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뿌리
김중미 지음 / 검둥소 / 200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기지촌 이야기는 불편하다. 교장선생님이 절대로 혼혈아를 대표선수로 할 수 없다고 반대하는 바람에 축구 실력이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조재민이 후보 선수를 면치 못했다는 대목에 이르면 읽는 이의 마음이 부끄러워진다. 그가 학교에서 동네에서 집에서 늘 개밥의 도토리처럼 겉도는 신세인 것도 영 마음이 편치 않다. 나도 그 공범자가 아닌가 하여…….

 

주인공 김정원은 그런 재민을 보면 명치끝이 아팠고, 그가 안타까워 안아주고 싶었다. 정원의 편견 없는 고운 마음을 재민이 모를 리 없다. 헤어지기 전날 재민은 말한다. “김정원, 그동안 생각해봤는데 너만큼 친한 친구가 없었어. 미국 가면 너밖에 생각 안 날거야.”

 

우리나라에서 2020년 무렵에 태어날 신생아 세 명중에 한 명은 혼혈아일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혼혈과 피부색깔로 인한 깊은 갈등의 골을 서둘러 치유하지 않으면 국가 공동체의 존립마저 위협 받을 상황이다. 그런데 우리는 과연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일까?

 

‘누군가 때문에 눈물을 흘리게 되면 그 누군가와 동무가 된다’고 믿는 김중미는 인종, 신분, 성과 직업의 차별을 뛰어넘는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사랑만이 그 해답이라고 말한다. 삭막한 이 시대에 잔잔한 감동을 주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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