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부엌에서 과학의 모든 것을 배웠다 - 화학부터 물리학·생리학·효소발효학까지 요리하는 과학자 이강민의 맛있는 과학수업
이강민 지음 / 더숲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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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에 비슷한 주제로 나온 <부엌의 화학자> 나 <식탁위의 과학 분자요리>와 무척 유사한 책이다. 현재 국내 대학교에 계신 교수님의 책이기에 우리나라 전통 음식에 관한 내용이나 학문적인 내용이 많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생각보다 훨씬 요리사 출신의 <부엌의 화학자>와 비슷한 책이었다. 이 책의 마지막에서 저자께서 실제로 레스토랑을 설립하고 요리를 하신다는 내용을 읽고나서야 왜 이 책도 요리사의 입장이 강한 지 알 수 있었다. 머리글이나 마치는 글에서도 연구실을 언급한 것이 아니라 레스토랑인 빌바오를 언급한 것을 보면, 요리하는 요리사의 입장이 학문을 하는 교수의 입장보다 강하게 책을 썼다고 생각된다.


책 내용 자체는 기존에 나온 <부엌의 화학자>과 무척 유사하지만, 학문적으로 훨씬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다. 크게 물리, 화학, 생리학, 발효 등으로 나누어져 있고, 물리에서는 압력, 상변화, 물리현상 등으로, 화학에서는 향과 색 등으로 나누어져 정리가 잘 되어있고 그 반면에 전공자가 저술한 만큼 전문용어 가 많이 나오는 등 조금 어려운 느낌이 있다. 또한 흥미로운 점은 이 책에 사용된 그림 대부분이 저자가 강의실에서 강의 도중 이해를 위해 그린 그림을 그대로 사용하여 저자의 강의를 직접 듣는다는 느낌도 든다.

이 책에서 머리글과 마치는 글을 보니 저자의 유학생활이나 현재 강의실과 레스토랑을 오가면서 직접 요리를 하는 모습을 보니 무척 부러운면서도 그 내용이 궁금하였다. 특히 저자의 레스토랑이 3팀을 한도로 하여 100% 예약제로 운영한다는 이야기를 읽고나니 주로 어떤 메뉴가 요리되는 지, 단골손님은 주로 어떤 계층인지 같은 소소한 질문 들이 계속 생겼는데 이와 연관된 후속작을 내주시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와 같은 저자의 레스토랑 운영방침을 보면 결국 요리의 질은 재료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 다시 실감할 수 있었고, 자신이 좋아하는 학문과 취미를 모두 완벽하게 해내고 있는 저자의 삶이 참으로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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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든 부모를 사랑할 수 있습니까 - 살아가는 동안 누구나 풀어야 할 본질적인 숙제
기시미 이치로 지음, 박진희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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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아들러 심리학 열풍을 일으킨 장본인, 기시미 이치로의 신작이다. 그간 기시미 이치로의 책들이 서로 비슷한 면이 있어서 약간의 갈등을 느끼기도 했지만, 책 제목이 그 동안 고민했던 문제와 연결된 주제라서 읽기로 했는데 의외로 아들러 심리학에 관한 내용은 없었다.


저자의 다른 책에서 어느 정도 언급되었던 저자의 부모님을 간병하고 사별하는 과정에서 느낀 저자의 생각을 담은 책인데 많은 울림이 있었다. 그간 사람들이 늙어가고 세상을 떠나는 과정을 대하는 문학 작품이나 심리학과  철학 등의 책을 제법 본 편인데, 아직까지는 이러한 노화와 죽음의 과정을 자신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얻기가 수월하지 않았는데, 이 책이 상당히 도움이 되었다. 


병상에 계시거나 치매상태인 부모님을 대할 때 필요한 자세에 대해 저자의 충고를 보면, 부모님 스스로가 당신들의 가치를 느끼도록 해서 부모님이 가족에 기여하는 일에 주목하여야 한다고 한다는 말이 기억난다. 이 점을 강조한 저자의 말이 있는데 이를 소개하자면 '가장 큰 효도는 불효를 하는 것'이다. 실제로 저자가 심근경색으로 쓰러졌을 때 저자의 아버지가 아들을 돌보기 위한 노력을 하면서 건강과 활력을 어느 정도 회복한 사례가 소개되었는데, 부모님을 미롯한 노인들이 자신이 다른 사람들을 위해 도움을 주고 기여한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인상적이있다. 이에 연관하여 사람이나 일의 가치를 성과위주로만 보게 된다면 노인의 역할에 대한 그릇된 가치관을 가질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한다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치매 상태인 저자의 아버지의 모습을 보면서 문득 든 생각하나는 최근 개봉되었던 영화 Arrival에서 외계인의 언어를 배운 후 과거, 현재, 미래의 시간대를 동시에 접할 수 있는 언어학자의 모습과 치매환자가 무척 비슷하다는 것이었다. 치매상태가 아닌 다른 사람들에 비해 그리 비극적이라고 할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고 (환자가 기억을 잃어버리거나 혼돈하게 되는 까닭에는 환자의 심리를 가볍게 해주기 위한 뇌의 역할이 있다고 생각하는 등에 기초한다), 그 상태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이해하는 것이 치매환자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이다. 즉, 치매환자의 말이나 현실이 인식이 틀렸다고 지적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 세계 속으로 들어가보려고 노력하는 것이 치매환자를 간병할 때 무척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나이 든 부모만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서로 이해하고 자신의 가치를 살리는 자존심을 다시 세우는 방법을 배우는 방법으로도 무척 도움이 되는 책이라 생각되는데, 무엇보다 자신과 부모님과의 관계를 솔직하고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저자의 모습이 무척 감동적이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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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도주 - 벼랑 끝으로 내몰린 루이 16세 Liberte : 프랑스 혁명사 10부작 5
주명철 지음 / 여문책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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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혁명사 10부작 중 5<왕의 도주>는 지난 겨울부터 시작된 촛불집회부터 대통령 탄핵까지 숨가쁘게 흘렀던 시간들 속의 몇몇 모습이 고스란히 떠오를 만큼 대한민국의 현재 모습과 무척 닮은 내용이다. 5권의 내용은 제목 왕의 도주처럼 루이16세 일족의 탈출시도 그리고 그 이전의 보수회귀를 꿈꾸는 세력들의 모습인데, 현재는 대선 정국으로 언론에 많이 노출되지는 않지만 얼마 전까지 언론에 계속 언급되었던 박사모, 탄기국 등의 모습과 정말 닮은 것 같다.

 

이와 같은 극우세력의 정치행위가 자신의 실질적인 이익을 위해서 행해지는 것은 아니기에 이해하기가 무척 어려운 점이 있다. 과거에 대한 향수나 자신을 구 정권과 동일시하는 사고 또는 주입식으로 받은 교육 등 어느 정도 비합리적인 이유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하는데, 이 책에서 등장하는 왕정복고를 꿈꾸던 사람들은 자신의 이익에 따라 혁명에 반하는 행동을 한 것으로 느껴졌다. 혁명으로 인해 자신의 이익이 줄어들게 된 종교인들이 시민헌법에 충실할 것에 대한 맹세를 거부하는 모습을 비롯해서 여기저기 보수회귀를 바라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프랑스혁명 역시 순조롭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다시 한 번 느껴진다.

 

이러한 모습과 더불어 혁명정신이 자신의 나라로 전파되는 것을 막기 위한 국경에 배치된 외국세력 등을 보고 자신의 세력을 다시 찾을 수 있다는 꿈을 가지고 탈출 시도를 꾀하는 루이16세의 모습은 마리 앙트와네트에 관한 뮤지컬을 본 적이 있어 더욱 관심 깊게 읽게 되었다. 뮤지컬을 통한 루이16세의 모습은 왕의 역할보다는 자신의 공작 취미를 선호하는 소심한 남자였고, 그 일행의 탈출은 약간은 운이 없어서 발각난 것처럼 보였는데, 이 책을 통해 만난 루이16세는 호시탐탐 자신의 권력을 되찾고 싶어하는 남자였다. 특히 외세의 힘을 빌어서라도 자신의 권력을 찾으려는 모습으로 얼마나 반 민중적인 인물이었는지 다시 한 번 더 생각하게 되었다. 또한 루이 16세 일행의 도주가 실패한 이유가 그들이 운이 없었거나 나태했다기 보다는, 자발적으로 왕의 도주를 막으려는 프랑스 국민들이 이중 삼중으로 나섰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정치권이나 다른 세력들은 혁명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그만큼 확고하지 못했지만 결국 혁명을 지킨 세력은 국민들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왕의 도주가 국민의 힘에 의해 실패로 돌아가면서 보수회귀를 막고 혁명 정신을 지키기 위해 본격적으로 정치 이야기가 시작되는 6권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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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구 교수의 인간의 경제학
이준구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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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에 대해 국민의 편에 서서 반대의견을 냈던 이준구 교수님의 책이라서 읽었던 책이다. 학자라면 마땅히 이런 자세를 지키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지난 10년간 얼마나 많은 분야의 교수, 학자들이 권력이나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만 행동한 것을 보면 학자의 자세를 지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가지고 책을 읽었다. 그래서인지 강직한 이미지나 강한 사회 비판 정신을 책에서 많이 기대했는데, 기대와는 달리 상당히 부드러운 내용의 책이었다.


경제의 기본적인 가정은 사람들이 철저하게 합리적인 사고를 한다는 것인데,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기 때문에 합리적인 않은 사람의 모습을 반영해서 경제학을 새롭게 만들 필요가 있다는 생각해서 출발한 분야가 행동경제학이고 이 책도 이 분야를 소개한 책이다. 이 책에서 소개된 내용을 보면 그 동안 심리학이나 뇌과학 분야의 책에서 많이 접한 내용이다. 하지만 저자의 글솜씨가 무척 좋아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이 있는데 사람의 비합리성에 대한 이야기에 비해 경제학적인 내용은 많지 않거나 매우 미약한 편이다. 물론 비합리적인 사람이라는 가정으로 경제학 이론을 만드는 것이 무척 정말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이준구 교수 명성을 생각한다면 상당히 아쉬운 면이 있다. 

경제학에서 생각하는 사람이 합리적이라는 가정이 틀리다는 이유를 들기위해 나온 사람의 특징으로 휴리스틱, 연약함, 이기심, 이타심 등을 들었는데 서로 반대되는 개념인 이기심과 이타심이 모두 비합리성의 예로 나온 것이 인상적이다. 경제학 이론따지는 아니고 이러한 인간의 비합리성을 바탕으로 경제와 연결시킨 개념이 많이 소개되었는데, 이러한 개념들은 미래에 대한 경제적 예측을 잘 할 수 있는 수단이라기 보다는 실수를 방지하기 위해서 주의를 환기하는 수단으로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향 후에는 이러한 개념을 발전시키고 기존 이론을 접목시켜서 새로운 경제학 이론이 만들어 지는 것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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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치락 뒤치락 세계 경제 이야기 비행청소년 13
석혜원 지음, 어진선 그림 / 풀빛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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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경제에 관한 책과는 다르게 쓰여진 책이다. 세계사의 흐름를 경제적인 관점에서 읽으려고 노력한 책이라고 보는 것이 더 가까운 것 같다. 역사책에 더 가깝기 때문에 다른 경제 관련 책보다는 훨씬 읽기 쉽고 이해하기도 좋다. 경제를 어려워하는 다른 분들도 모두 쉽게 잘 읽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된다. 청소년들을 위해 쓰여진 것도 읽기 쉬운 이유중 하나가 되겠지만, 그렇다고 내용이 부족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자본주의의 싹이 트는 16~8세기 중상주의부터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중상주의 정책아래에서 축적되었던 상공인들의 자본이 없었다면 산업혁명의 기폭제가 된 기계의 발명이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대규모 기계공업이 시작되지 못했으리라 판단하므로, 절대왕정을 뒷받침하기 위한 중상주의 정책이 이루어진 시기에서 자본주의가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미국이 독립하고 13개의 주가 통합되면서 나라의 기틀을 세워가는 과정에서 해밀턴이라는 재무장관의 역할도 새롭게 알게 되었는데, 같은 시기에 TV 프로그램에서도 해밀턴의 일생을 담은 뮤지컬이 언급되어 놀라웠는데, 이 책에서도 관련되는 내용이 짧게나마 소개되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흥미로운 인물이기는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관심이 적어서 국내에서 공연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유럽에서 산업혁명으로 나라가 부강해지는 반면에, 인도나 중국의 부강한 나라에서 나락으로 떨어지는 과정이 묘사되었다. 이와는 반대로 일본에서는 네덜란드 상인들의 보고서를 통해 세계정세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관찰하여 시대의 흐름을 놓치지 않고 산업화하게 되어 다른 동양국가들과는 다른 운명을 걷게 되는데, 조선후기와 크게 다르지 않은 국제정세 속의 한반도를 살아가는 우리국민들에게는 시사점이 무척 크다고 하겠다.


미국의 산업화하게 되는 큰 바탕이 되는 대륙간 횡단철도는 중국인노동자들의 역할이 컸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으며, 태평양과 대서양을 연결하는 파나마 운하를 건설할 때 프랑스가 시도한 공사에서 22000여명, 미국이 시도한 공사에서 5600여명이 희생되었다는 사실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어떠한 이유로 이렇게 희생자가 많이 나왔는지는 소개되지 않았지만, 너무나 많은 사람들의 희생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이 무척 충격적이었다.


세계대전 이후 독일경제를 일으킨 에르하르트의 자유주의적 사회주의가 무척 인상적이었고, 히틀러 암사에 실패하여 쫒기던 신세면서도 '독일 미래를 위한 임무'라는 글을 쓰면서 에르하르트를 독일 경제를 책임질 적임자로 추천한 괴르델러의 이야기 역시 무척 인상적이었다.


현대와 미래의 세계경제는 중국의 경제 부상이 중요한 이슈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데, 중국과 세계를 이어주는 홍콩의 역할과 이를 가능학 한 덩샤오핑의 정치력도 무척 중요했다고 생각된다. 결국 중국이 G2의 위치에 오르게 된 배경이 덩샤오핑의 정치력이었다는 사실 역시 우리에게 큰 시사점을 준다고 하겠다.


역사를 경제적 관점에서 서술하여 무척 읽기 좋은 책이면서도 위기에 빠진 나라의 경제를 살린 훌륭한 인물들을 새롭게 알게 되는 등,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좋은 독서 경험이었고 다른 분들께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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