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의 연애
심윤경 지음 / 문학동네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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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난 아름다운 문체사랑이야기 를 무척 좋아하는 편이다.

알라딘에서 온 몇권의 책중에 이책에 손이 먼저 간 이유도 아마 그 이유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진의 영혼 기록은 왠지 소설가의 운명을 떠올리게 했다.

기록한 것만이 존재할 수 있고,그 기록을 하지 않고는 살 수 없다고 말하는 이진에 대해

일반적이지 않은 삶을 살고 있는 소설가 같다는 생각을 했다.

 

7살때 느꼈던 첫사랑에 대한 환상을 품고 있고 세번이나 이혼을 한 이현에 대해서는

아름다운 여인에 대한 사랑 감각이 유별난, 그러나 재경부 관료라는 점에서

약간은 특별나지만 그래도 현실적인 사람일 것이다...라고 생각했다.

 

중간중간에 들어있는 이진의 기록도 하나의 단편소설로서는 아주 재미 있었다.

원래 소설의 인물이라는게 평범하면 기록의 재미가 없는 것인지라

4개의 액자 소설 하나 하나의 인물과 환경에 대한 묘사는

페이소스 짙게 느껴지는 나름대로 완결된 이야기로서의 가치가 있었다.

 

이러한 각각의 이진의 기록이 분명히 나중에는 뭔가 연계점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제일 마지막, 외알 안경을 낀 사나이의 부총리 이외에는 직접적인 연계점이 없다는게

소설의 짜임새가 없다고 느끼게 했다.

 

그리고...

부총리가 이현에게 느끼는 동성애 코드 부터

이현이 그 기록을 읽고 화가나서 금기를 깨고

이진이 갑자기 죽고

갑자기 아이가 잉태되어서 이진과 똑같은 아이를 낳고

이현에게 이세 공과 같은 관절염이 발생하고

아이를 키우게 된다는 마지막 결말은......

 

현실적인 드라마가 갑자기 환타지 드라마가 되어버리는 느낌이었다.

재경부, 국민연금, 부총리 이런 현실적인 내용이 있어서

왕족,영혼 운운하는 것들도

그냥  이야기를 흥미롭게 하는 장치이겠거니 했다....

 

갑자기 이상하게 흘러버리는 이야기에 허망함을 느낀 나는

열정과 비극을 보여주겠다 했다는 책말미의 해설자의 말에 절대 공감할 수가 없었다.

 

중반까지 나름 재밌게 읽었기 때문에 결말을 매우 기대하면서 봤건만.......

금기를 깨서 파국을 이끄는 이유가 할아버지 부총리의 동성애 코드라니....쩝~~~~~

 

맘에 든 구절

 

노동으로 자아를 찾는다는 것은 허구였다.

노동은 끝없이 인간을 소외시키는 일에 불과했다.

인간이 자아에 한 걸음 다가가는 문은 바로 여가에 있었다. 150 p.

 

 이진의 성적 욕구가 나른하게 기지개 켜는 하얀색 고양이로 묘사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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