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에 가게를 시작, 했습니다 - 여성 오너 15인의 창업 이야기
다카와 미유 지음, 김희정 옮김 / 에디터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여자라면 선뜻 혼자 힘으로 가게를 차리겠다는 계획이 쉽지는 않다. 점포를 알아보는 일부터 물건을 매입하고 컨셉을 정하며 손님을 상대하는 일에 경영과 회계등등, 가게라는 왠지 허름해보이는 이름과 달리 하고 싶다는 마음만 먹고 섣불리 시작하기 힘든 것이 바로 자기 사업이다. 게다가 여자가 하겠다는 일은 일단 얕잡고보는 사람들의 시선까지 더해지면 그야말로 독한 마음을 먹지 않으면 안되는 일이 바로 자기 가게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책 속, 15명의 여성오너가 들려주는 자기 가게의 운영노하우는 의외로 쉽고 간단했다. 어쩌면 20대였기에 가능했던 일이라 말하기도 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자신만의 공간에서 자신의 감성을 공유할 수 있는 고객과의 조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말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뚜렷하게 자기 가게를 가지고 싶다는 열망이 공통적이었다.
 

나 역시 여성 오너들이 자신의 가게를 상상하며 즐거워했던 시기를 오래전부터 겪었다. 하지만 지금 내가 그들과 확연하게 다른 건 바로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데 장애물이 되었던 두려움을 극복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제 불확실했던 20대보다 갖춰진 게 더 많은 지금도 가게를 갖고 싶다는 꿈만 부풀린 채 시작하지 못하는 이유도 두려움이었다. 오너들 모두 입을 모아 불끈했던 시작과 달리 고비를 맞고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하지만 슬기롭게 극복해나간다. 그들은 이미 가게를 시작하기전 겪어야 했던 두려움이란 큰 산을 넘었기 때문에 더 큰 위기도 넘길 수 있는 용기와 끈기, 신념을 가지고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자신을 믿고 유행을 쫓지 않으며 확고한 컨셉을 가지고 인내했던 부분은 내가 가게를 하더라도 마음속에 새겨두기로 했다. 
 




 

 

 

 

 
잡화 전문점-vanilla chair                         일본 동화풍 잡화점-라무네 저택  
 

"가게를 열고 싶다는 상담도 꽤 많이 받는데, 이상으로 그리는 가게를 이것 저것 상상하는 시간은 아주 즐거운 것이에요. 그렇지만, 실천으로 옮기려면 상상대로는 되지 않아서, 큰 노력과 각오가 필요하죠." 자신 이외에는 아무도 해주지 않는다. 결정하는 것도 자신, 움직이는 것도 자신이다.  -p.74


최근 우리나라에서 급격히 늘어난 소규모 까페나 음식점들은 대형 체인점화되버린 까페나 패스트푸드점에 식상해진 사람들에게 관대한 칭찬과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개인의 취미나 취향을 고스란히 드러내주는 이런 작은 가게들을 통해 사람들은 진정 소통하는 느낌을 받는 듯하다. 이 책에 소개된 컨셉 가게들도 모두 가게 주인을 닮아있다. 주인의 생각을 그대로 담고 있으며 주인의 취향을 반영한다. 그리고 가게 주인들 역시 손님들을 통해 배우고 성장한다. 그래서 대형 까페나 음식점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타인과의 관계형성과 감성교류는 이런 작은 가게를 유지하는 원동력이 되어준다.


"가게라는 것이 하려고 생각한다면 그렇게 어려운 거은 아니에요. 너무 높은 장애물이라고 생각해서 결국 하지 못하고 포기해 버리는 사람이 많은 거죠. 가게를 만드는 것보다 시작하고 나서가 더 힘들지만, 정말로 하고 싶은 거라면 과감히 시작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p.93 
  

 

 

 

 

 

 

 서양과자 전문점-machilda 
 

20대에 가게를 시작했다는 거창한 타이틀은 15인의 여성오너들을 대단한 존재라고 믿게 만들지만, 사실 이야기를 들어보면 얼떨결에 시작한 사람부터 뒤늦게 자신의 가게를 갖고 싶다고 생각해 일단 저지른 사람들도 많았다. 단지 손님들로부터 '귀엽다'는 한마디를 듣기 위해 밤낮으로 케이크모양의 오르골을 만드는 일본동화풍 잡화점의 24살 오너 아오키 메구미씨까지. 사연은 가지각색이지만 시류에 편승하지 않는 자신만의 색을 입힌 가게의 어린 오너들은 당당하고 멋졌다. 아무래도 일본의 가게들이다보니 점포를 오픈하는 과정부터 개업자금까지 우리나라 현실과는 다소 차이가 있을것 같지만 물가비싸기로 소문난 일본의 개업자금치고는 소자본이었다 생각하니, 일을 벌여도 충분할 것 같아 나의 계획을 앞당겨보는 건 어떨까 진심으로 고민했다. 그 때까지 오너들의 초심을 두고 두고 기억해둬야 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