주로 학문용어로 쓰던 전통 때문에 언어에서 풍기는 지적인 그 무엇 때문인지는 몰라도 평소 라틴어에 매력을 느끼고 있던 차에 보게 된 책이다. 생각해 보면, 라틴어에 관심을 갖고 관련 책을 보기 시작한 것은 한동일 작가의 <라틴어 수업>부터였던 것 같다. 이후로 여러 책들을 통해서 그 호기심, 관심의 명맥을 이어 오다  <라틴어 격언집>에까지 오게 되었다.


책에는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다>, <잘난척 인문학>등의 부제가 달려 있어 자칫 내용이 좀 가벼워 보일 수 있는 위험(?)이 있지만, 에라스뮈스의 격언집 <아다지아>에서 가려 뽑아 만들었기에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일단 라틴어, 영어 격언이 제시되고 그 밑으로 격언이 나오게 된 배경 등을 설명하는 식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격언에 따라서는 깊이 있는 내용이 실려 있어 글의 소재나 예화 등으로 쓰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는 격언과 설명들도 있었다. 


읽으면서 기억에 남았던 격언은 Carpe diem(카르페 디엠 / 현재를 잡아라 / Seize the day) 였다. 흔히들 현재를 즐기라는 격언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오늘을 열심히 살라는 격언이라고 한다. 이 격언의 설명 마지막은, “오늘은 어제의 내일이다”라는 문장으로 끝을 맺고 있었는데 계속 곱씹어 보게 되었다. 오늘은 어제의 내일이다. 이런 식으로 책은 라틴어와 더불어 그 내용에 있어서도 깊은 여운을 던지고 있어 라틴어에 대한 궁금증, 글에 대한 소재나 예화 등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필요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녀의 꿈 - 집콕놀이 컬러링북
별별공작소 엮음 / 소울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근사한 작품이 나온 <소녀의 꿈>



이 책 <소녀의 꿈>은 컬러링 북으로 평소 색칠 도안을 찾아 출력해 달라는 아이 때문에 찾아보게 된 책이다. 


아이가 유치원때는 주로 공룡과 같은 단순한 도안을 가지고 색칠하기 시작했다. 어려서 잠깐 하고 마려나 했는데, 간간히 색칠 도안을 찾아서 출력해 달라고 하는가 싶더니 초등학교 들어가고 난 뒤로는 좀 더 복잡한 도안, 어려운 도안을 찾기 시작했다. 아이 요구에 맞춰서 찾아주고 출력해 주는게 어려운 일은 아닌데 A4지로 출력해서 쓰다보니 나름대로 멋져(?) 보이는 작품이 때로는 분실되기도 하고, 종이의 질 차이랄까 아쉬운 점이 하나 둘씩 보이기 시작했다. 이 책은 이런 상황에서 알게 된 책이다. 책으로 엮여 있으니 나름대로 멋져 보이는 작품들 분실 염려도 없고, 종이 질감도 좋다. 아이도 매번 찾고 인쇄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줄어서 좋아했다. 벌써부터 마음에 드는 도안이 있다고 알려주는데, 당분간은 이 책으로 색칠 놀이를 이어 나갈 듯 싶다.


원래 예전에는 초등학생이면 현장 학습도 많이 나가고 했던 것 같은데 , 코로나19바이러스 때문에 아무래도 상황이 상황인지라 요즘 초등학생들은 집에 있어야만 하는 시간이 늘고 있다. 최근에는 하루 확진자가 5-600명씩 늘고 있다던데 이렇게 집에만 있어야할 때 색칠에 관심이 있는 아이가 있다면 이 컬러링 북이 아이에게 큰 즐거움을 선사하리라는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혜로운 부모는 어떻게 말하는가 - 우리 아이에게 '힘'이 되는 말 VS '독'이 되는 말
칙 무어만 지음, 이상춘.이준형 옮김 / 한문화 / 2021년 1월
평점 :
절판


이 책 <지혜로운 부모는 어떻게 말하는가>을 보면서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습관이 바뀌고, 습관이 바뀌면 인격이 바뀌고, 인격이 바뀌면 운명도 바뀐다”라고 말했던 미국의 철학자이며 심리학자인 윌리엄 제임스의 말이 생각났다. 나는 아이에게 어떤 말을 어떻게 하고 있을까? 아이가 단순한 의사소통을 넘어 그 안에 담긴 뜻과 의미를 이해하고 적절하게 반응하며 행동할 정도로 자랐고 또 자라고 있는데 내가 매일 하는 말들 중 아무런 생각 없이 습관적으로 했던 말들이 아이의 생각과 행동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었을지(또 내심 잘 하고 있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에 걱정 반 기대 반의 마음이었다.

이런 생각과 마음으로 책을 보는데, 아뿔싸라는 생각이 들며 기대 반의 마음이 무너졌다. 책 뒷 표지에도 제시되어 있는 “참 잘했어”라는 말. 이 말과 더불어 “잘한다. 대단하다. 멋지다”와 같은 말이 결국은 아이가 이와 같은 칭찬을 듣지 못할 때 불안감을 조성하고 또 이런 말을 듣고 싶어 하는 마음에 타인의 인정이나 칭찬에 의존하게 되어 자기 삶을 살지 못한다고 지적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내 이야기였다. 아이에게 “멋진데”라는 말을 곧잘 아니 습관적으로 자주 썼었기 때문이다.

시작부터 진땀을 흘리며 보았다. 나름대로 잘 하고 있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말투가 의외로  아이에게는 그 말이 다르게 다가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습관처럼 쓰던 말들이 종종 있어, 이 말투가 바뀌기 전까지는 신경을 제법 많이 써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구성은 여러가지 상황별로 대화에 쓰일 법한 구어체가 제시되고 이에 대해 O,X 표시로 아이에게 써도 괜찮은 말인지 아닌지에 대해 알려주며 그 이유를 설명해 주고 있었다. 구성과 설명이 간결해 읽는데 부담은 없었지만, 잘못 써 왔던 내 말투를 알아가며 아이에게 주었을 악영향을 생각하니 말 한마디에 온통 신경이 쓰일 뿐이었다. 하지만 내가 말투를 고침으로써 아이의 생각이 또 마음이 바뀌면 행동과 습관과 인격과 운명까지도 바뀔 수 있다는 생각에 지금이라도 알게 되었으니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들 뿐이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봐야 할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의외로 고쳐야 할 부분이 많다는 사실에 놀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낡은 것은 가고 새것은 아직 오지 않은 - 신자유주의 헤게모니의 위기 그리고 새로운 전망
낸시 프레이저 지음, 김성준 옮김 / 책세상 / 202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16년 미국 대통령으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미국의 신자유민주주의의 몰락이라고 해야 할까 위기라고 해야 할까, 무엇인가 잘못되어 가고 있는 것 아닐까 하는 위기감을 느꼈다. 당장 미국까지 갈 것도 없이 우리 나라만 봐도 미국과 비슷한 전철을 밟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는데, 이 책 <낡은 것은 가고 새것은 오지 않은>은 이처럼 혼란에 혼란을 겪고 있는 시대, 어떤 대안을 제시하고 있을지 궁금증에 보게 된 책이다.


책은 100여페이지 밖에 되지 않지만 짧다면 짧은 지면 속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여러 정치적인 현상들 경향들을 이해하는 또 하나의 눈을 뜨게 해 줬다고나 할까? 헤게모니를 중심으로 펼처지는 여러 정치적 경향들의 이야기를 아주 날카롭게 풀어 나가고 있었다. 그가운데 저자는 전 세계적 찾아온 신자유주의의 위기의 대안으로 진보적 인정 정치와 진보적 포퓰리즘 분배 정치를 결합한 형태인 “진보적 포퓰리즘”을 주장하고 있었다(40쪽).


역자는 마지막 부분에서 첨언하며 프레저가 헤게모니를 구축해야 할 여러 정치정당, 단체 등이 협소한 진보적 관점을 갖는다는 것을 밝혔다며 프레이저의 해석틀이 가지고 있는 탁월함에 대해 언급하고 있었다. 아울러 지금은 신자유주의의 헤게모니를 누가 이어갈 것인가 선택을 할 수는 있지만, 그 선택을 할 수 있는 시간이 그리 길게 남지는 않았다고 지금의 위기에 경종을 울리며 마무리하고 있었다. 낡은 것은 가고 새것은 아직 오지 않은 지금의 상황을 이해할 수 있게 해준 짧지만 임팩트 있는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