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인문학스터디 6기 - 여섯 가지 주제로 본 우리 고전문학 의 두번째 강의를 듣고 왔습니다. 구비문학의 대가이신, 존경하는 조현설 교수님의 사근 사근한 말씀에 살짝 졸음도 왔지만 역시 명불허전 입니다. 네 종류의 소수자 중(성적 소수자 - 여성들의 목소리, 신분적 소수자 - 하층 남성들의 문학적 형상, 신제척 소수자 - 장애자를 보는 눈 , 사상적 소수자 - 소수적 지식인의 고투) 특히 사상적 소수자의 작품에 대해 말씀을 나누어 주셨는데요. 소수자의 삶은 어떤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번 깊게 생각하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현대사회에서의 소수자는 주변부에 머물러 있으면서도 끝없이 변주되는 다양성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는 프랑스 철학자 들뢰즈가 카프카를 분석하면서 소수자의 문제를 처음으로 이끌어 내면서 시작되었다고 보는데 불행히도 우리나라 고전 문학에 빗대어 보자면 적용할만한 것이 마땅치는 않아 아쉽다는 말을 하시더군요. - 요 이야기는 나중에 참고로 하여 들뢰즈의 책을 읽어볼 생각입니다. 

  사상적 소수자를 중심으로 본 고전문학 작가와 작품으로 크게 김시습의 [남염부주지], 허균의 [호민론], 박지원의[광문자전],  김병연의 한시로 나누어 이 분들의 삶과 이런 글을 쓸 수 밖에 없었던 사회적배경을 재미있게 설명해 주셨답니다. 일종의 아웃사이더이면서도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잃지 않는, 신념이 굳은 사람은 사상적 소수자로서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많은 교훈을 던져 주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김시습의 예를 들자면 명분과 현실사이에서 고민을 하지만 결국 전기(傳奇)라는 표현양식으로 기존의 관습적인 통념을 깨트리는 일종의 철학소설로서의 [남염부주지]를 썼는데요. 우리가 피상적이고 재미없게 읽었던 그 것이 사실은 김시습의 사유적 세계의 총체를 이루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나니 다시 한번 꼼꼼하게 정독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세번을 읽어도 이해가 아니 되었는데 선생님 말씀을 들으니 대략감이 좀 잡힐 것 같습니다. 이에 한 걸을 더 앞으로 나아간 허균의 [호민론]은 우리를 부끄럽게 만들었습니다. 결론적이긴 하지만 실천하지 않는 삶은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말과 일맥상통한 것 같습니다. 박희병 교수님이 쓰신 이언진 평전인  나는 골목길 부처다 라는 책을 꼭 읽어봐 야 할 것 같습니다. 세상에나 고전의 바다는 정말 끝이 없군요. 이옥 전집도 지금 막 시작하려는 차인데 순위가 주루루 밀리게 생겼습니다. 
 

  문학으로 본 박지원의 소수적 미학은 아마도 실사구시의 정신이 아니였나 싶습니다. 실질에 무게를 두었던, 기존의 통념믈 전복하고 낡은 생각을 바꾸는 힘으로 깨달음을 주시려고 했던 연암의 꿈은 아직도 진행형입니다. [광문자전]에서 말하려고 했던 것도 이런 것이 아니였을까요?  고전 다시 보기, 바르게 보기의 눈이 조금씩 떠져가는 느낌이었습니다. 김병연의 시도 마찬가지 인것 같습니다. 하층민의 삶과 정면으로 마주하면서 조선시대 계급의 허구성을 폭로하고 조롱했던 그의 시는 소제시부터 시작하여 희작시,파작시,그리고 파격시에서 정점을 이루게 되었다고 합니다.  가만히 한번을 읽고 두번을 읽고 세번을 읽다 보면 자꾸 새로운것이 보입니다. 고전은 정말 공부해야만 하는 아는 것만 보이는 비급인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의 현재 사회에서 소수자는 누구일까요 ? 누가 소수자인가요 ? 소수자에 대해 생각한다는 것,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 선생님께서 이런 질문을 던지시더군요. 관계적이고 위상적인, 상대적 개념으로서 소수자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라는 말씀이 마음에 오랫동안 남아 있습니다. 부자가 된 석숭처럼 내 옆에 있는 사람, 나와 관계가 없는 사람이라 하여도 그들의 입장에 서서 그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함께 노력해 간다면 좀 더 좋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 하는 구태의연하고도 뻔한 생각이지만 한번도 지키지 못한 제 자신을 탓해 봅니다.  주말마다 하루씩은 이런 강의를 들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하루였습니다~
 

좋은 강의 해주신 조현설 교수님께 다시 한번 감사 말씀 드립니다. 3강부터는 지방이라 참석하지 못해 아쉬움이 너무 큰데요. 다행히 알라딘MD께서 동영상으로 강의를 올려주신다고 하니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입니다. 비록 직접 듣지는 못하지만 영상으로라도 미진한 부분을 보강할 수 있으니까요 ^^  앞으로도 요런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강의 많이 마련해 주시실 바라며 늦게까지 고생하신 MD님 고생 많이 하셨구요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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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러브 2011-04-28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편으로는 지방에서도 강의가 되어서 좋다는 생각도 듭니다.
약간은 서울에서 사는 이득을 너무 많이 보나하는 생각도 했거든요..

dimeola 2011-04-28 10:33   좋아요 0 | URL
녜 충분히 공감합니다. 아무래도 출판사가 서울 쪽에 거의 있으니 그런 거 같구요. 이런 점에서 휴머니스트 출판사의 이번 결정은 정말 대단한 듯 싶어요. 장소 섭외도 그러하거니와 경비도 만만치 않을텐데 말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