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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그 두려움
린다 하워드 지음, 김효원 옮김 / 신영미디어 / 2003년 12월
평점 :
품절
린다 하워드는 많은 팬을 가진 작가로 그 인기의 원인을 보면 남녀의 심리묘사가 자연스럽고 애절하기 때문인 것 같다. 대부분 여주의 심리묘사만 있고 남주의 심리는 빈약해서 책 후반부에 가서야 남주가 고백하는 형식으로 진행되던 대부분의 로맨스소설에 대부분의 여성 독자는 뭔가 허전한 느낌이 많았다. 여성 독자의 한사람으로 남주의 심리를 읽음으로써 대리 만족, 아 남주도 사람이고 우리랑 똑같이 여주를 사랑하는 구나등등을 얻을 수 있었다.
이런 산업 스파이물은 큰 줄기는 남주는 잡는 쪽이고 여주는 피해자라는 것이다. 그 반대인 경우는 읽어본적이 없다. 대부분 남주는 그 회사의 냉철하면서 한 카리스마 있는 이사(또는 사장)로 횡령범 또는 산업스파이를 잡기 위해서 회사에 잡입하고 그의 업무가 무엇인지는 여주는 당근 모른다. 처음부터 여주가 의심되어서 접근하는 경우도 있고, 여주가 주요 용의자인지 모르고 사귀다가 남주 혼자 배신감 느껴서 여주를 괴롭히다 나중에 진상이 밝혀지는 것도 있다. 하지만 전자가 더 많다.
이 책은 횡령범을 찾으러 온 남주(브렛)가 테사(여주)에게 반해서 결혼까지 생각하다가 여주가 주요 용의자인것을 보고 괴로워하면서 여주를 고발한다. 그 와중에서 정말 무죄인 여주는 너무 당황하고 당연히 브렛이 자신을 도와줄 거라고 믿었는데 브렛이 자신을 고발한 것을 알고 상처를 입는다. 이후 그녀의 한결같은 모습에서 브렛은 그녀의 무죄를 믿고 진범을 찾아간다.사실 진범을 차는 과정이 흥미진진하게 밝혀지는 것은 아니다. 이책은 어디까지나 로맨스 소설임을 생각하시라. 진범은 쉽게 찾지만 테사의 갈등, 브렛의 갈등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브렛은 테사가 유죄라고 믿으면서도 결국 자신의 직업을 희생하며 그녀를 감옥에서 빼올 생각까지 하는데 이런 브렛의 심리묘사가 더더욱이 독자에게 가슴에 와 닿았다.
책을 전부 읽고 보니 이책은 린다하워드의 내사랑 에반젤린과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에반젤린도 산업스파이로 오해받음으로써 경제적인 압박을 받지만 결국 집을 팔음으로써 자신의 무죄를 암시한다. 중간에 약간 눈물이 낫지만, 엘리자베스 로웰의 여주에서처럼 희생이 너무 커서 눈물을 펑펑나게 하지는 않는다.
브렛이 너무 멋있어서 그 후편이 있었으면 하나, 브렛이 외동아들이라 그럴 리는 없을 것 같다. 책을 언제 썻나 봤더니 1980년대여서 15년전 얘기지만 그래도 정말 재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