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선 + 작별 세트 - 전2권 - 정이현 산문집
정이현 지음 / 마음산책 / 2007년 12월
평점 :
품절


 

내가 좋아하는 동갑내기 작가 정이현의 산문집이다.

산문집, 한두장 읽고 맥이 끊기는 글이라서

별로 좋아하지 않는 형식의 글이지만

작가에 대한 믿음이 있기에 읽기 시작했다.

 

역시 동시대를 살아나가는 동갑내기에게는

확실한 공감대가 있다는 걸  느끼게 해 주는 글이었다.

 

소설을 통해서만 보이는 작가로서의 정이현은

굉장히 냉소적인 사람일거다 생각했다.

문장은 야무지고 가독성 좋고 매우 현실적인 글을 쓰는 작가구나... 그랬다.

그런데.. 이책을 통해서 내 친구 같구나..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다.

 

작별은 책의 소감, 풍선은 영화 소감을 주로하고 있고

두권 다 생활에서 느끼는 여러가지 문제들에 대한  짧은글들로 이루어져 있다.

책의 소감은 거의 다가 외국사람이 쓴 책에 관해서였다.

작가가 국내작품은 안 읽는 건 아닐테고

국내작가 글에 대한 호불호를 논하기엔

부담스러워서 그랬을 거라고 생각해 본다.

영화에 관한 글은 내가 본 영화가 많아서 그런지

고개를 끄떡이는 경우가 많았다는.....

 

작가가 걱정하는대로

시장에서의 한국문학의 파이는 줄어들었는지 몰라도

개인적으로 나는 한국문학 이외에는 잘 읽히지를 않는다.

혹시 읽는다 하더라도 한국문학만큼의 공감을 느낄 수 없어서

읽은 내 시간을 항상 아까와한다.

나같은 사람도 분명 많을거야~~~!!

 

이 두권을 통해서 정작가와 진짜 친구가 된 듯한 느낌이다.

앞으로 광화문 어디선가 마주쳐 차 한잔 마셔도 어색하지 않을 것 같은...^^;

 

글을 통해서 타인과의 소통을 목표로 하고 있는 그녀에게

목적달성하셨다고 속삭여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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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든 글들이 참 많았지만~ 그중 Best!!

 

  30대 지나(사람 이름)는 새로운 사랑에 대한 기대와 환멸의 경계를 갈팡질팡 넘나든다.
로맨스가, 나를 지금의 내가 아니라 다른 차원의 존재로 만들어줄 마법의 기계가 아닐까 하는 콩알처럼 미미한 기대를 놓지 못한다. 알면서도 기대하고, 당연히 꺽이는 것. 그러고 보면 30대의 사랑은 참 어정쩡하다. 어떤 사랑도 왔다 가는 것이겠으나, 누구에게나 '간다'는 동사가 아니라 '온다'는 동사가 먼저 마음에 박히던 날이 있었을 것이다. 사랑이 올 때의 그 압도적인 설렘이, 사랑이 갈때의 그 처연한 시간에 대한 예측을 가로막아 눈멀고 귀 막히게 하는.
  하지만 이제는 안다. 눈멀고 귀 막힌 듯 막무가내로 시작된 감정도 언젠가는 서늘하게 등 돌리며 멀어져 갈 수 있음을. 그리고 어느새 내가 '간다'라는 동사의, 그 어쩔 수 없는 체념의 어조를 담담히 수용하는 사람이 되었음을. 올 때의 선택이 나 자신의 것이었으니 도무지 무엇도 힐난할 수 없음을. - 풍선, 6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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