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다 - 김영하에게 듣는 삶, 문학, 글쓰기 김영하 산문 삼부작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김영하의 데뷔년도 1995년은 나의 입사년도이기도 하다.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부터 최근의 <살인자의 기억법>까지, 소설뿐만 아니라 에세이, 여행기, 번역서까지 거의 빼놓지 않고 전작을 다 읽은 작가이다. 내게 이런 작가가 몇 있는데, 그들은 이제 내게 작가라기보다는 나와 동시대를 함께 살아나가고 있는 오빠, 언니, 친구라고 느껴진다.

몸살약에 수면제가 섞였는지 이틀내내 잠에 취해 있었는데, <말하다>이 책 한권만 내 옆에 있었다. 영하씨의 강의도 몇번 들어본터라 목소리가 생생해, 책을 읽는건지 옆에서 말을 해주는건지 헤깔릴 정도였다. 그의 생각, 책, 작가로서의 삶. 그저 솔직한 목소리로 조곤조곤 이야기해 주는 것 같았다.

사실 나는 마흔 넘어의 김영하가 너무 반듯해보여 그게 오히려 아쉽다. 20대때 보여준 문단의 이단아같은 그런 치기어린 글들을 계속 보고 싶었다. 하지만 나도 나이들었고, 그도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이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책 속에서 끊임없이 묻고 작품속에서 매번 새로운 세계를 구축하는 그를, 지금까지 20년간 만나온 것처럼 앞으로도 계속 만나고 싶다.

모든 것이 털리는 시대. 그러나 책으로 얻은 것들은 누구도 가져갈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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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06 03: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보물선 2015-04-06 08:31   좋아요 0 | URL
전 괜찮았는데^^ 강연, 인터뷰 옮긴거라 더 솔직하게 느껴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