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마음 가진 채로
김화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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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에 대하여>를 읽고 감탄에 겨워 우주 여행할 뻔했던 독자를 다시 지구에 발 딛게 해주었다. 해묵은 팬심으로 멱살 잡고, 등 떠밀며 절반 남짓 읽었으나 끝까지 다 읽진 못했다. 작가, 편집자이기 이전에 사람 김화진에게 오랜 동경을 품어온 독자로서 다음엔 나를 해왕성까지 날려주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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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종말 전쟁 1 - 개정판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지음, 김현철 옮김 / 새물결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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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으로 읽었으나 개정판 백자평이 휑해서 여기에 남긴다. 일상이 키우고 굳힌 석암 같은 냉소도 시대에 뿌려진 피눈물을 방울방울 비추고, 켜켜이 묵은 속내를 훤히 까발리고, 귀엣말도 고함과 비명처럼 울리는 영특한 책에 푹 빠져있다 나오면 기껏해야 모래알, 많이 쳐줘도 돌멩이로 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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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진이빵 2026-08-06 1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9세기 남미(브라질)의 역사, 정치, 신앙, 그 시대를 살아간 이들의 애환을 눈 앞에서 오감 만족 4D 영화로 상영해주는 요사의 생동감 넘치는 필력과 밤마다 책상에 입 벌리고 앉아서, 부은 다리 쭉 뻗고(맞은편 의자를 최대한 당겨서 그 위에 발을 올린 자세로), 세월아 네월아 까무룩 졸면서도 문자를 이미지로 옮기는 내 가상한 상상력에 박수를...

국진이빵 2026-08-06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국내 번역 된 요사 책은 다 읽어봐야지. 하... 돈 많이 벌고, 오래 살아야겠다.
 
[수입] Joshua Radin - We Were Here (CD)
Joshua Radin / Columbia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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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즈 번, 휴 댄시 주연의 영화 <ADAM>을 조만간 다시 봐야겠다. 그 영화의 OST인 Someone Else‘ Life 가 이 앨범에 수록되어 있다. 영화를 본 뒤 그 한 곡이 계속 맴돌아 찾고 찾고 찾다가 어렵사리 알게 되었던 조슈아 라딘. 다른 곡, 앨범들도 다 좋지만 첫 앨범인 이 앨범이 가장 애틋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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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월의 빛 2
윌리엄 포크너 지음, 이윤성 옮김 / 책세상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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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브라운 같은 본성을 가진 나는 책 읽기를 통해서라도 바이런, 리나 같은 인물의 됨됨이를 부단히 배우고 익혀야 한다. 이따금 스스로도 놀랄 만큼 무지하고 악덕한 본인을 되돌아보고, 뉘우치고, 속된 본성에 굴복 않고 팽팽히 맞서보려는 용기를 이런 소설로부터 얻는다. 눈부신 걸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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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월의 빛 1 책세상문고 세계문학 41
윌리엄 포크너 지음, 이윤성 옮김 / 책세상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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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사의 첫 장편(도시와 개들)을 재밌게 읽었다. 책을 집필하는 과정에서 이 작품의 구성과 분위기에 영향을 많이 받았대서, 곧장 빌려다 읽었다. 당연하게도 포크너가 몇 수 위였다. 마른 침 삼켜가며 읽었다. 오래 전 본 영화 <푸줏간 소년>도 떠올랐다. ‘이 책은 나를 울리려고 애쓰고 있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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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진이빵 2026-07-21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렵고 난해하다는 <소리와 분노>에 도전해볼 용기도 얻음 ! 일단 2권 마저 읽자.

국진이빵 2026-07-21 1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하거나, 악하거나, 선과 악 둘 중 어느 쪽에도 발 담그지 못하거나, 발로 걷어 차이고 두들겨 맞아도 끈질기게 다가와 곁을 주고, 뺨을 핥고, 꼬리를 흔들어대는 개 같은 인물(리나)들. 어쩌면 이렇게 무섭도록 생생하고 치밀하게 썼을까? 관능적이고 거칠고 강렬한 문장 속에 솜털처럼, 거미줄처럼, 섬세하고 유약하고 다치기 쉬운 사람들이 거주한다. 한 명 한 명의 생이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듯, 손에 닿을듯 들여다 보이고, 어느 페이지를 펼치든 나는 이미 그(녀) 안에 있다. 그(녀)의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걷고, 씩씩거리고, 숨을 고르고, 주먹을 쥐었다 풀고, 울음을 참고, 아무 내색 않고, 영문 모르고 끙끙 앓으면서... VR 게임하는 심정으로 읽었다. 포크너를 왜 이제야 읽었을까. 이제라도 읽어서 다행이다.

국진이빵 2026-07-21 1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으면서 윌리엄 트레버의 <펠리시아의 여정>도 떠올랐다. 얼마나 많은 소설들이 이 작품에 빚을 지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