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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텨내는 용기 - 아들러의 내 인생 애프터서비스 심리학
기시미 이치로 지음, 박재현 옮김 / 엑스오북스 / 2015년 2월
평점 :
아들러심리학에 대한 책이 국내에 많이 나왔고 저도 어드덧 4권째 읽게 되었습니다. 모두 일본인 저자의 책이고, 용기의 심리학 한권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기시미 이치로가 단독 또는 공동 저자로 참여한 책이라 모두 비슷한 분위기이라 어떻게 보면 시간 낭비인 것 같지만, 제 생각은 아들러심리학은 이렇게 여러번 읽고 생각해 볼만한 가치가 있고 유용한 분야라는 생각이 강하여 즐겁게 읽을 수 있었는데, 이 책은 심리학이라기보다는 철학이고, 유용하다기보다는 큰 가르침이었습니다.
책의 초반부(심리학에 관련된 부분)는 기시미 이치로의 다른 책과 유사하지만, 후반부의 라이프 스타일이라 불리는 인생관, 세계관에 대해서 다른 책보다 많은 지면과 논의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프로이트의 원인을 찾는 심리학이 문제해결의 도구가 될 수 없고, 자신이 정한 목적에 따라 삶의 모든 면의 의미가 달라질 수 있기에, 이를 바른 방향으로 수정하여 자신의 문제를 치유할 수 있다는 것이 아들러 심리학의 내용이었습니다.
아들러는 이에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이 목적론을 우리가 사는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만드는데 이용하는 세계의 변혁을 꾀했습니다. 나 자신에 대한 관심을 타자에 대한 관심으로 바꾸는 공동체 감각을 가지는 것이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는 방법이며 동시에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바꾸는 길이라 생각하였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공동체란 각 개인 속한 좁은 집단(폐쇄적인 이익집단)이 아니라, 예수가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에서 이야기한 무한히 열려있는 이상적인 사회를 이야기합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에 대한 아들러의 생각은 이러합니다.
분명히 이 세계에는 악, 역경, 편견이 있다.그러나 그것이 우리들 세계이고, 그 이로운 점도 불리한 점도 우리의 것이다.이 세계에 악과 역경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상, 나의 과제에 기죽지 않고 적절한 방법으로 맞선다면 세계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인생과 그 과제를 어렵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공동체 감각이 발달하지 않아 타인보다도 나를 더 많이 생각하고, 비관적인 세계관을 갖는 경향이 있어 산다는 것을 즐길 수 없다. 우리를 고통 주고 우리를 불안하게 만드는 감정으로부터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버텨내 날아오르겠다는 용기가 있다면, 우리는 정신적 발달의 비약을 이끌어 낼 수 있다. 이것을 가능하게 하기위해서는 오랜 세월 익숙해진 라이프스타일을 바꿔야한다.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는 것, 나아가 세계를 좀 더 낫게 만들기 위해 나의 역할을 다하고, 타자에게 공헌하겠다고 결심해야 한다.
아들러는 스스로 이러한 삶을 살아가는 자세를 보여주었습니다. 그가 1926년 56세에 처음 뉴욕에 갈 때, 런던에서 출발하던 밤 이런 꿈을 꾸었습니다. "예정대로 배를 탔는데 돌연 배가 뒤집혀 가라앉았고, 엄청나게 큰 파도에 배가 부숴졌고 바다 속으로 가라앉았다. 하지만 사납게 일러이는 파도 속에서 죽을 힘을 다해 헤엄쳐 드디어 육지에 무사히 도착했다." 아들러가 꾼 꿈은 신천지 미국에서 새로운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하는가 잘 나타내고 있습니다.아들러는 영어로 강연하면서 자신감이 붙을 때까지 매일 영어 공부를 했습니다. 자동차 운전을 하게 된 것은 그의 나이 예순 때의 일입니다. 영어를 배우는 것도, 운전을 배우는 것도 쉽지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영어가 완벽하지 않다고 해서 강연이라는 과제를 피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것은 인생의 과제를 피하기 위해 핑계거리를 찾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것이었습니다.결국 아들러는 자신의 불안을 멋지게 극복합니다.
아들러가 그의 인생에서 직접 보여준 것 처럼, 그의 심리학을 적용하여 지금 살아가는 인생이 숨 막히는 긴장 상태가 아니고, 진심으로 즐길 수 있는 인생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결단을 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