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생거 사원 을유세계문학전집 73
제인 오스틴 지음, 조선정 옮김 / 을유문화사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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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없었다. 운동도 멀리했고, 예술, 문화생활도 없는 외딴 섬에서 지낸 기분이다. 대단한 일을 하는 것도 아닌데, 한 가지를 하면, 다른 것은 할 수가 없다. 나는 왜 멀티가 안 되는 것인가. 보통 여성들이 남성들보다 멀티가 잘된다고 들을 것 같은데. 결론은 능력의 차이인 듯하다. 이제 나름 운동도 하고 문화생활도 하는 당분간 자유 신분이 되었다.

처음 노생거 사원을 읽을 때는 마음에 드는 남자 고르는 말랑한 로맨스 소설인줄알고 (물론 그런 내용도 있다) 평범 소녀 캐서린에 감정입하며 응원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계속 읽다보면 노생거 사원에 가서 장르가 호러로 바뀐다. 대단한 오스틴!

이 작품은 18세기 당시 여성의 지위를 페미니즘적 시각으로 보는 연구가 많고, 캐서린의 사교계적응을 위한 교육을 통한 성격 변화과정 등에 대한 연구가 있는데 이 작품의 관점 중 하나는, 캐서린은 전형적인 로맨스 소설의 여주인공의 요소를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금발의 홍조를 띄는 아름다운 고아 소녀가 아니라, 평범한 시골 목사 가정의 10명의 형제, 자매 중 건강한 예쁘다고 할 수 있는(almost pretty) 성격과 기질을 가졌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열다섯 살쯤 되자 눈에는 생기가 돌고 몸매도 태가 났다. 그리고 갈수록 영리해지면서 깔끔해졌다.” 라며 캐서린의 변천사를 보여준다. 어느 날 이웃인 앨런부부가 바스(Bath)로 휴양을 가자고 제안하여 그곳에서 틸니에게 첫눈에 반하고, 시골소녀의 사교계 입성기와 짝사랑을 그리는 로맨스 코미디의 포인트가 나타난다. 그녀는 자신을 좋아하는 두 명의 남자사이에서 사랑에 대해 알아간다. 캐서린이 읽는 소설을 인정하는 남자와 소설은 여자들이나 읽는 이야기책이고, 진짜 독서는 역사이라고 말하는 남자사이에서 말이다.

<노생거 사원>에는 그 당시 부적합한 도덕적 기준으로 여성의 성장을 막고 가정과 사회에서 여성의 수동적 위치를 강화시키는 이념을 비판하는 구조도 나타나 있다. 여성에 억압적인 사회의 문제를 인식하며, 그것을 유지하는데 공헌한다는 점에서 합리적인 현실관이 나타나는 아이러니를 보여주며, 오스틴은 캐서린이 단념한 인식의 성장을 독자들에게 보여주려는 것처럼 보인다. 당대 여성이 지적이고 도덕적 소양을 갖추고 있음에도 남성을 의식해야하는 소극적 입장에 있었으므로, 여성의 세계가 권력 지향보다는 인간의 보편적 통찰로 전환하는 것에 사회적 요구가 있었기 때문에, 작품에서도 보이듯이 여성은 소설을 더 좋아하고 역사의식이 없다고 단언하는 것이다. 침묵의 위치에서 천사’, ‘여성스러운 여성이 되기를 강요받는 교육받은 여성작가들의 글에서 영국의 통치권 안에 있고 통치는 표준이라는 견해에 여성은 통치권안의 하부목소리라는 구조 안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드러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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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9-11-04 1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 책을 읽으려고 두 번이나 시도했어요. 그런데 줄거리에 몰입하기 힘들었어요. 이상하게 저는 제인 오스틴의 소설을 읽으면 집중이 안 돼요. 가끔 소설 속 등장인물들을 혼동하기도 해요. 왜 그럴까요? ^^;;

Angela 2019-11-04 22:38   좋아요 0 | URL
오스틴의 소설이 19세기 자신의 주관이 뚜렷하고 사회통념에 의존하지 않는 독립적인 여성이 주인공인데, 그들의 이름이 cyrus님과 안 친한 이름들인가 봐요^^ Elizabeth Bennet (오만과 편견), Fanny Price (맨스필드 파크), Emma (엠마), Anne Ellis (설득). 그런가요?^^