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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정원 - The Old Garden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오래된 정원을 봤는데..... 여운이 너무 오래간다.
정치적 입장 無로 살아왔기 때문인지,
영화에서 나오는 다큐적인 씬에서는 매우 불편하기만 했다.
시대상황에 대한 최소한의 묘사만 했으면....하는....
광주항쟁때 피묻은 주검, 86년 건대사태, 87년 노동자분신...
이런 묘사가 어찌나 불편한지......
감독이 일부러 불편하라고 넣은 거 아닐까 싶을 만큼......
어쨌든 나는 멜로적 관점만을 견지하기로 했다.
6개월 만나 사랑하고 17년 기다리다가 윤희는 암이 걸려 죽고,
동료들에 대한 죄의식으로 거의 자진해서 잡혀가서 복역한 현우는
윤희가 낳은 딸과 조우한다.
서정시를 쓰기 힘든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바보같은 사랑 이야기....
영화는 멜로라인에도 집중하기 힘들게 한다.
둘이 왜 그렇게 사랑했는지(들뫼에서의 행복한 생활? 별루던데...),
아이는 왜 낳았는지,
윤희는 왜 영작과 잠을 자는지,
도무지어떤 설명이 없다.
정말 불친절한 영화다.
그런데....
그 불친절함 속에서
두 배우의 대사와 연기는 무척 여운이 남는다.
그들의 연기가
설명되지 않은 숨겨진 내용을 다 읽을 수 있게 해 준다.
시대에서 비껴나가 있고 싶은 한윤희가
- 엄마와 맞담배를 피우는 장면에~ㅋ -
교수가 된 후에는 아이들을 숨겨주고
영작에게 겸손해져라, 역사 길어~ 그러면서 잠을 자는거....
구구절절 설명할 수는 없지만 다 이해가 가드라.....
염정아를 한국영화 최고의 여배우로 인정할 수 밖에 없게 만들었다.
출소한 이후 머리가 세어버리고
마른 몸의 현우의 마루 닦는 모습이
죄수로서 체득한 세월을 어찌나 잘 표현하는지......
(목소리 좋은게 완전 흠이더라. 대사 조금만 하길 잘한듯.....)
감방에서 난리치다가 그나이에 왜그러냐는 말씀에
침흘리며 대꾸하는 모습..... 눈물찔끔!
지진희라는 배우를 다르게 쳐다보게 만들었다.
그리고..... 우리.........
그 시대에는 시대가 사랑을 방해했다고 할 수 있겠지.....
정치적 시대의 아픔을 초월해버린,
경제지상주의의 오늘을 사는 우리들은
과연 어떤 사랑을 하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