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엔 벚꽃이 바람에 쓸려 허공으로 사라진지 오래지만 철없는 연인은 아직도 그 거리를 헤매이고, 해가 제법 길어지는 오후에 퇴근을 서두르고 강의를 들으러 부지런히 걸어갑니다.
 

고전 속의 꿈과 환상 그리고 문화콘텐츠라는 주제를 가지고 인문학 스터디 첫번째 장이 신동흔 교수님 말씀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상상력의 힘 - 상상이 바꾼 세상, 이미 또 하나의 실재이다.
20세기가 엘리트의 시대이며 리얼리티의 세계라면 21세기는 대중의 시대이며 상상력의 세계이다. 그 코드는 바로 고전이다.
왜 고전인가. 고전에 깃든 원형적이고 보편적인 상상력의 힘.
세월의 검증을 거친 서사와 누구든 사용할 수 있는 모티프의 무한한 창고다( 고전이 저작권이 없는 퍼블릭이라는 점에선 공감 100배)

제가 간략하게 파악한 첫번째 주제는 바로 위의 이야기 였습니다. 사실 저는 그 이야기를 확인 받으러 간 셈이였지요.
문화콘텐츠로서의 갈래길에 대한 고민이 좀 진지하지 못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신화가 고전이 좀 더 쓸모있는 콘텐츠로 만들 수 있는 방법론에 대해 어렴풋하게 감을 잡기도 했구요. 환상세계로의 무한 통로 속에 어느길로 가야 할 것인가. 강진도령의 개미 왼뿔 허리만한 길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도 보았습니다.
 

현실의 논리에서 바라본 꿈의 논리 또한 다르지 않다. 나아가라 길이 열릴지니
꿈속에 담긴 파괴적이고 연속적인지 않는 상황은 현실에서 보여주지 못한 진리이다.
집단 무의식의 원형을 신화나 민담에서 볼 수 있는 이유이다.(융의 이야기도 같은 맥락인 셈)
꿈의 논리 - 그 서사란 얼핏보기에 마구 흘러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순차구조에 따른 정교한 서사 구조를 따라간다.

두번째 주제는 신화나 민담이 주는 꿈의 논리에 대한 파악이었습니다. 우리가 생각하기에 말도 안되는 것들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하는가. 그 서사는 현대 소설이나 문화 콘텐츠가 가지고 있는 원형을 그대로 가지고 있습니다. 무언가의 결핍이 일어나고 해결을 하려고 시도를 하지요 그리고 그 결핍을 해소하지만 불완전 합니다. 불안하지요 그래서 금기가 생깁니다. 그리고 위반하게 되지요. 위반의 결과 시련을 받고 시험에 들게 하지요. 아직 한번의 기회는 남아있습니다. 그리고 해결을 시도하게 됩니다. 마지막 엔딩은 완전한 결핍의 해소로 막이 내리지요. 그리하여 인간 관계 진행의 법칙은 원형의 몇가지 갈래로 정리되는 것 같습니다. 아침 막장 드라마를 욕하면서도 보는 것과 마찬가지로 고전 중에도 그러한 서사구조를 가진 작품들이 그 당시에도 큰 인기를 일반 대중들에게 얻었다고 합니다. 그것은 꿈과 환상의 서사속에 담긴 현실을 제대로 짚어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두 시간 넘게 쉬지도 않고 열강해주신 신동흔 교수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얻어간 것이 참  많았습니다.
후기는 너무도 짧지만 얻어간 것은 너무도 많습니다. 여기에 그것을 다 쓰기엔 필력이 않되어 이쯤에서 줄일까 합니다.

책을 서너번이나 읽고 그 속에 열거된 여러 신화를 찾아 읽었음에도 역시 놓친 것들이 있었고 많은 보강을 받았습니다. 저자와의 대화나 강의는 그래서 중요한가 봅니다. 중요 참고 자료에 관한 것도 얻었고 좀 더 고전 공부를 가열차게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 날이였습니다. 간만에 보람찬 하루였네요 ^^  시간이 없어 교수님 제자들의 고전에 대한 기획 아이디어를 보지 못해 너무 안타까웠는데 다행이 웹에 공유되어 았다고 하니 찬찬히 검토해 볼까 합니다. 

두번째 강의인 고전문학이 그려낸 소수자도 기대가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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