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공이란 무엇인가> 수업에서는...
아래와 같은 것들을 느꼈습니다..
주말 내내 부처님의 유언이... 가슴에 남았더라지요.
부처님이 식중독으로 돌아가셨다는 말에..
풋 하고 웃었어요..
뭐랄까.. 그 순간에.. 참 인간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부처님께 마지막으로 공양한 춘다.. 그 공양 때문에 부처님은 돌아가셨지만, 그를 갈구(?)지 말라는 그 말씀..
그 말씀을 들으니 뭔가 깨닫는 것이 있었어요.
저 역시 얼마나 많은 일들을 그런 식으로 생각했었나... 하고 말이죠..
처음에는 분명 좋은 의도로 말하고 좋은 생각으로 행동한 건데..
결과가 좋지 않았을 때, 정말 많은 것을 후회하게 되죠..
선생님이 말씀하셨던 것처럼.. 좋은 마음으로 빌려준 돈 때문에.. 친구가 죽게 되었을 때는...
특히나.. 차라리 돈을 빌려주지 않았더라면 친구와 사이가 멀어지더라도 그 친구가 죽지는 않았을 텐데...
이런 식으로.. 그 전의 전의 인과를 찾게 되고... 그 관계까지 후회하게 되고..
그런 어리석은 짓을 범하게 되죠..
근데 미처 그런 것들을 깨닫지 못하고 산 것 같아요..
항상 눈 앞의 것들만 생각해서, 이미 벌어진 결과의 좋고 나쁨만 따지게 되는 어리석은 생각..
그러다 보면.. 사실 태어난 것 자체를 후회하게 되는 거죠..
아.. 나 같은 애는 그냥 태어나지 말았어야 해... 라는...
그러다 보면 우리 엄마 아빠는 왜 결혼을 하셔서...
이러다 보면. 할머니 할아버지 까지 생각하게 되고...
어디까지 원인을 찾아서 거슬러 올라가게 될까요...
부처님의 그 한마디 유언이.. 춘다를 탓하면 춘다는 나의 제자가 된 것을 후회하게 된다...
그 한마디의 유언이.. 인생에 있어 무엇이 중요한 건지.. 깨달음을 주셨어요..
그 날 수업에 있어서는.. 딱 그 유언이 아주 오래도록 울림을 주네요.
그래서 제가 후회하고 있던 것들을 다시 정리해 보았어요.
누군가를 사랑했던 일, 누군가에게 상처 주었던 일.. 혼자서 아파하고 나 자신의 쓸모조차 후회했던 일..
이제는 그러지 않고 살아가기로 했습니다.
결과는 나빴지만, 누군가를 사랑했던 일을 후회하지 않고..
마음은 아프지만, 누군가를 만났던 일을 후회하지 않는 것..
이제부터 좋은 생각과 좋은 의도를 먼저 생각하려고 해요...
하지만.. 아직 수련이 부족해서 또 언제가는 부질없이 후회하고 있는 날들이 있겠죠..
그 때마다 그 망상을 부수어 나가는 것..
그것이 <공>한 상태가 되는 것 아닌가 싶어요.
왠지 시니컬한 철학인 것 같네요. <공>이란..
부정도 긍정도 아닌..
그러면서도 은근히 <재현>수업과 통하는 점이 많은 것이...
절망은 허망하다. 희망이 그러하듯이!!!
루쉰의 명제가 떠오르는 <공> 수업..
열정적으로 수업해주신 선생님께 감사를 드리며~~ ^^
이번 주 수업 예습해야 겠네요. ^^
다들 좋은 한 주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