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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로버트 제임스 월러 지음, 공경희 옮김 / 시공사 / 2002년 10월
평점 :
일시품절
사흘 전인가.. 나흘 전인가..
케이블 티비의 한 영화채널에서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를 우연찮게 보게 되었다.
내 기억엔.. 10년도 훨씬 전에 나온 영화였던 것 같은데.. 나는 이제 처음 보게 된 것이다.
그것도 순전히 메릴 스트립 때문에.
전날, 이 채널에서는 메릴 스트립 특집이라 하여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방영해 주었다.
나는 그걸 보았고, 덕분에 메릴 스트립에 반해 있었다.
그리해, 다음 날 채널을 돌리다 우측 상단에 게재된 영화의 제목을 발견하곤 광고가 끝나길 기다렸다가 처음부터 끝까지 시청을 했다.
영화를 보면서,
눈물을 흘렸고,
이 눈물은 기어코 내 어깨를 들썩이게 만들었으며, 손으로 입을 막고 오랜동안 흐느끼게 만들었다.
지금은 어느 장면에서 내가 그렇게 흐느꼈는지 기억을 아무리 더듬어도 떠오르지 않지만,
어쨌든, 그렇게 울고나서 진한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그리곤 한동안 이렇게 울어본 적이 없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울고 싶었던 모양이다.
다음날 부로, 도서관엘 가서 책을 빌려왔다.
첫 장을 넘기고.. 넘기고.. 넘겨서.. 끝장까지 넘겼다.
책은 영화보다 유치했고, 영화는 책보다 세련되게 이야기를 담았다.
그래서 책을 읽은 것을 후회했다.
그러나
책을 읽고 나서야 비로소
내가 누구에게 더 동질감을 느끼는지 알 수 있었다.
로버트 킨케이드. 남자 주인공이었다.
그러니까 내 눈물은 프란체스카의 눈물보다는 킨케이드의 눈물에 더 가깝다고 해야겠지..!
다시, 책이든 영화든 그 얘기로 돌아와서.
관능(官能).
나는 한 번도 이 단어를 제대로 음미해 본 적이 없다.
나의 터부였던 것은 아닌데.. 너무 오래 혼자여서 그랬는지..
아무튼,
노골적이지 않은 관능(官能)...
예술이라 불러도 좋은 관능(官能)...
프란체스카가 관능(官能)이란 단어를 뱉었을 때,
내 몸이 반응을 했다.
그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영화가 좋았다.
책은 좀 더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좀처럼 그리 느껴지지가 않았으니까.
아무튼,
이 이야기에서 관능(官能)은 아주 중요한 모티브다. 그것이 없이는 이야기가 되지 않을만큼.
또한 플라토닉은 이야기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나는 안다.
관능(官能)의 여운이 더 짙고.. 더 깊은.. 그리움을 만들어내고.. 남긴다는 것을.
그리고..
아직 사색이 끝나지 않은 한 가지가 있는데.. 그건 아무래도 지금은 싣지 못할 듯 싶다.
여전히 더 생각할 것이 남아서.
나이가 어린 이들에겐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다.
그러한 관능(官能)을 이해할 리 없으니까.
또, 그러하기에 재미를 느끼지 못할 것이고.
* 써 논지 며칠 된 글이다.
그간 귀찮아서 써 놓고 옮겨놓지 않은 리뷰 몇 편과 함께 맘을 먹고 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