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해, 역사가 바뀌다

그해, 역사가 바뀌다 - 세계사에 새겨진 인류의 결정적 변곡점
주경철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2월

최진석 교수의 탁월한 사유의 시선과 마찬가지로 건명원에서 한 강연 토대로 만든 책이다. 나로서는 주경철 교수의 책이 처음이라 큰 문제가 없었지만 대부분의 내용이 대항해시대와 겹치므로 기존에 책을 접한 사람들에게는 실망스러울 수도 있다. 21세기북스에서 나온 플라톤 아카데미나 EBS 인문학 특강에서 실시된 강연을 토대한 책들보다는 가벼운 시리즈인 듯하다. 

책의 주제는 세계사 속의 인류의 변곡점을 다루는데 정말로 흥미로운 주제라고 생각된다.하지만 4부로 구성된 이 책의 내용 중 정작 관계가 있다고 생각되는 것은 1492년 아메리카 대륙발견과 동양과 서양의 운명이 갈리는 1820년뿐이고 나머지 부분은 인류와 자연, 인류의 미래 등 약간 범주가 다른 이야기이다. (4권은 최근 간행된 스티븐 핑거, 알랭드 보통 등이 참여한 논쟁 사피엔스의 미래가 생각난다.) 이 책도 일종의 사피엔스 같은 빅 히스토리 분야의 책이라고 볼 수 있는데 개인적로 이런 류의 책은 나온 나올 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인물이나 사건이 아닌 역사의 흐름을 읽어낼 수 있는 능력과 이성적 판단력이 생기도 희망적인 미래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책을 읽다 보니 우리나라 안에서 발생한 몽고항쟁, 임진왜란, 청일전쟁, 625 모두 세계사 속에서 중요한 기점이 된 사건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이 책의 보증판이나 후속편이 생긴다면 분명히 들어갈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책에서 우리나라에 관한 이야기가 거의 없다는 것을 생각하면 더욱 아쉬운 점이다.)

사실 3부나 4부는 사학자가 주로 다루는 분야는 아니다. 그래서인지 내용면에서도 조금 아쉬운 느낌이 있다. 1부와 2부는 무척 재미있는데, 많은 이야기가 생략된 느낌이다. 아마도 저자의 전작인 대항해시대를 보면 충족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 책을 비롯하여 주경철 교수의 다른 책도 찾아서 꼭 읽어봐야겠다는 마음이 들게 만든다는 것이 이 책에 대한 가장 간단하면서도 정확한 서평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