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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번째 여자 - 개정판 발란데르 시리즈
헤닝 만켈 지음, 권혁준 옮김 / 좋은책만들기 / 2002년 7월
평점 :
절판


이야기는 알제리에서, 어떤 죽음에서 시작합니다. 그러고는 뜬금없이 별 연관없어 보이는 두 남자의 행방을 쫓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미완성처럼 보이는 주인공. 바늘로 찔러도 안꽂힐 것 같은 냉혈한 주인공을 기대하곤 했다가 그 무시무시함에 좀더 인간다운 주인공을 원하곤합니다. 그런데 또 이렇게 너무 인간같은 주인공을 계속 보니...완전무결하지 않다. 심지어 마누라를 때려본 경험까지 있답니다.
처음 발란더를 접했던 '하얀 암사자'는 대체 뉘집 개가 짖느냐라는 생각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세번째. 솔직히 아직은 작가의 공간이 뚜렷하게 보이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의 막은 걷힌 느낌입니다(역시 어떤 작가든 세권씩은 읽어줘야...!).
물론 추리소설입니다. 하지만 단지 추리소설이 아닙니다. 그것이 이 작가의, 발란더의 매력일까요? 결코 팬은 될 수 없을거라고 생각했는데 그의 소설은 지속적으로 저를 끌어당기는 뭔가가 있습니다. 몹시 매력적이 되었습니다. 긴박한 재미나 흥미롭고 자극적인 사건들이 연속해서 터지는 것도 아닌데 읽다보면 어떤 기대감에 두근두근...결국 팬이 되었음을 인정하렵니다. 책장에서 조용히 숨죽이고 나를 기다리고 있는 '한 여름의 살인'이 사랑스러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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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 좋은 방 SE - 무삭제판, 할인행사
제임스 아이보리 감독, 헬레나 본햄 카터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4년 6월
평점 :
품절


영화의 내용이나 명성이야 익히들 아실터이니 생략하고, 첫번째 CD에는 제작자인 머천트와 촬영감독, 그리고 비브목사역을 맡았던 배우의 코멘터리가 있습니다. '갱스오브뉴욕' 이야기를 하는걸 보니 최근에 녹음을 한 모양으로 자기들도 오랜만에 봐서 즐거웠는지 (코멘터리를 해야한다는 본분은 잊은 듯) 거의 넷(그 셋+나)이서 함께 영화보는 느낌이었답니다 TㅂT 음, 나름대로 즐겁긴했지만 뭔가...^^a

열아홉의 헬레나 본햄 카터의 캐스팅이야기라던가, 광장촬영을 위해 관광객을 못들어오게 담당자를 스파게티로 꼬드긴 일이라던지 날씨 등등의 이야기들도 재미있었지만, 충격?적이었던 것은, 그 '전망 좋은 방'은 실제로는 전망이 없어서 합성했다라는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참으로 아름다웠던 서머스트리트의 허니처치家가 영화 촬영 몇년후 태풍으로 몇백년 된 나무들이 모조리 뿌리채 뽑혀 더이상 그때의 풍경이 아니라는 슬픈 소식은 참 아쉬웠습니다...ㅠ.ㅠ

코멘터리 한글자막 지원됩니다(감사...ㅠ.ㅠ). 문제는 번역인데, (군데군데 오역도 있었지만 그 보다는) 좀 더 섬세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일일이 다 나열할 순 없지만 여러번 봤던 저같은 팬이 아닌 별 관심 없는 사람이 봐도 그들의 관계나 애정을 감지할 수 있게 짧고도(자막이니까) 함축적인 말을 섬세하게 써주셨더라면 더 좋았을걸 싶었습니다.

두번째 CD의 본편이 116분인데 어디가 늘어났는지는 못찾았지만 잘린 부분은 찾았답니다^^ (루시가 엄마에게 말하지 않겠다고 샬럿에게 약속하는 장면) CD1과의 차이점이라면 2번째것은 와이드스크린이라는 것.

앗, 그리고 무엇보다 쇼킹?했던 것은...흠흠(목 가다듬고)...'성스런 호수'의 멱감는 씬의 완전 복구(이것때문에 '완전판'이라고 하지 않았나하는 확신이...^^;;;)로, 세 남정네의 올~, 오올~누드를 여과없이 생생히(ㅋㅋㅋ) 구경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생각보다 길어서 첨엔 재밌는데 나중엔 좀 민망하기도...(말은 그렇게 하지만 사실은 꼼꼼히 다아~ 봤음ㅎㅎㅎ)

86년 개봉당시의 인터뷰들이 실려있는데, 특히 다니엘 데이 루이스의 이완 맥그리거틱한(!!! 정말이다, 것도 트레인스포팅시절!!) 모습이 신선하고도 무지 귀여웠답니다^^

1970년에 영면하신 작가 포스터의 다큐멘터리가 의외로 흥미로웠습니다. 특히 사회자가 "왜 그는 소설을 쓰는 일을 그만뒀을까요?"라고 물었을때(포스터의 소설은 단 4편으로 마지막 작품 '인도로 가는 길'은 1910년에 쓰여졌다), 그의 제자의 "행복했기 때문"이라는 대답과 그의 영상이 잘 어울려서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습니다. 스스로를 "내 소설에는 세부류의 인간 밖엔 안나온다. 나와 내가 싫어하는 사람, 내가 동경하는 사람이다. 톨스토이같은 위대한 작가는 여러 인간상을 만들어낼 수 있지만, 나는 상상력이 부족하다."라고 말하는 실제 목소리도 들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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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da78 2004-07-06 0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탐난다... TㅂT 추천!

어룸 2004-07-06 0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미...뭘 추천씩이나...!! 감사함당(^^)(__)

어룸 2004-07-06 1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칫, 기,길겐안봤어요, 그냥 자암깐~ 자암깐~~^^a(혹시 CCTV가 있나 화들짝놀라 두리번거렸음^^;;;;;;;;;;)
합성인건 정말 충격이죠?!!! 그 풍경 참 예뻤는데 환상이 좀 깨지긴했어요^^;;;

pje98 2005-07-28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toofool님..너무 재밌게 감상평을 쓰셔서 글 남깁니다. 그 므흣한 장면이 역시 화제군요. 저도 처음에 눈을 어디다 둘지 몰라 당황했었는데^^..아름다운 영화에ㅛ. 그쵸?

어룸 2005-09-23 2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감사합니다!! (^^)(__) 댓글 다신걸 이제서야 봤어요...흑흑...좀더 빨리 봤더라면 좋았을것을!! 죄송합니다...^^;;;;;;;;;;; 정말정말정말 아름다운영화죠?!! ^^ 그 므흣한 장면도 함께...ㅋㅋㅋ

일년열두달 2008-12-14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어 그럼 다니엘 데이 루이스의 누드가 나오는 건가요?!
정말 소장가치가 높은 영화군요...(....) 여튼 빨리 질러야겠네요 리뷰 잘읽었어요
 
어바웃 어 보이
닉 혼비 지음, 김선형 옮김 / 문학사상사 / 200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윌을 보면서 자신을 투영하게 된 사람이 저뿐인가요^^? 영화도 좋았지만, 책은 정말이지.... 정말이지... 뭐라 표현할 길이 없습니다. 가벼우면서도 가볍지않은, 우스우면서도 우습지않은, 슬프면서도 슬프지않은 소설입니다. 닉 혼비, 필력이 예술이군요. 이런 책이 왜 이제서야 (것도 영화가 나온후에야!) 나오게됐는지 이해할 수가 없군요. 올해 최고의 소설입니다. 특히 저처럼 스스로의 성장을 고통스러워하는 한심스런 인간들에게 특효약입니다. 아니지요, 윌이 한심스러운 것은 아닙니다. 원서를 구입해볼까하고 외국 중고책방들을 뒤졌는데, 닉 혼비의 책은 매물이 나온 게 거의 없습니다. 그만큼 놓치기 싫은 작가라는 거지요. 그 마음 이해하고도 남음입니다. 그리고 영화와 달리 원작에는 '인간은 섬이 아니다'라는 말은 나오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편이 더 좋더군요. 존 던의 도움 없이도 훌륭하게 자신의 의도를 풀어가는 멋진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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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aru 2004-09-23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영화도 좋지만..책은 더 재밌군요....
가볍우면서도 가볍지 않다니...더욱 솔깃합니다...^^ 너무 가벼워도 싫고, 너무 심각해도 싫고, 아휴...저도..적잖이 까다롭네요 히히...

어룸 2004-09-23 1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옙!! 영화도 무지 좋았지만 전 책이 더 좋아요!!! 특히 영화이기때문에 부족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던 부분들이 책을 보니까 시원해지더군요^^
저도 너무 가볍지도 너무 심각하지도 않은 책들이 좋아요!! 그런 책들이 많았으면 좋겠어요(찾기 너무 힘들어요^^;;;;)
특히, 읽는 저도 슬프거나 심각하다고 생각하고있는데 주인공들이 한술 더 떠버리면 갑자기 그 모든 감정이 짜증으로 응집되더라구여^^;;;;;;;;;;
 
테레즈 라캥
에밀 졸라 지음, 박이문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처음 책을 읽고나서 든 생각은 ‘역시 명불허전!’. 간만에 속이 시원할 정도로 매력적이고 힘있는 글이었습니다.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인간의 기질은 시공을 뛰어넘어 지금도 느낄 수 있습니다. 마치 그라데이션처럼 아무것도 아닌 무색의 상태에서 점점 점점 그 강도를 더해 중반을 넘어갈 즈음엔 작가가 보여주는 세계이외에는 어떤 생각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졸라가 자연주의 소설가라는 사실이야 학교 다닐 때 배웠던 듯한 (매우 어렴풋한) 기억은 나지만 사실 ‘자연주의’소설이 무엇인지는 그때도 지금도 시원하게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이 책을 읽고나니 조금 이해가 쉽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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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aru 2004-09-23 14: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아!! 현대소설강독시간에 엄청 제목만 들었던 테레즈라켕이네요....
허허..학창시절로 돌아간 듯....음음...역시 에밀졸라는 드레퓌스 사건 같은 걸로....지식인으로서의 발언도 똑부러지게 잘 했지만...소설에서도 뭔가를 보여주었나보군요...

어룸 2004-09-23 1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밀졸라에 대한 선입견들(복순이언니님이 말씀하신 그런)이 있어서 어떨까 했는데, 정말정말 손에 땀을 쥐면서 흥미롭고 재밌게 읽었어요!! 지루하지 않을까 했는데 어느 부분도 지루하거나 설교적이지 않아서 빨리 읽히고, 무엇보다 읽고난 후에도 한동안 이 책 생각만하게 되더군요^^ 책도 얇아요!!(그부분이 특히 좋았지요^^)

icaru 2004-09-24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아..똑같은 코멘트가 두 개나...하나 삭제하고 가유...^^

어룸 2004-09-24 1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ㅂ^
 
탐정 아리스토텔레스 - 아테네의 피
마가렛 두디 지음, 이은선 옮김 / 시공사 / 2002년 8월
평점 :
절판


착한 녀석, 스테파노스. 이 사람은 왠지 길버트 그레이프와 닮았다. 도망가고 싶으면 도망가도 좋으련만, 주어진 고난을 열심히(!) 헤쳐나간다. 내가 좋아하는 탐정은 미스 마플과 마이클로프트 홈즈(홈즈의형)인데, 이 두사람의 공통점은 셜록같은 다른 탐정들 처럼 몸으로 움직이는 대신 사람들의 말을 조합하여 결론을 얻는 것이다. 소위 말하는 armchair detective(안락의자탐정). 여기서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위치가 그 비슷하다. 스테파노스가 몸으로 뛰고 굴러서(^^) 정보를 수집하면 아리스토텔레스는 그 정보들을 접수하여 자신만의 추리를 전개한다(스테파노스는 왓슨과 비교하기에는 그보다 좀더 능동적이었다).

최고의 철학자를 탐정으로 설정했다는 게 흥미롭기는 했지만, 그에 비해 400쪽이 넘을 만큼의 추리적인 재미는 없다. 범인도 단순하게 알아낼 수 있는데다 제목을 꼭 탐정아리스토텔레스라고 해야 할 만큼 그의 역할이 두드러지지도 않는다. 무엇보다 독자라면 누구나 제일 처음 의심을 했을 용의자를 이 작가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는 게 옥의 티였다. 처음부터 그를 들먹이고 왜 그가 범인이 될 수 없는 지를 먼저 얘기했다면, 그리고 반전이 있었다면 진~~짜 재미있었을 텐데, 조금 아쉽다.

으흑..그나저나 웬 등장인물들 이름이 그리도 긴지.. 이 넘 외우면 저 넘 까먹고 저 넘 외우면 그 넘이 누군지 모르겠구.. 대체 어릴 적에 만화 주인공들을 풀네임으로 줄줄이 꾀던 그 총명함은 어디로 간건지..ㅠ.ㅠ 특히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폴리그노토스와 클레이오포로스 그리고 에우티클레이데스와 아르키메노스가 자꾸 헷갈리는 커플 둘이었다. 여러분, 이 이름들을 보니 어떠신지? 추리힌트:외우기 쉽고 짧은 이름은 절대! 범인이 아님..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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