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랑한 소설들 - 빨간책방에서 함께 읽고 나눈 이야기
이동진.김중혁 지음 / 예담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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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읽고 말하고 나누는 것에 대한 새로운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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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봉 로망
로랑스 코세 지음, 이세진 옮김 / 예담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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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오 봉 로망. '좋은 소설이 있는 곳'이라는 말. '좋은 소설'만 파는 서점의 이름. 


사실은 아주 묘한 책이다. 미스터리하게 시작되고 소설가와 작품의 이름이 끝도 없이 이어지고, (대체 나는 프랑스 문학을 어쩌면 이렇게 모르고 살아온 걸까!)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 이야기를 한다. 유서 깊은 파리의 몇몇 카페에서 이어질 만한 수다스럽지만 즐거운 대화, 탄식이 나오는 가슴 아픈 사연, 지금 우리도 겪고 있는 출판계의 여러 문제들, 근본적인 질문과 대답을 찾아가는 토론, 그리고 세상에, 삼각관계까지!


500쪽이 넘는 책을 빠르게 읽어버렸고 다시 한번 펼쳐들었다. 처음에는 화자가 누구인지도 파악하지 못했다가 깨닫고 난 후 더 재미있어진 것도 매력. 이 책을 전후로 몇몇 작은 서점을 일부러 찾아가게 된 것은 큰 소득. 그리고 이 책에 열광할 만한 벗들이 떠오른 것도 즐거움.


같이 읽으면 딱 좋은 책은 이것이다.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책방에서 자신이 읽어본 책만 파는' 책방 주인>.

모든 것이 의심스럽고, 별것도 아닌 일에 눈물이 나고, 등 뒤에서 조그만 소리가 나도 소스라치는 우리를 위해 쓰여진 책을 원한다.
우리는 작가에게 각별한 의미가 있는 책을 원한다. 오랜 세월, 망가진 몸, 가난, 해낼 수 없을 것 같다는 미칠 듯한 두려움, 좌절, 용기, 불안, 고집, 실패의 위험을 무릅쓰고 써낸 책을 원한다.
우리는 빛나는 현실에 빠뜨리고 그 안에 고이 품어줄, 그렇게 빛나는 책을 원한다. 세상이 아주 가까이, 때로는 희미하게 악의 편이 되고 앞으로도 가슴을 찢을 고통만큼 확실하게 그럴 것이라 생각될 때, 세상에 사랑이 있음을 증명하는 책을 원한다. 우리는 좋은 소설을 원한다.
(...) 그런 책이 10년에 한 권밖에 나오지 않는다면, 우리에게는 그 한 권으로 족하다. 다른 책은 원치 않는다.
- <오 봉 로망> 352-353쪽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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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을 지나가다
조해진 지음 / 문예중앙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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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사람은 세 쌍둥이 같았다. 한편으로는 지독한 삼각관계 같았다. 각기 다른 죽음 앞에 마주했다가 발길을 돌리기를 반복했다.
마음을 쓰리게 하여 몇 번씩 덮었다가 다시 펼친 아름다운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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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 제20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장강명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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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동안 여러 번 뭉클하고 아득해졌다. 

이 책의 장 제목 형식을 빌리자면 이름/약속/기억 일 텐데, 

'기억' 대신 다른 게 들어가는 게 더 좋겠지, 생각해본다.

그리고 그것은 무엇이 되어야 할까.






전망대도 운동장과 비슷했다. 바깥 하늘이 붉어지자 조금씩 마력을 얻었다. 여자의 시간이 제 속도를 조금 잃었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인간들의 현재와 미래는 기묘하고 쓸쓸했다. 인간이라기보다는 개미와 벌을 더 닮았다. 여자는 제대로 된 순서에 대해 생각했다. 도시는 점점 빛으로 된 암호가 되어갔다.
- 16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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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쉬웠던 날은 단 하루도 없었다
박광수 글.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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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과 심플하면서도 환한 표지에 호감이 생겨 읽었다.

오랜만에 만난 박광수는 매우 담백했다.

단지 그림만이 그러한 것이 아니라 글도 그렇게 스며들듯이 읽혔고

여운이 남았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대목은

타임머신이 있다면 그걸 타고 돌아가서 스무 살의 자신에게

하고 싶은 말들.

이십여 년 후의 자신의 모습을 미리 보여주며

후회하기 전에 이런이런 것들을 준비하라고, 고치라고 말하고 싶다고.

그리고 낙법 배운 것은 참 잘했다고,

그렇게 날 넘어지며 상처받지 말라고 말해주겠다는 대목에서

마음이 찡해졌다.

 

스무 살의 나에게는 무슨 말을 해줄 수 있을까.

네가 지금 어려워하는 건 이십 년이 지나도 마찬가지일 테니

너무 아등바등하지 말라고, 너무 조바심 내지 말라고,

좀더 읽고 쓰고 천천히 배워가라고 해줄까.

 

이렇게 인생의 허들을 하나씩 넘어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천천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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