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출판된 신예작가의 책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두 책은 <일의 기쁨과 슬픔>과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이다. (‘가장’이라는 최상급을 쓰면서 두 권을 꼽은게 좀 어색하긴 하다.) 둘 다 여성 작가의 단편집인데 <일..>은 철저히 직장이라는 현실에 기반해서 쓴 단편집이고, <우리..>는 SF소설상을 탄 작품이 두 개나 수록되어 있는 SF소설 단편집이었다. <우리..>에서 특히 맘에 들었던 작품은 '관내분실'과 '감정의 물성'이었다. 고르고보니 내가 고른 이 작품들은 그 중 그닥 SF스럽지 않은 작품들인 것 같다. 이 두 권을 함께 엮어보는 것은 두 권이 모두 색다른 느낌을 준다는 점에서 독특해서이다. 과거를 이야기하든, 현실을 다루든, 미래를 상상해서 쓰든, 독자에게 읽는 즐거움을 준다면, 나는 굳이 장르를 나누는 게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읽는 동안 즐겁고 읽고 나서 여운을 느낄 수 있다면, 좋은 글 아닐까?이런면에서 구병모와 윤이형 같은 작가는 참 재능있는 작가들이다. 재능있는 이런 작가들이 좋은 작품을 꾸준히 낼 수 있는 토대가 어서 갖추어지길 바란다.#일의기쁨과슬픔 #장류진#우리가빛의속도로갈수없다면 #김초엽 #구병모 #윤이형 힘내요! #무슨책읽어
어쩌다 프롤로그를 건너뛰고 첫 장부터 봤는데, 30페이지쯤 읽을 때에서야 소설이 아니란 걸 알았다. 표지에 써있는 걸 그제야 읽음. 김혼비 에세이! 이건 무슨 뜻이냐 하면 너무 재미있다는 뜻이다. 스토리가 전개되는 에세이 처음 봤다. 신세계다. 게다가 주제는 여자 축구. 당연히 남자가 하는 거라는 세계에, 평범한 30대 여성이 도전하는 실제 이야기. 이쯤되면 에세이가 아니라 위인전 같다ㅎㅎ(몸치인 나에게 있어 체육분야는 특히 그렇게 여겨진다)글이 완전 재밌고 웃겨서 그야말로 호쾌하다. 같이 뛰는 느낌이 난다. 여성임을 극복해보려는 노력, 진정한 페미니즘적 사고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