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이든 책으로든, 나는 ‘지식소매상으로서의 유시민‘의 꽤 큰 소비자이다. 정치 집어치우고 오십쯤부터 자기가 좋아하는 공부하면서 책내서 그 수익으로 살겠다고 하는, 그 패기가 좋다. 그만큼 쓰는 책마다 어느정도는 자신 있으니 그럴만 하기도! 그간 유시민님은 책 낼때마다 얄미우리만치 똑똑하다 생각되는 캐릭터였는데(나는 그의 역사책을 좋아한다), <유럽 도시 기행>을 두 권이나 냈을 땐 자못 실망스러웠다. (이런건 유시민이 내면 반칙이지ㅋㅋ 여행기는 초심자들의 영역으로!) 사실 그닥 재밌지도 않아서 첫 권 조금 보다가 팔아버렸다.그런데 이번 책은 ˝과학˝ 책이다. 그것도 ˝공부˝랜다. 어쩌다 과학관련 책을 꾸준히 읽게 되었는데, 문과 남자에겐 새로운 공부영역이었단다. 다음 책의 주제를 고민하고 있을 때(알릴레오 엮어볼까 하셨다는데 안하길 정말 잘했다. 책소개를 책으로 보면 지루해짐), 와이프이신 한경혜 교수께서 그간 읽은 과학관련 지식을 모아보는게 어떻겠냐고 조언하셨고 그대로 실천하셨다는 말씀.오래도록 함께 살아온 배우자(와이프)의 조언은 정확하다. 이 책은 신선하다. ‘일반인 유시민‘이 과학책 십여년쯤 읽고 정리하면서 각주로 풍부한 레퍼런스들을 소개해 준다. ˝거만한 바보˝가 되지 않기 위해 내가 알지 못하던 분야를 공부하는 것이 필요한 일이라는 깨달음도 준다. 개인적으로 이 책에 소개된 과학 영역을 다 받아들이는 바는 아니지만, 충분히 읽어볼만한 가치는 있다. 역사책에서도 유시민의 개인적 경험과 생각들을 잘 버무렸듯이, 이 책에서도 그렇다. 어려운 내용이라 읽기 싫어지는 찰나, 그런 문장들을 만나는 것이 즐거워 페이지를 넘기게 한다. 유시민의 독특함이 빛나는 책이다. #문과남자의과학공부#유시민#돌베개#무슨책읽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