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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것은 - 존재의 안부를 묻는 일곱 가지 방법
박범신 지음 / 한겨레출판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나는
이 보다는 심플하길 바랬다.
작가니까
당연히 더 많은 어휘를 알고 있고 또 사용하는 거겠지만 그것을 좀 자제했더라면 어땠을까.
담담한, 굳이 뇌를 가동하지 않아도 되는 쉬운 구어체로는 풀이할 수 없었을까.
미사여구가 도처에 널린 건 아니었지만 만날 때마다 신경이 쓰였다.
일부러 배치한 듯한 작위의 냄새가 나는 좀 거슬렸으니까.
물론 그것이 작가에겐 일상의 언어일 수도 있다.
그래서 저 미사여구란 표현에 동의치 않을 수도 있다.
허나 그를 모르는 나로썬 그가 쓴 어휘가 어려울 따름이고 불편할 따름이었다.
그렇더래도,
그것은 내 탓일 수 있다.
순수 우리말을 잘 모르는, 알려고도 들지 않았던 내 모자람일 수 있다.
내 모자람을 그에게 덮어씌우는 것일 수 있다.
그러니,
내가 이 책에 이렇다할 감흥을 느끼지 못했더라도 오직 작가의 탓만은 아닐거란 거다.
그의 산다는 것에 대한 성찰이 모자라다 그리 느낄지라도 작가의 부족함 때문만은 아닐거란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