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듣지 않았다면 전 정말 귀중한 시간을 놓쳐버렸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자인 저에겐 다가가기 쉬운 설명이라 무엇보다 좋았고 그래서 그런지 짧은 시간임에도 집으로 돌아올 때 한 아름 뭔가를 들고 가는 기분이었습니다. 생각의 여지가 있다는 건 정말 기분 좋은 일입니다. 이런 기회를 준 알라딘에게 감사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재현의 사유에 특히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저의 인생에 대해 생각을 하면서, 제 안에 있던 그동안 자잘하게 흩어져있던 조각들이 맞춰진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때 저는 정말 기회가 좋게도 고민을 하고 있었던 때였기도 했거든요. 우연인지, 강의를 들으면서 제가 읽고 있던 책이 생각이 나더군요.  

개념을 계속 깨는 것, 그 전에 개념이 있어야만이 깨질 수 있다는 것. 그걸 깰 의사가 자기 안에 있어야 깨질 수도 있다는 것. '변화'하는 것, 사람은 흐르는 물과 같이 계속 살아가는 존재. 흐르지 않은 물은 썩고 무엇보다 자기 자신이 견딜 수 없을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사람은 익숙해지는 것에 환호하지만 그 익숙한 것에 싫증내는 것도 사람이니까요. 제가 나이를 더 먹는다면 손으로 작은 물살이라도 휘젓는 것보다 서서히 잠기는 것에 익숙해질지도 모르겠지만. 그래서 '혁명가' 가 라는 말이 나오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강의를 들었으니, 십 년 후에 반추할 기회를 얻은 셈입니다.  

생각을 바꿔 보고 부정을 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이 들면서, 그로 인해 마음에 때때로 생기는 생채기와 혼란이라는 파문을 현명하게 받아들이고 가라앉히는 방법. 그 방법도 중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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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 2010-01-18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정관념도 사회적 통념도 무작정 부정하기보다는 끝까지 파고들다 보면, 그 개념도 깨어지고 나도 깨어지는 경지에 다다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러면 아마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할 수 있을까요?

koooo 2010-01-18 1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깰 의사가 자기 안에 있어야 깨질수도 있다는 것에 정말 공감합니다. 전 부정을 하며 겪을 혼란에 대해 마음의 준비를 하고는 있는데 주위사람들이 상처를 받을까 벌써 마음이 움츠러 들어있습니다.. 이런걸 보면 아직 멀었죠?

froghong 2010-01-18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생각을 바꾼다는 것.....계속 고민증입니다.....이 고민이 언제 끝날지....

붉은루핀 2010-01-19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표현이네요. 손으로 작은 물살이라도 휘젓는 것보다 서서히 잠기는 것에 익숙해질지도 모르겠지만. ㅎㅎ 후기들을 읽으니 더욱 지난번 강의에 참석치 못한 게 안타깝네요.. ^^

알라딘공부방지기 2010-01-19 15: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을 읽으니 어쩐지 김광석 님의 노래가 생각나요.

검은 밤의 가운데 서있어 한치 앞도 보이질 않아
어디로 가야 하나 어디에 있을까
둘러 봐도 소용없었지
인생이란 강물 위를 끝없이 부초처럼 떠다니다가
어느 고요한 호수가에 닿으면 물과 함께 썩어가겠지

그래서 광석님은

일어나 일어나 다시 한번 해보는 거야
일어나 일어나 봄의 새싹들처럼

라고 노래했지만, 우리들은 공부하는 거겠죠. 네,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