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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리는 컨셉의 법칙 - 세계적 히트상품 속 정교한 컨셉의 비밀 17
김근배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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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쟁시장은 시장 선도기업이나 도전기업, 또는 시장 틈새기업(market nicher) 모두에게 피곤하기만 하다. 아차~ 잘못 판단하는 순간 시장점유율은 끝없이 하락하고 기업의 존폐마저 위협받는 게 현실이다. 당장 삼성전자의 스마트폰만 해도 그렇다. 애플을 제쳤다고 좋아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중국에서 샤오미의 좁쌀 펀치에 정신없이 얻어맞고 애플의 대화면에 제대로 한 방 터지면서 그로기 상태이다. 삼성에 딸린 부품회사들도 덩달아 죽을 맛이다. 구글에 잡힌 야후는 또 어떤가. 영원한 1등은 없다지만 안주하는 순간 도전자들의 추격은 한 순간에 전세를 뒤집어버린다. 표적시장에서 경쟁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신제품 출시나 기존 제품의 성능 개선도 중요하지만, 그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마케팅 전략이란 것은 누구나 아는 일이다.

 

 이번에 읽은 <끌리는 컨셉의 법칙>은 보편화된 마케팅의 중요성에 머무르지 않고, 인간의 문제를 근원적으로 고민하는 인문학과의 결합을 통해 마케팅에 좀 더 효과적으로 접근하는 안목과 통찰을 얻고자 시도하는 책이다. 인간의 행동범주를 존재-인식-표현의 육면체로 나타내어 이를 마케팅 상황에 적용하여 '컨셉큐빅'을 제시하고, 이 컨셉큐빅을 구성하는 '브랜드-소비자 인식-표현'은 또다시 음양의 양면성을 갖는다는 법칙을 내세우는 게 다른 책에서 못 보던 거다. 요즘 마케팅의 추세가 관계마케팅이나 뉴로 마케팅 등 인간 지향적인 사고에 초점을 맞춘다는 거야 다 아는 사실인데도 이 책을 읽는 내내 '신선하다', '이 책, 살아있네~' 이런 느낌이 들었다. 특히 딱딱하거나 구시대의 사례가 아닌, 바로 지금의 마케팅 성공과 실패를 다루어 그 흥미가 더해 상당히 괜찮은 공부가 되었다.

 

 책은 '세계적 히트상품 속 정교한 컨셉의 비밀 17'이란 부제처럼 컨셉 개발과 관련한 17개의 법칙과, 이를 동서양 철학의 관점으로 해석한 '컨셉 카페'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런데 저자는 왜 컨셉에 방점을 찍었을까? 그건 "열등한 제품은 우월한 제품을 이길 수 있지만 열등한 컨셉은 결코 우월한 컨셉을 이길 수 없다."는 업계의 속설, 즉 오늘날의 소비자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컨셉에 의해 구매하게 된다는 사실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를 바탕으로 "마케팅에서의 컨셉은 '다른 제품이 아닌 바로 이 제품을 사야할 이유'를 소비자에게 제시하여 구매동기를 자극하는 것"으로 정의하면서, 소비자에게 어필하는 뛰어난 컨셉 뒤에는 어떤 숨겨진 법칙이 있다는 데 초점을 맞춘다. 그리고 이를 통해 마케팅에 적용할 통찰을 얻는 지혜를 얻자고 책의 목적을 제시한다.

 

 첫 번째 법칙은 반포 래미안 퍼스티지 아파트의 예를 들어 '컨셉의 일관성'을 강조하고 있는데, 공자의 논어에 나오는 '일이관지 一以貫之'로 설명을 한다. 무질서하게 흩어져 있는 개념들을 꿰어 보배로 만드는 것이 일이관지의 힘이고 컨셉의 힘이란 정리는 동양학을 즐기는 나에겐 의외로 쉽게 이해되더라. '컨셉력=차별성×필요성'이란 법칙2도 너무나 당연한 말씀이고, 락앤락 용기 속에 지폐를 담은 후 검정 잉크를 잔뜩 푼 수조에 넣어 젖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 락앤락 광고의 성공은 오감마케팅의 전형적 성공 사례(법칙3)로 그 교육 활용도가 높은 자료였다. 하나의 키워드로 언어화하라(법칙4)거나 기대감을 높여라(법칙5), 성향미(聲香味 법칙10) 같은 내용은 고객대면 점포에서 당장 써 먹을 수 있는 내용이었고, 기아 K9이 잘 팔리지 않는 이유를 다룬 법칙9도 생각꺼리였다.

 

 쇼펜하우어의 감각이론에 의해 제안한 색촉(色觸)이나 성향미 등은 읽는 자체가 흥미로웠다. 이런 오감 마케팅을 근간으로 하는 컨셉이 많았는데(법칙 3, 5, 9,10,12), 이는 인간이 무엇을 인식할 때 감각 경험과 컨셉이 불가연의 관계가 있음을 보여주는 거라고 하겠다. 인문학의 관점에서 마케팅에 감정을 이입시키는 것까지는 좋은데, 저자는 여기서 '우리끼리만 아는 애기'로 소비자를 소외시키지는 않는지 소비자의 눈높이(법칙14)에서 다시 체크하기를 권한다. 결국 소비자와 소통하고 교감되어야만 된다는 기본을 놓치지 말라는 건데, CJ 햇반의 성공적 정착을 다룬 '숨은 사회적 욕구를 헤아려라(법칙16)'가 이를 잘 설명한다고 느껴졌다. 애덤 스미스가 <도덕 감정론>에서 말했다는 인간의 사회적 욕구는 인감의 동감 본능에서 유래한다고 했다지...

 

 17개의 법칙이 전부 흥미로웠지만, 그래도 마지막 '법칙 17 모든 법칙들을 무시하고 자신의 법칙을 만들라'가 단연 정답처럼 여겨졌다. 자신의 법칙이란 기존의 통념을 깨는 역발상을 의미한다. 구글이 야후를 넘어선 것도, 월마트가 K마트를 추월한 것도 발상의 전환에서 시작한 것이다. 역동적인 경쟁시장에서 후발기업이 제대로 자리 잡으려면 경쟁업체와 같이 생각해서는 버티기 힘들 것이다. 생각 하나에 레드오션에서도 새로운 시장은 태어난다. 통념을 깨트리는 역발상의 사고는 모순을 부정하고 대립되는 것을 상생으로 만든다는 중용의 법칙이 참 마음에 들었다. 저자는 이 책 전체를 그림으로 요약하여 제시하고 있는데, 단순하면서도 책의 의미를 잘 설명해 주고 있다.

 

 

 SERI(삼성경제연구소) CEO 인기 강의를 책으로 만들었다고 하는데, 그 명성만큼이나 괜찮은 책으로 와 닿았다. 마케팅을 공부하는 이나 실무를 담당하는 이에게 어떤 기본을 놓치지 않도록 하는 힘이 있는 책이었다. 당장 활용할 수 있는 마케팅 아이템이 많으므로 분야 관련자라면 필독을 권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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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2-22 16:3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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