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한 수학 - 천재수학자가 찾아낸 사랑의 공식
에드워드 프렌켈 지음, 권혜승 옮김 / 반니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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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이 책에 대한 소개글을 보았을 때 아무 생각 없이 일본영화 <박사가 사랑한 수식>과 같은 내용이라고 생각하고 넘어갔다가,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른 후에야 그 영화하고 다른 내용이란 것을 알았습니다. 아마도 책소개의 글에서 수학의 모든 분야를 통합하는 이론을 연구한다는 내용을 보고 <박사가 사랑한 수식>에 나오는 e^ipi +1 =0으로 생각하였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이 책에서 나오는 수학의 모든 분야를 통합한다는 이론은 랭글랜즈 프로그램으로 물리학에서 모든 식을 통합하는 초끈이론하고 연관됩니다. 이에 관련되는 내용은 거의 이해하지 못하여 더 이상 쓰기는 어렵습니다 (T.T). 이 책은 이 랭글랜즈 프로그램을 연구하는 에드워드 프렌켈 교수의 자서적인 책으로, 모스크바 주립대학(MGU) 수학과에 진학하고자 하였으나 유태인에 대한 차별로 입학하지 못하고 모스크바석유대학(케로신카)에 진학하고 MGU에서 하는 수학 세미나에 참여하기위해 담을 넘으면서까지 수학에 열정을 담았던 이야기와 페레스토이카를 통해 미국으로 올 수 있던 이야기 등이 소개됩니다.


저자는 수학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수학에 대한 애정을 일으키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하는데, 너무 어려워서 효과가 있을 지는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수학에 관련된 책으로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는 무척 재미있게 읽었습니다만 <푸엥카레가 묻고 페렐만이 답하다>는 거의 이해하지 못했는데, 이 책도 수학적인 내용은 이해하지 거의 이해 못한 것 같습니다. (이 책에서 다루는 내용이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에서 출발해서 그나마 앞부분은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인상적인 것은 저자 에드워드 프렌켈이 수학에 대한 애정을 퍼트리기 위해 단편영화 Rites of love and math (https://www.youtube.com/watch?v=MOzevd3XbAI) 를 제작, 감독했고, 영화 two body의 시나리오를 썼다고 하는데, 이 역시 너무 난해하여 역효과를 낼 것 같습니다.


많은 부분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작년에 읽은 <게놈을 찾아서>처럼 한 분야에서 최고의 위치에 오른 사람의 자서전적인 글을 읽는 것이 저에게 자극이나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통하여 물리학에서 사용되는 쿼크라는 기본입자의 이름이 제임스 조이스의 책 <피네간의 경야(Finnegans wake)>에서 따온 것을 알게 되었는데, 이것만으로도 큰 소득이라면 큰 소득인 것 같습니다.


다음은 쿼크라는 말이 나오는 부분 (가짜 시)입니다.





마크 대왕을 위한 3개의 쿼크!
확실히 그는 대단한 규성은 갖지 않았나니
그리고 확실히 가진 것이라고는 모두 과녁을 빗나갔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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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6-01-17 1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앤드류대디님, 편안한 저녁 되세요.^^

2016-01-17 19: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고중숙 교수의 과학 뜀틀 -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우수출판콘텐츠 당선작, 수학, 물리, 생물, 화학, 지구과학 공부가 한눈에 잡힌다!
고중숙 지음 / 궁리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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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뜀틀>은 대략적으로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를 올라가는 시기의 청소년에 맞추어져 있습니다. 초등학교에서 주위에서 발견하는 자연현상을 대상으로 비교적 단편적으로 배우는 과학에서, 체계있는 학문으로서의 과학으로 전환하는 시기에 맞춰서 쓰여진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가 이 책의 제목을  <과학 뜀틀>이라고 지었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이 책의 몇 부분은 이 나이대의 학생들이 이해하기 쉽지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어느 부분은 너무 쉽게 느껴지는 등, 책의 눈높이 조절에서 완전히 성공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아마도 학생들을 위한 과학책을 쓰기 쉽지 않다는 사실의 반증일 듯합니다.

 

책의 전반부에서는 '과학'의 어원과 과학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있는 '원자론'이 소개됩니다. 이 부분은 어른의 경우에는 과학에 대해 지식이 거의 없는 사람이라고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도록 쓰여졌지만, 서술방식이 너무 어른을 대상으로 한 글처럼 쓰여져서 어린 학생들에게는 어려울 듯합니다. 좀더 쉬운 말과 이해하기 쉬운 설명이 아쉬운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원자력에 대해서는 후쿠시마 사고 이후로 많이 이슈가 되고 있으니, 이 책에서 다루는 정도 내용까지 다루는 것은 맞다고 생각됩니다.

 

이 부분에서 저자가 영어인 science의 어원 -체계적 지식- 보다는 일본인 니시 아마네가 만든 '과학(科學)'의 정의 - '어떤 대상을 일정한 단위를 써서 측정하는 학문'-가 좁은 의미를 가지고 있어 아쉽고 말했지만, 제가 볼때는 모든 것에 회의하고 검증하면서 지식체계를 쌓아가는 자세를 의미하여 괜찮은 선택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이 책의 핵심은 6장으로 과학의 역사를 소개하는 내용입니다. 수학,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등 중,고등학교에서 과학을 배우는 분류에 맞추어  각 분야의 역사 (현대사 제외)를 소개하면서 흥미를 일으킵니다. 비슷한 소재로 쓰여진 <의학, 인문으로 치유하다>, <과학, 인문으로 탐구하다>를 무척 재미있게 읽은 저로서는 무척 좋은 시도라고 생각됩니다. 이러한 시도의 장점은 과학적 지식만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역사가 진행되면서 과학의 꾸준히 잘못된 부분을 수정하고, 어려움을 극복하고 발전해가는 모습도 배울 수 있다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과학 만능주의에 빠지는 것도 그리 바람직한 일은 아니지만, 역사적으로 과학의 발전을 가로막았던 그릇된 사고나 선입견을 극복한 것처럼, 현재 인류의 수많은 문제점도 해결할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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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한국은 - 우리의 절망은 어떻게 만들어졌나
박성호 지음 / 로고폴리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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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쩌다 한국은>은 지난 주 노유진의 정치카페에서 초대손님으로 나오셔서  2016년 한국사회를 지배하는 담론 (저자의 말로는 떡밥)을 이야기하기도 한 박성호씨의 책입니다. 딴지일보에 글을 많이 올려 딴지일보 정치부장이라는 명예직함(?)을 받으시기도 하셨다는데, 딴지일보에 글을 올리셨던 만큼 글이 아주 유머스러우면서도 이해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한국사회를 살아가면서 무심코 지나갔지만 반드시 제대로 생각해보아야할 중요한 문제를 제기하여 많은 분들이 읽으시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장 노동은 현대 사회에서 인류의 미래를 위협하는 기술발전에 따른 생산성 향상과 일자리 감소 문제를 논합니다. 이와 연관하여 무인자동차를 연구하는 구글이 우버택시의 주식을 이미 많이 확보하고 있다고 하는 이야기도 소개되는데, 간간히 들려오는 첨단 기술개발 소식이 우리의 미래를 장미빛으로 바꿔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게 된다는 사실이 느껴졌습니다. 어쩌면 기계에 빼앗긴 일자리를 찾기 위한 산업혁명 시기 영국 노동자들의 러다이트 운동을 현 사회에도 다시 해야만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이러한 문제는 먼 미래의 문제가 아니고 우리사회에서 이미 심각하게 겪고 있는 문제로, 이로 인해 자본주의 자체가 종식될 수 있다고 생각할 정도로 심각한문제인데, 오히려 너무 심각하기 떄문에 인류가 힘을 합쳐 반드시 해결할 것 같다는 낙관론을 가질 수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이와 연관하여 <섬을 탈출하는 방법>에서 소개되기도 했던 기본 소득제도 잠깐 언급됩니다.


2장 역사에서는 우리사회가 소통이나 갑질 등의 문제가 생기는 것이 근대사에 누적된 모순이 너무 많고 쌓여있기 때문이라고 문제 제기하는 장입니다. 또한 그 모순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우리에게는 한의 정서가 있다는 등으로 미화하면서 해결을 회피하는 음모가 있다는 점도 지적합니다. 우리사회의 모순으로 올라선 기득권층이 자신이 그 모순의 수혜자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피해자가 피해자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기때문에 발생하는 소통의 문제는 서로의 처지를 공감하는 노력없이는 해결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알려줍니다.


3장 정치는 우리사회의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두가지를 이야기합니다. 첫째는 자기 의사를 당당하게 표현하기 두려워하고 나와 의견이 다른 사람과 서로 양보해서 타협하기를 두려워하는 소극적인 마음이 무서운 민주주의의 적이라는 사실과 함께 제대로 된 정치가 이루어지기 위한 기반이 게임의 룰, 선거제도를 이야기합니다. 우리 국민은 아직까지 누구를 대통령으로 뽑느냐, 누구를 국회의원으로 뽑느냐 등에만 관심이 있습니다만, 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의 의사가 정치에 제대로 반영되기위한 게임의 룰인 선거제도가 올바로 갖춰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4장은 언론에서는 <뉴스룸>이란 미드의 주인공의 대사를 빌어 언론의 역할을 이야기합니다. 사람들이 투표소에 가서 투표용지를 받아들였을 때, 과연 누구를 선택할 지 결정할 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언론의 역할이다. 언론의 존재 이유는 바로 이것이다라고 이야기 합니다. 이와 연관하여 언론이 이러한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 자본이나 소수집단 등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이야기합니다.


5장 종교, 6장 교육은 각장에 대한 문제라기 보다는 이러한 간판을 가지고 한국사회의 기득권층으로 올라선 대형교회와 사학재벌의 성장과정과 문제점을 논합니다.  이들이 가진 힘과 문제점에 비해 해결방법이 그다지 보이지 않는 것 같아 스트레스 좀 받는 장이기도 합니다. 


7장 국방에서는 우리나라 군대는 군사력이 강한데에 비해 정보력이 부족하다는 이야기와 함께, 모병제에 관련된 이야기도 언급됩니다. 저자도 이 책에서 이야기했듯이, 국방에 관련된 문제는 위에서 언급한 다른 문제들에 비해 비교적 쉽게 해결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각장을 구분하여 서술되었지만 결국 이 책에서 언급된 모든 문제들은 우리나라에서 점점 심해지는 양극화에 따른 불평등의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책을 비롯해서 헬조선이 만들어진 원인을 찾고, 고쳐가는 2016년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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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6-01-14 2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앤드류대디님,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셨나요.
따뜻하고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2016-01-14 20: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말하지 않는 한국사 - 교과서에서 배우지 못한 우리 역사의 불편한 진실
최성락 지음 / 페이퍼로드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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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지 않는 한국사>는 기존의 국사 교육이나 한국사 서적에서 언급되지 않았던 사실을 추리하여 찾아내는 책입니다. 저자 최성락 교수는 역사를 전공하지는 않았지만, 대학 입학 시 사학과를 가고 싶어했고, 주 전공자도 아니면서 조선왕조실록 400권을 가지고 있을 만큼 역사를 좋아하는 분입니다. 제 생각으로는 저자가 역사를 전공하지 않았기에, 기존의 역사 서적과는 관점이 다른 이 <말하지 않는 한국사>를 쓰실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 책에서 다른 내용 중 가장 인상적인 것은 조선시대에 탐관오리가 많았던 이유를 생각하는 장입니다. 조선후기에는 거의 전국에서 민란이 발생할 만큼 탐관오리들에 의한 문제가 많았는데, 그 근본적인 이유는 조선시대의 조세 시스템 떄문입니다. 조선 시대에 세금을 징수하는 시스템은 소득이 있으면 그에 대한 세금을 내는 식이 아니라, 왕실에서 필요한 금액을 산정, 배분하여 각 도, 지방별로 할당량을 내리는 시스템이었기에 지방수령들은 백성들에게 무슨 짓을 하더라도 자신에게 부과된 할당량을 채워야 자리를 보전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렇게 거두어들인 세금을 국가 유지가 아니 왕실 유지에만 사용되었습니다. 즉, 왕, 왕비, 왕자, 공주 등 왕실가족들의 소비수준을 유지하고, 대궐을 유지하는데 대부분의 돈이 사용되고 군사, 교육, 사회간접자본, 국민복지 등으로는 전혀 사용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에 추가하여, 조선 시대의 판서들의 평균임기가 2개월이었다는 사실이 언급됩니다. 왜 그랬는 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관직을  매관매직을 통한 왕실의 수입원으로만 생각하였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저자의 지적대로 국가 운영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생각되고,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일본과 강제병합되기 전에는 근대화를 추진할 역량이나 의지도 없었을 것 같습니다.


그 다음으로 인상적인 것은 임진왜란, 병자호란 그리고 한일합방 이전에 조선의 꽉 막히고 미숙한 외교입니다. 이 책의 내용이 틀리지 않다면, 솔직히 침략당해도 싸다는 말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싸가지없는 태도로 외교를 하다 침략당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언급하지 않지만 이러한 태도를 유지한 까닭은 아마도 우리민족이 스스로를 소중화로 생각하면서 일본이나 여진족 등을 무척 깔보는 태도가 심하였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이러한 모습은 인종에 대한 편견이 심한 현재의 모습에도 그대로 남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외의 내용에서도 많은 우리역사의 불편한 진실이 계속 언급되는데, 이 책을 읽어가면서 제가 가진 생각은 우리 조상들(양반) 이 좀 더 멀리, 좀 더 많이 생각하지 못하는 우물 안 개구리가 아니었나입니다. 좀 더 앞날을 내다 보고, 자기의 집안이나 자기가 속한 집단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민족 전체를 생각하는 지혜를 가지지 못했기에 우리의 과거가 그토록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이 책이 100% 옳다고는 생각되지 않지만, 이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지혜는 오늘을 살아가는 데도 꼭 필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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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예언자 오스카 로메로
스콧 라이트 지음, 옥타비오 듀란 사진, 김근수 옮김 / arte(아르테)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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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로메로는 엘살바도르의 대주교로, 가난한 농민과 노동자들을 위해 군사정권에 항거하다가 암살된 분입니다. 최근 같은 라틴 아메리카 출신인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성인으로 추대하였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다시 이 분의 이름이 언론 등에서 언급되는 것 같습니다. 이 분의 생애와 암살에 대해서는 라울 줄리아가 주연한 영화 <로메로>나 엘살바도르 군사독재 정권의 참상을 다룬 영화 <살바도르>를 통해 본 기억이 있습니다만, 그리 자세하게 알고 있는 것은 아니었는데 이 책을 통해 그 분의 생애를 다시 접할 수 있었습니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이 분이 맨 처음부터 군사정권에 투쟁하는 인물은 아니었다는 점입니다. 물론 자신도 어린시절을 가난하게 보냈기에 가난한 사람들에게 연민을 가지고 있었고,  "나는 그들과 같이 태어났으며 그들과 더불어 갈 것입니다."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맨 처음에는  지배계층이 주도하는 일상화된 폭력에 억압받고 있던 라틴아메리카 민중의 해방과 참여를 위해 노력하는 메데인 주교회의 등에는 한 발짝 떨어져서 지켜보다가 결국 반대편에 서게 되는데,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는 주위 사람들의 평가를 받기도 합니다. 


이토록 소심하고 보수적인 그였지만,  전체 인구의 대다수를 위한 공익 추구와 관련된 정치현안에 무관심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가지며  엘살바도르 농민 그리스도 연합 등에 참여하였던 그의 친구 루틸리오 그란데가 군사정권에 의해 살해되면서 '회개'하기 시작합니다. 이러한 그의 변화에 대해 그는 "맞습니다. 저는 변했습니다. 하지만, 실은 다시 집으로 돌아왔을 뿐입니다."라고 대답합니다.


그 이후로 로메로의 설교는 점차 강력해지고, 정의를 위한 교회의 사회, 정치 참여를 강력히 주장합니다. 그의 강론 중 인상적인 것을 뽑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사회 구석구석에 퍼진 극심한 가난은 현실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얼굴에 그대로 드러납니다. 이들의 얼굴에서 우리는 고통받는 예수의 모습을 보아야 합니다. 예수는 우리에게 질문하시며 도전하십니다. 태어나기 전부터 가난에 찌든 아이들의 얼굴에서, 사회에 속할 곳을 찾지 못하고 떠돌아다니는 젊은 청년들의 얼굴에서, 인디오와 흑인의 얼굴에서, 땅을 빼앗긴 농민의 얼굴에서, 조직도 없고 권리도 보호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의 얼굴에서, 실업자들의 얼굴에서, 하찮은 취급을 받는 사람들의 얼굴에서, 노인들의 얼굴에서 나는 예수의 모습을 봅니다.


 - 정의를 위해 싸우는 사람들, 불평등한 현실에 항의하는 사람들, 이들은 모두 종교에 관계없이 하느님 나라를 위해 일하고 있습니다. 

교회가 하느님 나라의 모든 영역을 포함하고 있지 않습니다. 하느님 나라는 교회의 영역을 넘어섭니다.

교회는 조화로움 속에서 하느님 나라 건설을 위해 힘쓰는 모든 이들을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혼자만 순수하고 악에 물들지 않은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교회는 인류를 위해 봉사하는 하는님의 교회라고 할 수 없습니다. 진정한 교회는 예수님이 그러셨듯이, 창녀들과 세리, 죄인들과 대화하기를 꺼리지 않습니다.


-믿음으로 길을 밝히는 하느님 백성은 열망, 기대, 이상을 스스로 찾습니다. 이러한 믿음으로, 그들은 시대의 표징에 따라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일을 식별하는 방법을 알고 있습니다. 백성들이 원하는 모든 일이 하느님 말씀만으로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시대의 요구를 알기 위해 역사 안에 하느님이 계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그 분을 찾고, 그 분의 뜻을 올바로 식별해야합니다.


이러한 강한 사회적, 정치적 참여 메세지와 함께 로메로 대주교는  니카라과 혁명에 대해서는 축하하고, 미국 정부의 엘살바도르 내정 간섭에 항의하면서 결국 암살당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다른 길을 걸었지만, 회개 후에는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고 가난한 농민들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 그의 모습에서 성경 속의 사도들의 모습이 생각나기도 합니다. 이렇게 가난한 사람들에게서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을 찾고, 예정된 것과 다름없는 순교를 복음을 전하는 방법으로 보고 기쁘게 받아들인 로메로 대주교의 삶은 우리에게 진정한 신앙인의 모습이 무엇인지 알려준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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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vis 2016-01-21 21: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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