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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내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틴 피스토리우스.메건 로이드 데이비스 지음, 이유진 옮김 / 푸른숲 / 2017년 3월
평점 :
예전에 감명 깊게 본 영화 중에 사랑의 기적이 있다. 최근 세상을 떠난 올리버 색스의 실제 경험을 담은 이야기이기도 한데, 전신마비 증세에 빠진 환자들이 의사가 새롭게 시도한 치료법으로 인해, 잠에서 깨어나 세상과 교류하게 되었다가 어느 순간 다시 마비 증세에 빠지게 되고 세상과 이별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극 중에서 마비에서 깨어나서 새롭게 삶을 살게 된 것을 정말 기뻐서 덩실덩실 춤을 추던 환자 역을 맡았던 로버트 드니로의 표정과 여기가 정말 인상에 남았던 기억이 있다. 다만 다시 전신마비 상태로 돌아가면서 짧게 맛보았던 삶과 헤어지면서 안타까워하는 장면이 무척 슬펐던 기억이 있다.
이 책의 주인공, 마틴 피스토리우스도 위의 이야기기와 유사하게 기적적으로 전신마비 증세에서 깨어난 사람인데, 다행히도 다시 마비 상태로 돌아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사회 속에서 자신의 역할과 행복까지 찾아서 무척 힐링이 되기도 하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 자신을 꾸준히 발전시키는 모습에서 책을 읽는 사람에게도 큰 힘과 용기를 주었다.
이 책의 해피 엔딩과는 별개로, 이 책에서는 전신마비 환자에게 닥칠 수 있는 두 가지 문제를 이야기하고 있는데 무척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첫 번째는 전신마비 환자이지만 정신은 깨어난 상태일 때 주위 사람들과 소통을 하지 못하는 상태에서의 절망감이나 주위 사람들의 무지로 인해 환자가 받는 엄청난 상처이다. 한국에서 나온 이 책의 제목은 그 점에 특히 주목하여 지어진 것으로 생각되는 ‘엄마는 내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이다. 전신마비 환자가 아니라도 노인들의 경우에도 비슷한 대우와 상처를 받는다고 생각하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마틴의 입장과 상처를 느끼면서 나 자신의 태도도 훨씬 많이 조심해야 할 것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두 번째는 전신마비 환자에게 대하는 보호시설 직원의 성추행이나 폭행 문제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나이 어려서 자신의 의사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유아들에 대한 폭행이 문제가 끊이지 않는데, 노인들이나 환자들에 대한 처우 등을 비롯하여 많은 개선이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 책의 마지막은 주인공 마틴의 러브 스토리인데, 전도활동 등으로 유명한 닉 부이치치의 러브 스토리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아무리 마음이 열려있어도 정말 어려운 결심이었을 것 같은데, 그만큼 마틴으 인격과 품성이 정말 훌륭했던 것이 그 이유일 것이라 생각한다. 인터넷에서 마틴의 이름을 찾아보면 TED 강연도 한 적이 있는 것 같은데, 아직 못 보았지만 어서 꼭 보고 그 용기와 힘을 받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