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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 아리스토텔레스 - 아테네의 피
마가렛 두디 지음, 이은선 옮김 / 시공사 / 2002년 8월
평점 :
절판
착한 녀석, 스테파노스. 이 사람은 왠지 길버트 그레이프와 닮았다. 도망가고 싶으면 도망가도 좋으련만, 주어진 고난을 열심히(!) 헤쳐나간다. 내가 좋아하는 탐정은 미스 마플과 마이클로프트 홈즈(홈즈의형)인데, 이 두사람의 공통점은 셜록같은 다른 탐정들 처럼 몸으로 움직이는 대신 사람들의 말을 조합하여 결론을 얻는 것이다. 소위 말하는 armchair detective(안락의자탐정). 여기서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위치가 그 비슷하다. 스테파노스가 몸으로 뛰고 굴러서(^^) 정보를 수집하면 아리스토텔레스는 그 정보들을 접수하여 자신만의 추리를 전개한다(스테파노스는 왓슨과 비교하기에는 그보다 좀더 능동적이었다).
최고의 철학자를 탐정으로 설정했다는 게 흥미롭기는 했지만, 그에 비해 400쪽이 넘을 만큼의 추리적인 재미는 없다. 범인도 단순하게 알아낼 수 있는데다 제목을 꼭 탐정아리스토텔레스라고 해야 할 만큼 그의 역할이 두드러지지도 않는다. 무엇보다 독자라면 누구나 제일 처음 의심을 했을 용의자를 이 작가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는 게 옥의 티였다. 처음부터 그를 들먹이고 왜 그가 범인이 될 수 없는 지를 먼저 얘기했다면, 그리고 반전이 있었다면 진~~짜 재미있었을 텐데, 조금 아쉽다.
으흑..그나저나 웬 등장인물들 이름이 그리도 긴지.. 이 넘 외우면 저 넘 까먹고 저 넘 외우면 그 넘이 누군지 모르겠구.. 대체 어릴 적에 만화 주인공들을 풀네임으로 줄줄이 꾀던 그 총명함은 어디로 간건지..ㅠ.ㅠ 특히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폴리그노토스와 클레이오포로스 그리고 에우티클레이데스와 아르키메노스가 자꾸 헷갈리는 커플 둘이었다. 여러분, 이 이름들을 보니 어떠신지? 추리힌트:외우기 쉽고 짧은 이름은 절대! 범인이 아님..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