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읽기
금정연 지음 / 스위밍꿀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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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물성(한 손에 쏙 들어오는 크기, 하루면 다 읽을 수 있는 두께)이 산뜻하고 부담 없어 좋았다. 기대 이상으로 (책 속 표현을 빌어) 몰래 먹고 싶은 문장들이 많았다. 나 역시 퇴근 후 주로 밤 시간을 쪼개 책 읽는 직장인이라 항상 피곤한데, 이 책으로부터 큰 위로와 격려를 받았다. 계속 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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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손창섭 지음 / 북갤럽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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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읽은 <고리오 영감>과 뜻밖에 유사한 부분이 많았다. 주인공이 시골에 부모 형제를 두고, 성공의 꿈을 품고 도시로 상경한 청년이라는 점. 다수의 잡인과 소수의 현인(강남주, 신명 약국 주인)들 틈에서 좌절과 번뇌를 반복한 끝에 더욱이 출세의 야망을 다지게 되는 결말도. 성칠아, 잘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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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진이빵 2026-04-10 1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또한 리얼리티가 엄청나다.(갓창섭!) 그 자체로 한 시대의 만화경을 이루는 경지에 달한 필력 덕분에 극중 화자가 겪는 곤궁과 번뇌를 독자도 마치 제 입 속의 혀처럼 느끼며 같이 통감해야 한다는 점이 애로라면 애로겠지만, 이런 고통이라면 두 팔 벌려 평생이라도 겪겠다고 달려들 만큼 뭉클하고 애틋한 작품이었다.
 
그레이엄 그린 - 정원 아래서 외 52편 ㅣ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24
그레이엄 그린 지음, 서창렬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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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사서 거의 1년에 걸쳐 야금야금 (회사에서 이북으로) 읽었다. 가끔 아무데나 펼쳐 한두 편만 읽어도 좋다. <정원 아래서>는 몇 번을 읽어도 질리지가 않는다. <8월에는 저렴하다>도 좋고. 이따 오후에 한가하면 오랜만에 또 읽어야지. 대표님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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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계약 ㅣ 을유세계문학전집 136
오노레 드 발자크 지음, 송기정 옮김 / 을유문화사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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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치산>만 읽었다. 발자크만 내리 두 권 연달아 읽으니까 그의 엄청난 수다스러움에 결국 넉다운되고 말았다. 활자가 이렇게 시끄럽다니. 몰아서 읽기보다는 책과 책 사이 최소 한두 달은 텀을 두고 만나야 참 맛을 느낄 수 있는 작가인 듯 하다. 의심의 여지가 없이 대단하지만서도 힘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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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미동 사람들
양귀자 지음 / 살림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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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외국 작가만 읽고, 살아있는 국내 작가 책은 전혀 안 읽는다는 썸남이 나는 어떤 작가를 읽고 좋아하녜서 ˝양귀자요.˝하고 뱉었었다. 그 당시 푹 빠져 읽은 책이었고, 이 책을 읽고 생긴 팬심은 아직도 여전히 유효하다. 박완서도 좋지만, 양귀자가 더 내 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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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진이빵 2026-04-01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게을러서 백자평도 귀찮지만 읽으면서 각별히 좋아 죽겠는 책들은 품을 들여서라도 긴 리뷰를 적어봐야겠다. 나를 울고 웃게 해준 책들에 예의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천천히, 한 편씩 써보자.

국진이빵 2026-04-02 2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대화는 두 번째 데이트 때 오간 대화였고, 머리카락이 견갑골을 덮을 정도로 길고 철학자(쇼펜하우어 스터디 경험 운운)기질을 풍기던 썸남은 한동안 연락이 두절되었다가 술 김에 전화가 왔었나? 아무튼 어찌 저찌 연락이 닿아 세 번째 데이트는 해 떠있을 때 양재역에서 만났다. 맛집으로 유명한 칼국수 집에서 콩국수랑 만두 먹고 하릴 없이 양재 시민의 숲까지 걸어가 편의점에서 코코넛칩(이때 먹고 꽂혀서 한동안 최애 과자로 등극)과 빨간 뚜껑 참 이슬 두 병을 사서 인적은 드물고 모기만 들끓는 팔각정 같은 데 (마주보지 않고 나란히 앞을 보고)앉아, 팔다리에 착륙을 도모하는 모기를 손으로 쫓아가며, 과거사를 떠들고 보니 어느덧 사방엔 칠흑 같은 어둠이 내려앉았고. 술병은 진작 비었으나 다음 차의 불필요를 암묵적으로 상호간 인지하여 손 인사 후 각자 귀가. 네 번째 데이트는 없었고 현재는 구 년이 넘게 안 본 사이버 지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