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케이스스터디인가]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왜 케이스 스터디인가 - 복잡한 현상을 꿰뚫는 관찰의 힘, 분석의 기술
이노우에 다쓰히코 지음, 송경원 옮김, 채승병 감수 / 어크로스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학부 마지막 즈음에 사례분석(case study) 관련 과목을 수강했는데 참 흥미롭더라. 실제 일어난 경영의 이슈를 바탕으로 그 문제점과 흥망의 핵심을 냉철히 바라보고 그 해결책을 모색해 본다는 것은 나의 경영학적 사고를 가다듬는 좋은 시간이 되었더랬다. 아마도 강의식 수업에서 벗어나 스스로 생각하고 분석하고, 팀과의 토론을 통해 판단력과 문제해결 능력을 배가할 수 있었기에 좋은 느낌으로 남아있지 않나 싶다. 그리고 이 때 배운 여러 케이스 스터디의 스킬은 지금까지도 유용하게 써먹고(?) 있으니 등록금 값은 제대로 했다고 봐야 할 듯하다.^^

 

일본 아마존 MBA 부문 1위의 책이라는 <왜 케이스 스터디인가 - 복잡한 현상을 꿰뚫는 관찰의 힘, 분석의 기술. ブラックスワンの経営学>을 읽다보니 그 시절의 추억들이 떠올라 쓸데없는 넋두리를 하게 되었네... 쩝~. 어쨌거나 이 책은 미국경영학회지(AMJ)에 실렸던 최우수논문(Best Article) 다섯 편을 바탕으로, 케이스 스터디가 "현상의 의미를 빠르게 끌어내고 현장 사람들이 금방 실행으로 옮길 수 있는 메시지를 만드는데 최적화되어 있다"는 '맛'을 아주 잘 보여주고 있다. 잘 정리 분석되어 있어 꽤 읽을 만했다.

 

경영 현장에서는 예측 불가능한 '불확실성'이나 '무작위성'에 의해 통계로 설명하기 힘든 이해할 수 없는 현상(블랙 스완)이 일어나곤 한다. 우리 생각에 '있을 수 없는 일'이 때론 '몰랐던 일'일 수 있다는 점에서 케이스 스터디는 이런 블랙 스완을 발견하는 아주 좋은 방법론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 이 책의 전제라 하겠다. 또한 개별 사례의 통찰을 통해 그 원인과 결과의 본질(시사점)을 탐구함으로써 통설(학계의 상식)을 뒤집거나 미래를 예측하는데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이 책을 통해 확인하게 되더라.

 

케이스 스터디의 핵심이 '맥락'이라는 정의에서 작은 배움이 있었다. 맥락이란 특정 현상을 둘러싼 상황을 말하는데, "케이스 스터디에서 맥락은 해당 사건을 해당 사건을 이해하기 위해 없어서는 안 되는 배경과 같은 것이다. 따라서 맥락에 대한 주의 깊은 분석이 필요하다."는 거다. 통계학적 연구에서는 맥락을 통해 이해하기보다 맥락에 좌우되지 않는 일반적 법칙을 발견하는 것이 주요 목적인지라 맥락이 부각되지 않도록 하지만, 모든 일을 전부 숫자로 나타내기 어려운 측면도 있는 법. 이럴 때 즉, 인과 메커니즘을 규명하고자 할 경우에 케이스 스터디가 유용하다는 거다.

 

간단하게 정리하면,
있을 수 없는 일, 예상 밖의 사건 ==> 날것 그대로의 본질에 다가가라 ==> 원인과 결과를 연결하는 과정 ==> 케이스 스터디의 '힘'


케이스 스터디의 힘(강점)이란,
1. 인간의 지성을 활성화 하는 힘(사고력과 관찰력을 이끌어내는 힘)을 키운다.
2. 복잡한 현상에 대응하는 힘(인과관계를 밝히는 힘)을 키운다.
3. 유추법으로 미래의 개척하는 힘(전례가 없어도 유효한 가설을 이끌어 내는 힘)을 키운다
.

 

책에서는 일탈사례(대다수의 일반적인 사례와는 달리 기존의 통설에 들어맞지 않는 사례) 연구가 기존의 상식을 깨고 새로운 정설을 이끌어내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더라. 여기서 중요한 점은 무언가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는 것! 보편적이고 일반화된 통설에 대한 깊고 냉정한 이해와 더불어 문제의식을 가져야 함을 주지하고 있다. 이어 사례를 보는 '관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어떤 렌즈로 보아야 사례의 가치를 높이는지를 알아내야 한다는 거다. 물론 한 사람보다는 여러 사람의 눈으로 '가치를 높이는 렌즈'를 찾으면 더 좋고...

 

이러나저러나 잘 된 케이스 스터디는 무엇보다 조사 설계가 뛰어나야 한다(이건 기본). 명확한 논리를 세우고(적은 사례로도 확실한 결론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므로) 가설의 타당성을 검증하는 반복 실험과 고찰이 필요하다는 것도 기억할 만했다. 이때 경계해야 할 자세는 가설에 맞게 억지로 데이터를 꿰어 맞추는 거고, 바람직한 자세는 가설 검증에 실패하더라도 사실과 마주하고 진짜 원인을 찾는 거지. 뭐 당연한 말이지만 최초의 문제의식을 명확히 하여 방향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걸로 보인다. 관점이 분명하면 데이터에 매몰되는 일은 없을 터이므로...

 

결국 케이스 스터디는 통상적인 패턴에서 규명할 수 있는 상관관계보다는 인과관계의 추적과 규명에 그 의의가 있다는 걸로 보인다. 책의 마무리는 '학술의 과잉'을 없애고 '실무에서도 의식해야 할 것'을 남김으로써 실천적인 케이스 스터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나간다. 이 책은 배경 논문의 수준이 좀 높아 배울 부분이 많은 책임이 분명한데, 혹시 미시적인 케이스 스터디를 기대했다면 그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듯하다. 다섯 편의 논문이 들여다보는 분야가 조금 거시적(조직 혁신, 위기관리, 인재 채용, 혁신 전파, M&A)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경영경제 학도라면 한번 쯤 꼭 읽어볼만한 책이라 평가를 해 본다.

 

이 책의 뼈대를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챕터

인용 논문

뼈대

얻고자 하는 힘

2

급진적인 조직 혁신에 관한 연구(2007)

단 한 개의 사례라도 분석 시점에 따라 충분한 시사점 을 이끌어낼 수 있다

블랙 스완을 발견하는 힘

3

조직의 관성 변화에 관한 연구(2005)

면밀한 조사 설계를 통해 가설을 검증한다

적은 사례로 논리를 검증하는 힘

4

창의성 평가에 관한 연구(2003)

현장에 뛰어들어 예상치도 못한 '발견'을 한다

뜻밖의 변수를 탐지하는 힘

5

혁신 전파에 관한 연구(2005)

추가 분석을 통해 가설의 정밀도를 높인다

숨겨진 맥락을 읽는 힘

6

M&A 의사결정 프로세스에 관한 연구(2009)

조사 대상을 추적하여 인과 메커니즘을 규명한다

복잡한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힘

 

간단요약 :
왜 케이스 스터디인가?
케이스 스터디는 학술 연구뿐 아니라 실무에도 도움이 되는 유연한 조사 방법이다. 생각지도 못한 사실을 현장에서 발견하는 경험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를 지닌다. 그런 경험은 새로운 발상을 가져오고 자신을 지론을 다듬어 줄 것이다.(262쪽)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

 


댓글(1)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5-06-25 13:50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