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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비史
이윤우 지음 / 행림출판사 / 2008년 2월
평점 :
절판
나는,
이 책의 저자를 알고 있다.
그녀와 나는
같은 초등학교를 졸업했고, 같은 중학교를 다녔고, 한 반 친구였고, 또 짝이기도-내 기억이 맞다면- 했다.
그녀와 난 친구 사이다.
그녀의 글 솜씨는 예부터 예사롭지 않았던 터라
그 어린 날,
'제 나이에 맞지 않는 글이다'
하여 교내 백일장 대회에서 퇴짜를 맞은 적도 있다.
-선생님들은 그 아이의 글이 아닌, 그 아이가 베낀 글이라 생각들을 하셨다. 이른바, 너무 잘 써서!!-
그랬던 그 친구가
스물 아홉에 작가가 되었다. 작가란 직업을 얻은 것이다.
문창과가 아닌 사학과로 진학했을 때, 꿈을 놓아버렸나 했었는데...
그녀는 이렇게, 이 나라의 역사를 어여삐 매만지는 여작가로 성장한 것이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서
이 책은 소설이다. 역사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다.
그녀의 첫 권에서 처럼,
인물을 바라보는,
그러한 인물들만을 선택하는,
그녀의 애정어린 시선을 다시금 만날 수 있다.
또한,
이내 곧 한숨도 내쉬어 진다.
그녀가 어여삐 여기는,
그녀의 펜이 어루만지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고독하고, 소외되고, 한(恨)이 많은 이들인지라,
그 아품에 동화되는 순간이면 한숨이 멎어지질 않는다.
아마 서경식氏의 책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실존주의 문학을 즐겨하는 이들이라면,
그녀의 글도 기꺼이 반기리라!
이 책은 구성에 있어 조금 특이하다.
이야기를 엮어가는 중간중간 사료(史料)들을 삽입하였는데,
그것이 팩션(Faction)적이기 보다는 외려 극예술의 미장센(mise en scene)을 보는 듯 하다.
또한 단락과 단락을 연결하는 방식이 바늘에 실을 꿰는 듯한 순차적인 나열이 아닌,
장면 장면을 잘라 연결하는 영화나 드라마의 필름 같은 느낌이 아주 강하다.
그래서 그러한 면에서는 소설보다는 시나리오로 불릴만 하다.
때문에, 읽기가 조금 어려웠다.
표지판이 없는 길을 걷는 것 처럼,
내가 전혀 알지 못하는 언어로 된 표지판 밖에 없는 길을 걷는 것 처럼,
낯설고 그래서 느릿하게 움직일 수 밖에 없는 그런 책이다.
-음.. 미국 영화와 유럽 예술영화의 차이라면 비유가 쉬울까..?-
그리고,
이 책은 책을 읽는 이들에게 약간의 불편함을 끼친다.
-이 이유가 별 1개를 빼는 이유다.-
책을 받아들면 이 책이 단권 소설로 보인다.
허나, 막상 읽고 보면 아주 아주 긴 이야기의 제 1권이라는 걸 알 수 있다.
-나는 한동안 끝장을 넘기고도 꽤나 아리송 했다. 확인하기까지.-
또, 이 책은 띄어쓰기가 제 맘대로다. 이 점은 혁신에 가깝다.
글쓴이의 감정을 따라 띄어쓰기를 바꾼거라면 문제가 크진 않겠지만
만약 출판사의 감수의 미비 때문이라면 국어학자들을 아주 노(怒)하게 만들고도 남음이다.
내 경우는, 한 달을 덮어 두었다. 띄어쓰기에 개의치 않게 되기까지.
마지막으로,
이 한 권으로는 아직 왜 이 책의 제목에 낭만이란 단어가 들어갔는지 알 수 없다.
이제 막 미스터리가 시작되는 찰나까지만을 담았기 때문이겠지만
조금 달리 이야기를 하자면,
원래 이 낭만(Romance)이란 단어의 어원은 '이야기하다', '설명하다' 라는 것이었더란다.
어쩌다 이 단어에 '애정'이란 의미가 들어가게 됐는지는 모르지만
그에 비추어 생각하면,
"차마 바랄 수 없었던 낭만적 역사소설!"
이란 카피는
차마 밝힐 수 없었던,
누구도 상관하길 원치않는 역사여서,
그렇게 존재감을 침탈당한 역사를,
이야기 하다.
설명하다.
라고 볼 수도 있겠다.
aa..
그리고,
내 친구지만 글 하나는 정말 잘 쓴다!!
누구라도 동조할 수 있을 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